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혐오는 위험해’.ⓒ방귀희

콜럼버스가 스페인 왕 후원으로 배를 마련하여 1492년 서쪽으로 항해를 한 것은 황금의 섬에 가기 위해서였다. 그곳에는 머리는 개모양이고, 다리가 하나인 사람 아닌 사람이 살고 있어서 쉽게 황금을 빼앗아올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아메리카였기에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다.

옷을 거의 입지 않고 게다가 무기조차 없이 이방인들에게 아무런 경계심을 보이지 않자 콜럼버스는 그 땅을 쉽게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하게 된다. 그들을 혐오했던 것이다.

미국의 법학자 누스바움은 인류의 불행은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에서 비롯되는데 그 차별의 이유를 ‘투사적 혐오’라고 하였다. 경험하지도 않았으면서 내재된 분노를 자기와 다른 사람을 혐오하는 것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선수의 커트머리가 페미니스트 논란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간담이 서늘해졌다.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국가대표인데 수고에 대한 감사는 못할망정 메달을 반납하라는 삐뚫어진 반응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참담한 일이다.

여성혐오, 흑인혐오, 동양인혐오, 노인혐오, 장애인혐오 급기야 인간혐오로 이어진다면 우리 모두 이 지구에서 살 수가 없다.

오드리 헵번을 세계적인 배우로 만든 <로마의 휴일>에서 공주는 긴 머리카락을 커트머리 스타일로 바꾸면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아름다운 사랑을 시작한다. 지금까지도 헵번의 커트머리는 활달한 여성미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나는 무섭다. 여성이고, 동양인이고, 장애인이고 여기에 노인까지 보태진 삶을 혐오 속에서 살아가야 하나 싶어서 끔찍하다.

슬기로운 장애인 노년기 생활을 위해 인간혐오는 안돼!

*이 글은 57년생 장애문인 방귀희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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