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중 장관은 취임시 보육사업을 노무현대통령의 공약대로 4배로 증가시켜 활성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복지부의 숙원이던 복지사무소도 개설하겠다고 하였다.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한겨레 신문을 통해서 나타난 김화중 장관의 발언은 보건복지부를 보건부로 전락시키려는 발상을 상상케하는 것이었다. 그의 말은 복지부는 '노인복지'만 하고, 아동, 청소년, 보육은 여성부에게 이관하겠다는 웃기는 선언이었다. 왜 노인 복지는 여성의 일이 아닌가? 여성들은 노인이 되지 않거나 노인부양은 남자만의 책임인가? 그래서 여성부로 넘기지 않겠다는 것인가?

여성부는 양성평등을 주장한다. 가사에서부터 자녀 양육까지 양성평등을 주장한다. 그래서 호주제 폐지도 주장한다. 그렇다면 왜 보육, 아동복지, 청소년이 여성만의 일이라고 억지주장을 하는가? 남성들도 같이 하자고 주장해 오지않았는가? 왜 여성만이 해야 하냐고 주장했던 그 호소가 이제는 무의미한 호소라고 인정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이는 자가당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게다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그러한 한심한 주장에 왜 동의를 하는가?

지난 10여년간 복지 마인드를 가지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며 발전시킨 보육을 장관 혼자만의 결정으로 아닌 여성장관들의 담합으로 여성부로 옮겨도 되는가? 이것이 개혁인가?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를 포기하고 보건부장관이 되려고 하는가? 그렇다면 보건에 관한 사업을 가지고 보건부를 새로 설립하여 나가라.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복지부를 독립시켜 복지부 장관을 새로 세워야 한다. 이것이 논리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주장하는 개혁이란 무엇인가? 논리와 합리성도 없이 무조건 판을 갈아치우자는 것인가? 이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은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 있도록 변화를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동안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해서 나타난 부정부패 등을 척결하고 본래의 자리로 회복시키는 것이 노 대통령의 개혁의 내용이요 핵심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그러한 대통령의 뜻을 따라서 개혁을 실천해야 할 장관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을 하고 있다니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가? 제대로 잘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빼서 엉뚱한 자리로 옮기는 것이 개혁인가?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의 방향과 본질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복지사업은 복지부에 있어야 한다. 어찌 이것이 부처이기주의인가? 만일 부처이기주의가 있다면 복지사업이 복지부에 있어야 할 것을 여성부로 옮기자는 억지주장을 하는 부류들의 작태가 바로 그것이다.

여성부는 참으로 여성의 인권회복을 위해서 창조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결단해야 한다. 그동안 여성부가 만들어진 후 무엇을 했는가? 호심탐탐 다른 부서의 일을 그저 가져올려고만 하지 않았는가? 아무리 사고해도 창조적인 사업이 생각나지 않으면 여성부를 해체하라. 그러나 분명히 여성부가 해야할 고유의 일이 있을 것이다. 그 일을 잘 개발하여 진정 여성들의 인권회복을 위하여 전념해야 할 것이다. 복지부가 잘 하고 있는 복지사업을 빼낼 생각은 파렴치한 생각임을 알아야 한다.

물론 여성부의 관점에서 볼 때 복지부가 복지사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여성부로 간다고 잘 되겠는가? 그것은 오히려 복지부 공무원의 태만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역대정권이 말로만 복지를 공약으로 세웠지 실제적으로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복지를 들러리 서게 하는 정치가 문제였지, 복지부가 문제가 될 수 없다. 최근에 보육과가 생긴 이후 보육은 장애아무상보육을 실시하는 등 독특하고 고유한 사업을 잘 시행해왔고, 보육의 발전에 최선을 다해왔다. 종종 보육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단결되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모든 책임을 복지부가 질 수 없다. 오히려 정부는 잘 하고 있는 복지부에 힘을 실어서 복지부 장관을 복지부총리로 세워야 한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구체적으로 갖고 있는지, 그리고 분명하게 지원을 강화할 것임을 천명해야 한다. 그동안 노하우를 갖고 실천에 옮겼던 보육사업, 청소년, 아동복지를 사업 주체와 당사자들에게 묻지도 않고, 또한 마땅히 복지부 안에서 더욱 발전시키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할 일을 장관 혼자서 여성부로 옮기려는 행태는 분명히 복지부 장관의 독재라고 할 수 있다.

다시금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탁한다. 복지부 장관 지휘 하에 있는 복지사업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만일 이를 여성부로 옮기게 되면 이는 직무유기요, 이에 대하여 보육사업 당사자와 사회복지 관련 단체, 그리고 사회복지를 그동안 최선을 다해왔던 사람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 보건만 생각하지 말고, 복지를 우선으로 생각하여 지혜로운 그리고 존경받는 장관으로 기억되기를 충심으로 부탁한다. 노무현 대통령님! 올바른 개혁, 노 대통령의 개혁 정신이 빛바래지 않도록 올바른 결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금 외칩니다. 노무현 대통령 화이팅!

이계윤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숭실대학교 철학과 졸업과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한국밀알선교단과 세계밀알연합회에서 장애인선교현장경험을 가졌고 장애아전담보육시설 혜림어린이집 원장과 전국장애아보육시설협의회장으로 장애아보육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예수와 장애인, 장애인선교의 이론과 실제, 이삭에서 헨델까지, 재활복지실천의 이론과 실제, 재활복지실천프로그램의 실제,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펴내어 재활복지실천으로 통한 선교에 이론적 작업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 칼럼난을 통하여 재활복지선교와 장애아 보육 그리고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독자와 함께 세상을 새롭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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