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여성장애인 R&B 가수 엠마 콜드레이. @엔엠이닷컴

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은 호주의 멜버른에 사는 여성 아티스트이자 R&B 가수 ‘엠마 콜드레이’입니다.

“아마, 나는 30살이 되기도 전에 노래를 못할지도 모르죠. 그건 정말 나쁜 상상이죠. 하지만, 나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죠. 나는 내 장애를 내 브랜드로 만들거예요. 내 건강의 정도에 따라 내 길을 만들어 나갈꺼예요.”

노래를 못할지도 모를 상태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그녀는 올해 23살로 레메디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3년 간 준비해온 앨범을 지난 11월 25일 발표했습니다.

앨범 타이틀은 “지난 여름”인데 나타나지 않은 장애와 만성피로 증후 등의 장애가 있는 자신을 수용하고 사랑하면서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마음을 노래에 담았습니다.

앨범에 담긴 대부분의 노래는 레메디 자신이 노래했고, R&B와 힙합 등의 다양한 음악 장르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한편 콜드레이는 앨범을 발표하면서 호주의 예술계에 장애인 예술가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만성피로와 근육과 관절에 통증이 있는 만성 통증 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통증을 매일 느끼는 그녀로서는 앨범을 내는 등의 음악적 활동이 느리게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콜드레이는 만약에 자신에게 만성질환 장애가 없었다면, 3년이 아닌 3개월에 앨범 작업을 마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지난 2020년에 성대에 이상이 왔고, 자세한 진찰을 통해 성대 이상의 원인이 근육 등에 긴장을 일으키는 만성질환과 통증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대 이상으로 가수 활동에 영향이 있었지만, 재활 치료에 집중하면서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음악을 찾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음악 활동은 아버지와 전문가들의 바람직한 도움과 영향으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호주의 여성장애인 R&B 가수 엠마 콜드레이. @엔엠이닷컴

한편 그녀는 여전히 만성질환 장애로 인해 마음 속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는 성대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죠. 그 때문에, 마음 한편으로는 ‘내가 계속 노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죠. 당연하게도 음악가로서의 정체성 위기도 같이 겪고 있는 셈이죠.”

만성피로와 근육과 관절에 이어지는 통증을 조절하면서 살다 보니 그녀의 삶에는 새로운 관점 혹은 장애 인식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나타나지 않은 장애를 이해하면서 자신이 더이상 비장애인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 들어야 했고, 장애인이 아닌 척하는 것도 그만두어야 했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5분 이상만 같이 있어도 통증과 피로감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자신을 알아챌 수 있다고 말하는 콜드레이는 장애수용의 태도가 마련되어 있어 보입니다.

그녀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무엇보다도 자신을 잘 돌보았고,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그 밖의 다른 많은 일들을 줄이거나 못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콜드레이가 음악을 시작한 것은 2019년입니다. 보컬 레슨을 받고 호주 음악인들과 함께 만든 노래를 발표 했습니다. 처음으로 낸 노래가 그 이듬해 호주의 주요한 음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대중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호주의 음악계와 예술계에는 엠마 콜드레이 외에도 수 많은 다양한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이 활동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장애를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장애인이 예술 활동을 할 때는 장애 이해의 정도에 따라 장애가 더 창의적인 에너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콜드레이를 비롯한 호주의 장애인 예술가들은 장애 수용에 적극적이며 장애를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나타내는데 주저하지 않기도 합니다.

앨범을 내면서 콜드레이는 호주의 장애인 예술가들의 활동을 옹호하고 지원하겠다고 대중에게 약속했습니다. 그녀의 음악적 비전은 분명해 보입니다. 청년 여성 장애인 예술가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