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5일 오후 3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후보는 장애인 정책 불장난을 멈춰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들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발표한 ‘개인예산제’ 공약은 빈껍데기라고 규탄하며 장애인권리예산 확대를 보장하라고 소리쳤다.

장애인권리예산의 규모 자체가 매우 적고 장애인들의 필요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 구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개인예산제 도입은 효용성이 없다는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5일 오후 3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후보는 장애인 정책 불장난을 멈춰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1월 1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동권 확대, 개인예산제 도입, 4차산업 인재 육성 위한 직업훈련 강화, 장애인 문화예술 교육 적극 지원, 발달장애 영유아 재활치료 건강보험 확대 등 장애인 정책 공약 5가지를 발표했다.

개인예산제 도입 공약에 대해 윤 후보는 “장애인 스스로 복지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입하겠다. 복지선택의 폭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19일 장애인 공약을 발표했다. ⓒ에이블뉴스DB

전장연에 따르면 개인예산제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서비스 전 영역을 대상으로 일정한 사정 절차를 거쳐서 총량이 금액으로 산출되면 장애인 개인이 ‘서비스 간 조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윤 후보가 발표한 개인예산제 공약은 장애인권리예산의 규모 자체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 유명무실한 공약이라는 지적이다.

예산의 확대를 통해 장애인들의 필요에 기반한 다양한 서비스 구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접근은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

전장연은 “현재 장애인 정책에 필요한 것은 서비스 종류와 양을 늘리고 그에 따른 예산을 확대하는 것과 당사자가 필요한 만큼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원이다”고 강조했다.

25일 오후 3시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왼쪽), 노들장애학궁리소 김도현 상임활동가(가운데),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오른쪽). ⓒ에이블뉴스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은 “나는 윤 후보의 개인예산제를 장애인 당사자의 여러 가지 서비스를 하나의 짬뽕으로 묶어서 보기에만 그렇게 해놓은 제도라고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제대로 보니 그 안에는 예산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한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은 화만 날 뿐이다. 우리는 절대로 이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매일 아침 9시 혜화역에서 아침선전전을 하고 있다. 장애인정책을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곳으로 와 달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노들장애학궁리소 김도현 상임활동가는 “사람들이 이 공약을 깡통공약이라고 말하는데 깡통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깡통도 하나 제대로 만들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공약은 기조도 없고, 기준도 없고, 맥락도 없는 그냥 여기저기 기워낸 공약 같다. 그야말로 누더기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나라는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예산 없이는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윤 후보는 개인예산제도라는 공약으로 장애인들을 우롱하지 말고, 기말하지 말고 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정부예산 확보부터 약속하라”고 외쳤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우리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고 37일째 혜화역 승강장에서 아침선전전을 하고 있는데 아직 제대로 점검도 안 된 개인예산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은 완전히 불장난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예산 확보 없이 주어진 예산안에서 도입한다고 한다. OECD 평균 예산도 안되면서 개인예산제를 하겠다니 얼마나 어이가 없는가”라며 “대통령 후보라면 활동보조 24시간 보장, 보장구 보장, 특별교통수단 지역 간 차별 없도록 예산 투입, 장애인 공공일자리 확보 등을 약속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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