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이도역에서는 2년전에 리프트 사고로 사망한 박소엽 할머니에 대한 추모제가 열렸다.<박종태>

지난 2월 8일 오전10시 겨울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역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바로 오이도역 리프트를 이용하다 사망한 박소엽 할머니의 추모제 및 엘리베이터 운행 개통식이었다.

박소엽 할머니는 지난 2001년 1월 22일 오이도역에서 수직형리프트 이용하다 리프트가 추락하여 사망하고 말았다. 그동안 지하철, 전철에 건물 등에 설치된 경사형 수직형리프트 및 수직형리프트는 설치 및 검사 기준이 없었다. 박소엽 할머니 사망사고후 산업자원부에서는 횔체어리프트 수직형리프트 법규가 만들어졌고, 이를 2001년 10월 13일 승강기제조에 관한 법률에 포함시켰다.

철도청은 사고후 오이도역과 같은 기종인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된 정왕역 및 신길온천역의 수직형리프트를 철거하고 설치 검사기준이 강화된 수직형리프트 설치를 새로 설치한다고 발표하고 정밀안전 진단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2001년 12월 30일 수직형리프트 보완시행 방침을 결정하였다.

장애인권익지킴이 활동을 하는 나는 철도청에 수직형리프트 설치에 이의를 제기하고 결사적으로 반대를 하였다. 장애인들은 실험대상이 절대 아니다. 국제ISO 기준에는 수직형리프트 4미터 설치 이상은 설치불가 규정을 만들어놓고 있고 있는데 세상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수직형리프트 규정을 이렇게 누더기처럼 만들어 놓았다. 수직형리프트가 엘리베이터와 비슷하니까? 철도청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수직형 리프트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엘리베이터도 사고가 나는데 수직형리프트는 절대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이용하는 15인승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요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보도를 시작, 장애인의 생명보다 예산 타령만 하는 철도청을 공격하고 엘리베이터 설치를 끊임없이 요구하였다.

만일 오이도역에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되면 전국 곳곳 대중교통 시설물 및 건물에 수직형리프트 설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나는 이곳 오이도역부터 수직형리프트 설치 고리를 끊겠다는 결심이 있었다. 철도청과 안산역에서 철도청 직원과 회의하면서 수직형리프트 설치 철회를 요구를 하고, 침대형 휠체어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15인승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것을 요구해 받아 들여졌다.

철도청은 공사가 늦어져 2003년도 11월달 엘리베이터 설치 준공을 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늦어지는 것은 조금 불편해도 참고 기다리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철도청은 장애인단체 공문을 요구하였다. 엘리베이터 공사가 늦어도 이의 제기 안하고 참겠다는 약속. 그래서 시흥시 지체장애인 지회에 의논을 하고 공문을 발송하였고 철도청은 공사를 시작하여 약속한 날짜 보다 9개월 앞당겨 3개 역사중 오이도역에서 2월 8일 박소엽 할머니 추모제를 지내고, 엘리베이터 운행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오이도역은 바다하고 가까운 거리에 인접해 있어 장애인 관광명소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이도해양단지, 소래포구, 월곳해양단지내 마린월드 놀이공원, 대부도, 시화방조제, 방아다리, 자월도, 덕적도, 승봉도, 대이작 등. 이렇게 관광명소가 많아 장애인들이 놀 수 있는 곳이 많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오이도역과 연결이 되는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셔틀버스가 없다. 개인적으로 택시를 불러서 이용해야한다. 앞으로 시흥시는 오이도역에 도착해서 바다를 구경하고 싶은 장애인들을 위해 장애인 셔틀버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유료화해서 관광명소로 발전해 나아가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앞으로 나는 장애인권익지킴이로서 정왕역 및 신길온천역도 빠른 시일 내에 엘리베이터 설치하도록 할 것이다. 정왕역은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2월 11일 대전시 철도청 건축담당 공무원과 면담을 하면서 수도권 전철 및 철도청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요구하였다. 오이도역을 모델 삼아 수도권 전철 및 전국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하라고 했다. 철도청 건축과장은 "지금 수도권 전철 및 전국철도청 역사를 엘리베이터 설치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건설교통부 지침대로 6월달에 조사를 마치면 정부에 예산을 신청하여 빠른 시일내에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번 다시 오이도역과 같은 사고가 없어져야 한다. 또한 장애인만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아닌 비장애인과 함께 이용하는 튼튼한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계단 때문에 전철이용하기를 기피하는 사람도 이용하도록 유도해 철도청 수익을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도록 해야한다. 끝으로 박소엽 할머니의 명복을 빌며 이제 오이도역에 엘리베이터 설치된 것을 보고 편안히 눈을 감으셨으면 하는 생각이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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