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CBS 최호영 기자

경남 창원의 한 대학교수와 그의 가족들이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전 일기와 직접 그린 그림을 삽화로 넣어 엮은 책을 발간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창원대학교 노명현 교수(영어영문학과) 가족으로, 아들 고 노태준 씨의 3주기를 맞아 '미소 천사의 일기장'이란 제목의 책을 발간한 것.

고인은 다운증후군(지적장애 3급)으로 태어나 13년 동안 거의 매일 일기를 쓰고, 시를 짓고 그림도 그리며 세상과 소통했다.

또,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대학에서 노인복지를 전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지난 2009년에는 첫 유화 개인전인 '하나님이 채우신 그림展'을 열어 지역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고, 이듬해는 대한민국 지적장애인 미술대전에서 입선까지 했다.

서른 살이 되던 지난 2011년 폐암 투병 중에 두 번째 개인전 '못 다한 이야기'를 열 때에는 산소호흡기를 한 채 전시회에 참석했고, 그 후 10일 뒤 생을 마친 태준씨는 마지막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화가로 살았다.

고인의 여동생 윤경씨는 책 서문에서 "이 책이 그를 향한 슬픔의 노래로써의 애가(哀歌)가 아닌, 오히려 서른 살 다운증후군 청년 노태준이 우리 모두를 향해 부르는 애가(愛歌)로 남겨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 교수는 "태준이는 부족한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장애를 딛고 일어나 홀로서기를 위해 노력했으며, 늘 사랑받는 존재임을 고백하고 살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10여 년 동안 일기와 그림을 통해 하나님과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온 흔적을 한 권의 책으로 출판하게 돼 마음의 빚을 청산한 것 같아 홀가분하다"며 "이 책은 지적장애인이 직접 쓴 글과 그린 그림만으로 책을 출판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더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살아온 태준 씨의 살아온 이야기와 그림이 담긴 '미소 천사의 일기장'이 보는 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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