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평생을 눈을 감고 살아간다면 그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번에도 횡단보도에 설치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의 문제점을 제기했었다.

이번 달 7일에는 MBC 9시 뉴스 카메라 출동에서는 대구를 비롯해 광주, 서울등 전국적으로 건널목 횡단보도에 설치된 음향신호기 문제점을 자세히 보도했다. 그 후에도 조선일보 기자와 강남역, 서울 광교 조흥은행 횡단보도에 설치된 음향신호기를 취재했다.

광교 조흥은행 횡단보도에 설치된 음향신호기 8개 중 4대는 고장이었다.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면 맞은편 음향신호기도 동시에 귀뚜라미 소리를 울려야 하는데도 한쪽에서만 울려 길을 건너기 시작한 시각장애인이 방향을 잃어 건널목을 벗어나 차도로 갈 수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 고장난 신호기의 발견은 시각장애인으로 인해 알게 된 것이다.

뒤늦게 사태 해결나선 경찰청, 그러나…

그 당시 마침 그곳을 지나던 시각장애인이 건널목 중간에 멈춰서있고, 주위의 사람들이 당황해 그를 돕고 있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아찔한 순간이다. 방송 후 경찰청은 3월 13일 경찰청 9층 회의실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전국 시·도에서 교통을 책임을 지고있는 교통계장들과 음향신호기 생산업체 5개사, 녹색교통연합, 도로교통안전공단,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 장애인권익지킴이(본인), 최○○라는 시각장애인 분이 참석했다. 경찰청 교통관리과 과장이 회의를 주재했다.

본인이 2년 6개월 동안 음향신호기 문제점을 조사해본 결과 근본적인 문제점은 업체에 앞서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교통과학연구원), 조달청, 정보통신부 및 산하 기관(전파연구소)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불법제품을 설치해도 방치를 하고, 고장이 나도 방치를 하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리를 게을리 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심지어 그들이 나서서 현재의 음향신호기엔 문제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분명히 동시에 울리고, 적색 불임에도 시각장애인은 길을 건너 가기도 하고 심지어, 시각장애인들은 혼란에 빠져 음향신호기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 확실한데도. 보도가 한 두 번이 나간 것도 아닌데 정말 분노할 수밖에 없다.

경찰 관계자들은 음향신호기의 실질적 문제점을 토론하려고 회의를 주도한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의 눈치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임이 느껴졌다.

어이가 없다. 내가 음향신호기가 동시에 울려 위험하다고 말하니까 그들은 사거리 신호등은 가로로 또는 세로로 녹색등이 들어오기 때문에 절대로 동시에 울리지 않고 지금은 설치된 음향신호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덧붙여 신호기의 유도음인 경우 오히려 지형을 확인 할 수 있는 이유로 동시에 울리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도 없는 여론몰이식 회의 황당

소위 음향신호기를 관리 발주하는 경찰청도 그렇고 그 규격을 만들고 검사하는 도로교통공단도 그렇고 심지어 경찰이 초빙한 전문가라고 하는 최○○라는 사람도 그렇고, 참석자 명단에도 없는데도 마구 나서서 발언하는 모 시각장애인협회 경기도지부 상임이사등 그런 전문가가 전혀 없는 여론몰이식 회의는 처음이었다.

적어도 경찰청 고위간부가 주재하는 회의에서 발언권과 상관없이 문제가 전혀 없다고 떠들어대는 모양도 그렇고, 왜 음향신호기가 이렇게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지를 짐작하고도 남았다.

음향신호기가 동시에 울린다는 얘기는, 시각장애인이 음향신호기를 사용하기 위해 리모콘을 눌렀을 경우 주위에 있는 음향신호기가 동시에 그 전파를 감지하고 있다가, 사거리의 가로 방향이던 세로 방향 중 먼저 바뀌는 음향신호기에서 건너라는 음과 함께 멜로디(귀뚜라미소리)가 울려 공교롭게도 자기가 건너려는 방향이 아닌 방향이 먼저 울려 사고의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며, 해결책으로 그 신호기 중 가장 가까이에 있는 신호기만 동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 표현을 동시에 음향신호기가 작동해서는 안 된다고 표현한 것뿐이다. 모 지방경찰청 담당자는 시각장애인이 음향신호기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한 선례가 아직 없다고 이야기하고, 심지어 시각장애인을 대변해 발언하는 최○○는 그런 경우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사고가 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안심하지 말아야한다. 자동차가 지금까지는 흰 지팡이를 손에든 시각장애인을 피해 사고를 방지했을 지는 몰라도, 이런 위험을 이미 안고있는 음향신호기로 인해 언제 사고가 나 경찰이 더욱더 어려워질지 불 보듯 확실하다. 안마시술소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퇴근시간이 끝나는 새벽시간 때에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건널목을 건너는 것이 가장 무섭다고 말한다.

비록 번화가에선 택시를 이용해도 집 근처에 도착하면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다고 한다. 심지어 일찍 끝나도 아침이 되기를 기다려 퇴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사고가 없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니 있었어도 그냥 교통사고로 치부 됐는지 아무도 모른다. 확인을 해야한다. 지금이 기회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또한 현재의 횡단보도 위치를 안내하는 음성을 넣어 달라는 주장은 시각장애인이 횡단보도 를 찾아가면 자신이 가고자하는 횡단보도가 맞는지를 정확히 모른다. 그냥 횡단보도라는 음성만 나오고 있어 시각장애인은 우왕좌왕 하면서 당황하고 문의를 해야한다.

장애인이 리모컨을 작동시켜 음향신호기의 위치를 파악하려할 때 유도 음이 울리고 그 유도음에 현재의 횡단보도 위치를 안내하는 내용을 넣어야 그 위치를 확인하고, 그 내용이 맞으면 신호음을 누르고 대기를 하고 신호음에도 신호등 안내와 더불어 건너편의 우측은 어느 방향 좌측은 어느 방향, 삼거리일 경우 직진하면 어느 방향인지 알려줘야 시각장애인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 목적지로 불편 없이 갈 수가 있다.

유도음에서 위치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고 만일 건너려는 곳이 아니면 다음 신호등을 리모컨의 유도버튼을 이용해 찾으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음향신호기는 현 위치안내음성이 나오는 제품도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음성이 있는 제품조차도 유도음에서 횡단보도 위치안내가 안되고 있고, 신호 안내음에서 조차 건너가면 방향 표시가 안 나오고 있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시각장애인 음향신호음 동시에 울리면 소음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생산업체는 횡단보도 음향신호기에서 위치 안내가 나오면 동시에 울려도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동시에 유도음에서 위치안내가 나오면 소음이 되어 비장애인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전북 군산시에서 동시에 유도음 및 신호음이 양쪽에서 번갈아 울려 지역주민들이 음향신호기 설치를 반대해 연합뉴스에 보도된 바 있다. 국내에는 지금의 문제점을 해결한 음향신호기가 설치되어 있다.

물론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우수품질인증을 받았고 그 인증최종심사위원으로 시각장애인 연합회와 도로교통안전공단의 선임연구원이 참석하고 합격찬성을 했다고 KBS기자와 취재를 하면서 산자부 기술표준원 담당자에게 전해들었다. 비록 개인적 사유로 참석은 못했지만 경찰청 담당 경감에게도 요청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찰청 회의에선 동시에 울리지 않는 음향신호기는 전혀 검증이 안됐다고 동일한 기관의 동부서 연구원이 이야기하고 있다. 심지어 시중에 많은 수량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처음 보는 물건처럼 도입 운운하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본인은 이러한 분위기를 보고, 특정 업체의 사주에 의하거나 혹은 여러 차례의 언론 보도 및 본인의 집요한 요구에 대한 반발이 오히려 핵심이 되어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되고 있다고 생각 할 수밖에 없다.

시각장애인연합회도 각성해야

시각장애인연합회도 각성해야한다. 2001년 9월9일 KBS 9시 뉴스추적에서 시각장애인연합회는 당시의 음향신호기 생산업체에 검증도 없이 우수인증서를 발부해 조달청 우수제품에 선정 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었다. 무선통신제품을 시각장애인 연합회가 우수 인증을 한 셈이다.

결국 그 제품은 전파법상 무허가 불법제품으로 확인돼 조달청 우수제품에서 취소되고, 그 제품을 구매한 지방자치 단체 및 관할 경찰청 담당자가 고충을 당한 예도 있다. 그런데도 회의에 참석한 최○○는 장애인 단체의 인증을 운운하다니….

뭘, 누가 인증한단 말인가! 아직도 전남 광주시는 그 당시의 300여대나 되는 불법제품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방치하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가 없고 광주시 예산도 2억원이나 낭비되고 있다.

그 후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리모콘이 업체마다 틀려 시각장애인들은 업체 숫자만큼의 리모콘을 들고 다녀야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당시 인천공항이 개항하면서 횡단보도에 음향신호기 설치해 문제점을 보도했다. 그 후 음향신호기 리모콘이 통합하여 지금은 아무 리모콘 하나만 갖고 다니도록 하는데 일조했다.

지금은 경찰청의 잘못된 규격과 그 규격에 의해서 만들어진 음향신호기의 문제점이 큰일인 것이다.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지금의 음향신호기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으나 제 얼굴에 침 뱄기임에 틀림없다.

시각장애인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음향신호기의 사용을 기피하고, 동시에 울리다고 사거리에서 두 군데만 설치하고 두 군데는 음향신호기 설치를 하지 않고 이런 규격이 올바르다고 볼 수 있는가?

도로교통안전공단과 경찰청은 위험하다고 교통섬에 음향신호기 설치 제한을 하고 나서 어떤 대책도 없이 위험하든 말든 음향신호기 설치하고 정당성만 주장하고, 시각장애인연합회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 2년6개월 동안 음향신호기 문제점을 방치해야 하는가?

자신동료가 위험한대도 위험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큰 충격이다. 언론방송은 다 쇼 란 말입니까? 경찰청 회의에서 최○○씨는 발언에 앞서 인수위원회 장애인분과에서 일한 것과 외국유학을 갔다왔다고 자랑하면서 음향신호기문제 없다고 주장을 했다.

경찰청 회의당일 본인은 '음향신호기 설치 일시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회의 중에도 음향신호기 설치를 일시 중지하고 새로운 규격을 빠른 시일안에 만들어 이후 설치를 하자고 주장했다. 최○○씨는 중지는 절대 안 된다고 했고, 경찰청은 일시중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지방청경찰관 교통책임자는 예산이 나온 것은 사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말 자신들 돈 같으면 그런 말을 할까?

재활전자산업 감사경력 최○○씨 "아무런 문제없다" 주장

녹색교통에서 나온 분은 전문가도 없는 토론회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역시 그 날 회의는 결론 없이 끝났다. 최○○씨는 토론회 장에서 처음 보았으나 이름은 낯이 익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작년에 음향신호기 업체들의 담합을 조사할 때의 참고 서류들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그중 담합 판정됐던 '재활전자 산업'의 등기부등본에서 그 이름을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당시에 담합을 확인하기 위해 각 업체들의 등기부등본과 그 이사진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기자들과 했었다.

최○○씨가 음향신호기 생산업체 재활전자산업에 감사로 등재돼 있었다. 그렇게 현재 설치된 음향신호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력히 주장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결국 거기 참석한 경찰청 과장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일개 업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정식으로 초대하고 마치 시각장애인들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착각해 농락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니 본인도 억울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무런 자격도 없는 사람을 갑작스럽게 초대한 주최측의 이유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무슨 의도인가? 자신의 동료가 위험한데, 등기부등본을 본 순간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수원 시각장애인연합회 경기도 지부 상임이사도 토론회 장에 참석했다. 작년 MBC에서 취재할 때 협조를 부탁하고 상임이사에게 취재하는데 도움을 요청하고 시각장애인 두 분하고 횡단보도에서 촬영을 할 때 사고가 날 뻔했다. 기자하고 이야기하는 도중 시각장애인 한 분이 다른 쪽 음향신호기 소리를 듣고 적색 불인데도 건너가는 바람에 건널목 중간쯤 놀란 차들이 경적을 울리는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을 시각장애인연합회 상임이사는 그때 촬영에 협조한 시각장애인을 지도하는 선생님을 통해 위험한 상황을 자세히 들어, 잘 알고 있는데도 갑자기 참석해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니…. 회의종료후 한 업체의 직원이 그분을 모시고 오고 모시고 가는 것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진실은 꼭 승리한다

업체들의 이권에 시각장애인들이 왜 이용을 당해야 하고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교통과학연구원은 덩달아 동조하는지 묻고싶다. 정말 힘이 빠지지만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말겠다. 진실은 꼭 승리한다.

많은 장애인들 중 시각장애인이 가장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일을 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경찰청, 도로교통공단(교통과학연구원)은 언론 신문 방송 보도 후 시각장애인들이 횡단보도에서 음향신호기가 어떻게 동작을 하여 위험한지 검토하거나 알아볼 생각조차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문제점을 지적한 사람을 매도하고 공격하기 급급하고 자신들 정당성만 주장했다.

지금이라도 경찰청은 문제점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문가들에게 위탁해 안전한 규격을 만들고 업체들의 이익보다 장애인들을 먼저 생각해 시각장애인 생명을 보호하고 국민 혈세가 세는 것을 막아야 한다. 지금의 잘못된 규격의 개정 없이 어떠한 제품의 설치도 중지해야 할 것이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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