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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대장정 10일째…아찔한 사고도

‘제3기 반시설 국토대장정’-⑪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8-29 06:57:19
지난 8월 19일 반시설과 장애인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13명의 장애인이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12일간 강원도 강릉을 시작으로 강원, 원주, 춘천, 남양주 등을 거쳐 오는 30일 서울에 입성하게 된다. 전국을 돌며 장애인 시설의 문제점과 인권침해·유린 등의 현실과 ‘장애인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국토대장정을 공동주관한 한국장애인연맹(DPI)의 자료협조를 받아 긴 여정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8월 28일, 작성자: 이종욱 제3기 국토대장정 부대장

오늘도 8시 알람이 나를 깨웠다. 주위를 보니 다 일어나있었다. 좀 깨워주지……. 내일 비가 온다더니 오늘따라 강직도 심했다. 몇 번 몸을 뒹굴 거린 후에야 휠체어에 옮겨 앉을 수 있었다. 늦잠 잔 덕분에 오늘도 세수만하고 출발 준비를 해야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복지관 정문 앞에서 김밥을 먹었다. 그렇다 오늘 아침은 김밥이다. 김밥집 사장님이 썰기 귀찮았나보다. 내가 하나씩 먹기에는 좀 크다. 햄 빼먹고 단무지 두 개 들어간 김밥도 있었다. 김밥에 생명은 햄인데...

우리는 복지관 관장님과 직원 분들에 배웅을 받으며 출발했다. 조금 이동을 해서 가평군청에 들러 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오늘의 행군을 시작했다. 구름이 많아서 덥지 않았다. 그런데 대원들은 힘도 없어 보이고 처져보였다.

파이팅을 해도 목소리에 힘이 없다. 밥을 부실하게 먹어서 그런가? 날씨가 꾸릿꾸릿해서 그런가? 그냥 말없이 달렸다. 달리다보니 반대 차선에서 누가 나를 불렀다. 서초IL센터의 안민휴 팀장이 지나갔다. 신기했다. 저 양반이 여길 왜 지나갔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곧 풀렸다. 센터 일 보느라 지나간 거였고, 곧 돌아와서 같이 점심을 같이 먹었다.

행군을 하며 두 번을 쉬고 난 후 점심식사 장소에 도달했다. 청평 끝자락에 있는 휴게소였는데 4명씩 한 테이블에 앉았다. 나랑 막내 김정호 대원은 왕돈까스를 심규봉, 임민철 대원은 제육볶음을 시켰다. 제육은 그럴싸하게 나왔는데 왕돈까스라고 써 놓고 일반사이즈의 돈까스를 팔다니...

식사를 한 후 휴게소 그늘에서 전동휠체어들에게도 밥을 주며 쉬고 있었다. 안민휴 팀장이 먼저 간다기에 커피한잔 사달라고 했더니 대원들에게 하나씩 돌렸다.(민휴형 나 써줬다~)

한쪽에 인형뽑기기계가 놓여 있었다. 대원들은 그 앞에서 몇몇이 돌아가며 상품을 뽑으려 애썼지만 다 실패했다. 휠체어 밥 주느라 멀리서 구경하던 나는 좀이 쑤셔서 휠체어 충전장소를 뽑기 기계 앞으로 옮겼고 인형 뽑기에 도전했다.

기계는 두 칸짜린데 한쪽은 인형이 다른 한쪽은 잡다한 것들이 들어있었다. 난 잡다한 것을 뽑으려다가 안 되어 인형 쪽으로 도전했다. 인형(산타마시마로) 뽑긴 뽑았는데.. 이영석 대장의 딸님을 주기로 했다. 조금 더 쉰 후 오후 이동을 했다.

갑자기 날이 더워졌다. 내일 비가 온데서 더운가보다 라고 생각해보니 더 더운 것 같았다. 또 한참을 달리다가 대성리역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옆에 공사하는 아저씨께서 시원한 얼음물을 한 통(1.5L)주시면서 힘내라고 해주셨다.

기분 좋게 다시 행군을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서 사고가 날 뻔했다. 2차로에서 1차로로 옮겨서 이동하려고 선두 차량이 뒤쪽 차량한테 차 막아달란 무전을 쳤나본데 전달이 잘 안되었나 보다.

선두차량이 1차로로 변경하는걸 보고 대열 중 맨 앞인 나는 뒤를 한번 보고 차선 변경을 하였는데 뒤 차량이 차로를 안 막았는지 일반 차가 달려오다가 나를 받을 뻔 했다. 얼른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서 그 차에게 미안하단 뜻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다시 행진을 시작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화가 치밀었다.

오늘이 열흘째 행진인데도 대원들 간의 사인이 안통하다니.. 내 뒤에 계신 김문공 큰형님께서 말 걸으시며 괜찮냐고 물어보셨지만 대답할 기분이 아니라서 조용히 행군만 했다.(이 자리를 빌려 죄송합니다.)

한참 행진 후에 잠시 쉬어갈 때 대원들이 괜찮냐고, 많이 놀랐지 하며 물어왔다. 이때는 나도 기분이 풀린 상태라서 안 놀랬고 사인이 이렇게 안 맞아서 어떻하냐고 그냥 웃으면서 얘기했다.

그리고 최종식 대원이 충전을 잘 못했는지 베터리가 없어서 차량신세를 지게 됐다. 우리는 아까 공사장에 아저씨가 주신 얼음물로 목을 축여가며 휴식을 마치고 행군을 이어갔다.

오늘 우리가 묵게 될 화도복지회관에 도착했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란다.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 벽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교육 프로그램 안내서가 부착되어 있었다. 우리는 강당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있다. 임민철대원의 생일이다. 당사자 모르게 깜짝 파티를 열어주자는 말이 있었지만 “남자들끼리 있는데 무슨 얼어 죽을 깜짝 파티냐.. 그냥 평범하게 하자”며 내가 말했다.(민철 미안ㅋㅋㅋ) 아무튼 조금 후에 생일파티를 하기로 하고 각자 쉬기로 했다.

밤이 되자 지지방문 오신분들이 몇 분 계셨다. 이영석 대장의 부인의 오빠분이 피자를 세판이나 사다 주셨고, 우린 거기다가 케이크를 사와서 조촐한 파티를 해주었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문경희 인천DPI 회장님과 두분이 방문을 오시면서 또 먹을 것을 사오셨다.

대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시는데 이번에는 김문공 대원이 다니는 교회 목사님 두분이 또 사오셨다. 목사님은 축복기도를 해주시고 가셨고 우리는 이 음식들을 내일 아침 대용으로 먹기로 했다.

손님들이 돌아가신 후 각자들 쉬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비가 제법 온다는데 멋진 행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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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슬기 기자 (dpikorea@dpi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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