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2개 단체는 8일 진주교육대학교 앞에서 ‘차별대학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 사퇴 및 교육부 종합감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진주교육대학교 장애학생 입시조작 사태에 대한 투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주교대가 장애인단체와의 면담과 합의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일단락 되는 듯 싶었지만, 지난 1일 국정감사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총장의 회피 태도가 불을 붙인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12개 단체는 8일 진주교육대학교 앞에서 ‘차별대학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 사퇴 및 교육부 종합감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진주교대 중증장애학생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8월 교육부의 조사결과 해상 사건이 사실로 밝혀졌을 뿐 아니라 추가 의심사례가 발견돼 교육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진주교대에는 2022학년도 입학정원 10% 감축 제재를 부과했다.

이에 진주교대는 두 차례 사과문을 발표하고 장애인단체와 면담을 통해 재발방지TF팀을 구성해 장애학생 교육권 보장을 위한 방안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힘쓸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0월 1일 개최된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에게 질의를 받는 진주교육대학교 유길한 총장. ⓒ국회방송 캡쳐

하지만 1일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진주교대는 2014학년도부터 2019학년도 입시까지 장기간 특수교육 대상자 학생종합전형에서 평가항목이 될 수 없는 장애 유형과 장애등급을 평가자료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블라인드 면접 무시, 사실상의 고교등급제 적용, 장애학생 입시성적 조작, 장애학생 입시성적 조작 사건의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부족 등 입시 전반의 부정과 부실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은 처음 보는 내용, 개인의 일탈로 판단 등의 태도를 보여 교육위원들로부터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장연은 “장애는 변화하거나 바뀌지 않는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으로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는 장애학생의 소질과 잠재력과 전혀 무관하다. 장애 유형과 정도를 평가의 잣대로 삼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차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들 단체는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 장애학생 입시차별과 입시부정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사퇴 ▲교육부는 진주교대에 특별 종합감사 실시를 촉구했다.

8일 진주교육대학교 앞에서 개최된 ‘차별대학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 사퇴 및 교육부 종합감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진주교대와 두 번째 면담에서 유길한 총장은 직접 대화를 통해 블라인드 면접 등 면접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국감에서는 추가적인 문제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 문제가 터졌을 때도, 추가적인 문제들이 드러났을 때도 진주교대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제 속지 말자. 두 번 속았으면 됐다. 우리의 투쟁이 진주교대뿐 아니라 대학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장애인차별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고 외쳤다.

8일 진주교육대학교 앞에서 개최된 ‘차별대학 진주교대 유길한 총장 사퇴 및 교육부 종합감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진해장애인평생학교 최진기 교장(왼쪽)과 진주대학교 이세영 재학생(오른쪽).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진해장애인평생학교 최진기 교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학교 측에서는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주장하는데 내부고발자를 대하는 모습을 개인적인 일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내부고발자를 보호했는지, 내부고발자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는지 유길한 총장에게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길한 총장은 국감에서 계속 모르쇠로 일관했는데 이 총체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유길한 총장이 사퇴하고 진주교대 측에서 전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학교가 바로 서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대학교 이세영 재학생은 “집단이 더 나은 집단이 되기 위해서는 문제를 회피하거나 무마하려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미 발생한 문제를 바로잡긴 늦었지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잘못을 인정한 후에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피력했다.

이어 “유길한 총장님은 지금까지 진주교대 입시차별이 본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미온적 태도로 나오는 것인가. 진주교대 총장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학교에서 발생한 불공정한 일을 책임지고 뿌리 뽑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8월 이 사태와 관련해 진주교대에 2022년도 총 입학정원의 10% 모집정지 중징계를 내렸고, 진주교대는 ‘2018학년도에 일어난 문제로 인해 2022학년도 입시에 지원하는 현재 고3 학생들이 피해를 받으면 안 된다’는 논리로 행정처분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냈다. 현재 이 처분은 현재 유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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