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스물여섯번째 편지 : 11월 25일

넉넉한 마음을 선사해 준 나의 딸아!

가을이 어느덧 지나가고 초겨울인양 오늘은 날씨가 쌀쌀하게 느껴지네.

겨울이 오면 춥기도 하겠지만, 흰 눈이 내리고, 처마 끝에는 고드름이 생기고, 온 세상이 솜사탕처럼 하얗게 덮여서 아이들이 눈싸움도 하고, 눈썰매도 타는 등 신나는 일도 많을 거야.

지난 월요일에 심장 관련 검사 결과를 들으러 서울의 큰 병원에 다녀왔잖아. 주치의는 심장 기능은 그럭저럭 유지는 되는데, 내년에 다시 한번 심장 관련 검사를 다시 해보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자고 말씀하셔서 엄마는 무척 마음이 무거웠단다.

그래도 6개월이라는 시간을 우리 민정이와 같이할 수 있어서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단다.

하루하루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지금의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특히나 우리 딸 초등학교 1학년 때 심장 수술을 하고 중환자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상태가 좋아져 다음날 일반병실로 옮긴 후 건강이 빠르게 회복이 되었잖아. 민정이가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도 할 수 있었지.

평소에도 우리 딸 심장이 아프면 안 되는데 하는 염려 속에서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마는 너의 건강을 위해서 큰 노력을 하였어.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심장 관련해서 수없이 병원을 오가면서 각종 검사와 여러 개의 주사 바늘을 꽂고 채혈도 여러 번 하는 등 우리 딸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든단다.

우리 딸로서는 병원에 다니기가 그리 쉽지마는 아닐 텐데 정말 대견하구나. 그래도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엄마를 향해 미소를 띠는 우리 민정이는 엄마의 자랑이자 보물이란다.

우리 딸이 엄마에게 가져다준 선물은 다름 아닌 “무엇이든 노력하면 된다는 신념”을 가져다주었지. 각종 자격증, 4개의 학위와 대학원 입학, 그리고 방송 출연 및 강연, 그리고 라디오 진행 등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 딸 민정이가 존재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고,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주관하여 주셨기에 모든 것이 가능하였던 것 같아. 모든 것이 은혜요, 감사 그 자체인 듯하구나.

“민정이 엄마”도 좋지만, 앞으로는 엄마의 이름 “김영심”이라는 세글자가 더 많이 불리기를 소망해본다. 지금까지 민정이에게 띄우는 편지글도 모아서 책을 출간하고 싶고, 법학과를 졸업하여 로스쿨에 다녀보고 싶기도 하고 말이야.

그러나 현실을 외면한 채 엄마의 욕심만을 가지고 산다면 그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드네.

역시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지, 욕심이 앞서면 되는 일도 안된다는 것을 여러 번 겪었으니 오늘 하루도 소중히 생활하면서 감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지.

사람이 많은 계획이 있을지라도 모든 것을 경영하는 것은 하나님이시지, 이러한 것을 하나님께 맡길 때 우리의 심령은 편안할 수가 있고, 모든 무거운 짐들을 가지고 산다 한들 그러한 인간적인 생각들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잖아, 그래서 모든 생각을 단순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엄마의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도 꼭 물질로 드리는 것도 좋지만, 문안으로 가끔 전화를 드리는 것도 괜찮고, 어떤 일을 정할 때 부모님께 상의를 드리며 부모님의 권위를 높여 드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랑하는 딸 민정아!

마음이 여유가 있으면 너의 심장도 튼튼해질 수 있고, 우리 가족은 사랑이 더욱더 꽃이 필 것이며,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상대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더 밝을 것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나라 대한민국은 세상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엄마는 확신한단다.

언제나 우리 내면의 소리를 귀 기울이며, 신중히 판단하고 행동하는 그런 멋진 넉넉한 마음을 지닌 소유자가 되어보자구나. 사랑한다. 내 딸 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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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심 칼럼니스트 한국장애인연맹 강원 DPI 활동가이자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 행복 강연가로 민정이와 엄마인 저의 성장 스토리를 연재한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그리고,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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