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비장애인화장실 마크만 있을 뿐 장애인마크는 없다. 또한 출입문도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한 여닫이다.ⓒ박종태

“장애어린이들을 위한 무장애통합놀이터인 ‘꿈틀꿈틀 놀이터’가 지난 13일 개장했는데, 장애인화장실은 제대로 설치됐나요.”

개장 소식에 기쁜 마음이 든 장애어린이 부모들의 궁금증이다. 언론에 보도된 ‘꿈틀꿈틀 놀이터’ 기사에 장애인화장실에 대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이다.

‘꿈틀꿈틀 놀이터’는 서울시설공단과 대웅제약, 아름다운재단,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등이 협력해 어린이대공원 내 시설이 오래된 기존 놀이터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2800㎡ 규모다. 특히 휠체어를 탄 장애아동들이 놀이터에 접근만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휠체어를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가 설치됐다.

하지만 15일 직접 방문해 장애인화장실의 편의시설을 점검한 결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먼저 놀이터에서 가장 가까운 숲속의무대 1화장실 입구에는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마크만 있을 뿐 장애인화장실 마크는 없었다.

화장실 입구 출입문은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을 할 수가 없다.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도 여닫이로 설치가 되어 있어 이중의 장벽이 된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어 성별이 다른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손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의 출입이 편리한 반면 내부는 일부 문제가 있다.

좁은 내부 공간에 어린이 변기·소변기까지 설치하다보니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타고 용변기에 접근하기 매우 불편한 것. 또한 용변기 한쪽의 T자 손잡이가 떨어져 철거된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고, 세면대 밑에 구조물이 있어 휠체어로 접근할 수 없다.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어린이대공원 담당자는 “놀이터를 설치 할 때 장애인학부모회에서 장애인화장실 불편을 제기했지만 예산이 없어서 고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녀장애인화장실은 남녀비장애인화장실 내부에 마련돼 있다. 그런데 남녀비장애인화장실 출입문도 여닫이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의 출입문은 터치식자동문으로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박종태

장애인화장실은 좁은 내부 공간에 어린이 변기·소변기까지 설치하다보니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타고 용변기에 접근하기 매우 불편한 것. 또한 용변기 한쪽의 T자 손잡이가 떨어져 철거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 ⓒ박종태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고, 세면대 밑에 구조물이 있어 휠체어로 접근할 수 없다. ⓒ박종태

남성비장애인화장실의 경우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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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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