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CBS 김형노 기자

영화 "도가니"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청각 장애인이 아이를 출산했으나 육아비 등의 마련이 막막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인 청각 장애 2급 김희선(가명) 씨는 지난 12일 만삭 상태에서 갑자기 새벽에 양수가 터져 출산예정일보다 1개월 일찍 예쁜 공주님을 식구로 맞이했다.

남편 역시 청각 장애인인 이들 부부는 아기의 웃음소리를 듣지 못하는데다 엄마인 김씨는 양쪽 다리까지 불편하여 보행도 어려운 형편이고, 아빠는 왜소증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다.

건강이 좋지 않은 엄마가 사투 끝에 저체중(2.09㎏)의 아기를 출산하였고, 이틀 뒤에야 아이를 볼 수 있었다.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아기를 바라본 순간, 엄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너무나 작지만 꿈틀대는 생명에 대한 고마움과 두려움의 눈물이었다.

수화통역사를 통해 김씨는“아기가 울어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키울지 걱정이에요. 우리 부부 모두 말을 할 수 없는데 아기를 어떻게 키울까요? 그래도 우리가 품에 안고 키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듣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한 아이의 엄마. 그러나, 계속 부과되는 병원비 걱정에 이들 부부는 서둘러 퇴원하며 치료비는 주변에서 어려움을 함께 하고 있는 단체의 도움으로 지출했으나, 출산용품, 아이 돌봄이 필요한 절실한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은 엄마를 눈물짓게 하고 있다.

청각장애 아빠는 조금씩 모아둔 돈마저 친구, 동료에게 모두 사기당하면서 모아둔 게 없는 딱한 상황이다.

추운 날씨에도 정부지원금만 의존하지 않고 가족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하고 싶으나, 청각장애에 왜소증까지 일자리를 찾기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엄마인 희선씨는 어린 시절 인화학교 성폭력피해자의 한 사람으로 다행히도 삶을 좌절할 때 만난 마음 따뜻한 남편, 그 남편으로 인해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고, 아이를 출산하며 가정의 소중함을 알았다.

이들 부부에게 아이는 새로운 희망을 주는 하늘이 내려주신 귀한 선물이다. 이 아이를 이웃과 마을이 함께 키우려고 한다.

아직은 저체중으로 아이를 인큐베이터에서 3주정도 치료하고 다행히 엄마 품으로 돌아왔지만 이들 부부는 근심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정부지원금으로는 임대료, 아파트관리비, 공과금, 유아용품은 물론 신생아때는 부득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상황으로 현재 무료 산모 도우미가 끝나면 돌봐줄 가족도 전무하다. 육아를 도와줄 자원봉사자와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수화통역사 선생님, 그리고 동 주민센터에서는 육아지원제도를 알려줘서 가정의 경제적 부담감과 안정감을 주려고 한다.

광주 광산구 지역사회 복지 협의체(ttgsan2011@hanmail.net)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청각장애 부부에게 이웃과 마을이 함께 지난 ‘도가니’의 아픔을 딛고,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병원비와 출산용품, 보청기 구매비 그리고 아이 돌봄비용 지원을 위한 7백만 원 모금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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