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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보다 주차금지해야

나의 교사이자 변호사인 친구의 유년 시설 사고를 생각하며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0-13 09:11:36
나는 선천성 백내장과 망막박리로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다. 백내장 수술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차례씩 하였고, 대학을 졸업하고 망막박리 수술을 하였다.

수술을 하여 수정체를 적출하여 무수정체로 원근조절이 불가능하여 가까운 곳은 듣보기를 추가로 사용하여야 한다. 오른쪽 시력을 망막박리로 잃기 전에는 오른쪽 눈을 사용하여 책에 눈을 가까이 붙여서 보았는데, 30분 이상 눈을 사용하면 피곤하여 눈물이 나고 통증이 심해서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장애인이 되었을 당시에 수술을 하였다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 농담을 하지 못했을 것인데, 장애인으로 살다가 성인으로 성장하여 수술을 하니 망막박리 수술 후 의사가 수술이 잘 된 것 같다며 자신의 얼굴이 보이느냐고 물었을 때에 나는 빛도 보이지 않는 상태를 표현하여 ‘의사선생님이 수술을 하면서 눈알을 거꾸로 넣으신 것 같아요.’라며 농담을 할 여유가 생겼다.

어릴 때에는 눈동자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나도 모르게 심하게 떨려서 안구진탕이란 안질에 의해 초점을 고정하지 못하여 잘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았다. 당시에는 백내장 수술도 한 달 가량 입원을 해야 했고, 수술 후 입원기간 동안에는 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면 안 된다며 작은 충격이라도 눈에 줄까봐 병원에서 딱딱한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게 하였다.

요즘은 선천성 백내장 수술은 유아기에 수술을 하고, 입원도 하지 않고 수술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수정체도 적출을 하지 않는다. 의학이 발전된 것도 달라진 것이지만 의술의 혜택이 상당히 보편화되고 건강보험도 모든 국민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고, 부모들도 조기에 진료를 하여 정확한 원인을 알아 적기에 수술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출생 당시 유아는 시력이 0.1 정도에서 시작하여 3세가 될 정도가 되면 1.0의 시력을 갖는다고 한다. 그러니 영유아 시기에 시력에 이상이 있는 것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나처럼 다른 안질이 중복될 경우 영유아기에 백내장 수술로 시력을 거의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것을 알아내기란 정말 어렵다. 아버지께서 3형제를 모두 수술을 시키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몇 년에 걸쳐 계획을 세워야 했고, 셋째인 나는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내가 대학에 들어가서 보니 특수학교가 있었다. 나는 칠판을 보지도 못했고, 글을 읽기에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수학교라는 것이 있는지, 내가 장애인인지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대구대학교 특수교육과 국어교육전공에 입학하고 장애인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기에 적기에 맞추어 의료적 처치를 하지 못해서 장애가 굳어버린 사람이 나 하나뿐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정보가 없어서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는 칠판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공부는 독학으로 해야 했고, 학교는 졸업장을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 다녔다.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 같은 과에 장애인은 나 외에는 없었다. 다른 특수교육과에는 청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시각장애인이 많았다. 그들과 교류하면서 점자는 독학으로 배웠고, 글을 제대로 쓸 수가 없어서 타자기를 구입해서 리포트를 작성했다. 컴퓨터를 PC가 시판되는 원년인 1980년, 당시 대학 1학년에 구입한 것은 내가 필기도구로 글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돋보기를 사용하면 책을 볼 수 있고, 망원경을 사용하면 칠판의 글씨를 한두 자는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중학교 2학년 때이다. 우연히 친구가 학교에 가져온 망원경을 빌려서 사용해 보니 칠판의 큰 글씨가 일부 보였다. 창으로 들어온 빛이 반사되는 칠판의 한쪽 부분은 전혀 볼 수 없었고, 날씨가 흐린 날은 책을 전혀 보지 못하였다.

시험을 칠 때 자리가 햇빛이 들어오는 자리가 아니면 시험을 망쳐야 했고, 등사기로 인쇄한 시험지가 흐리거나 영어 필기체로 흘려서 쓴 문제는 전혀 읽지 못하였다. 수업 시간에 망원경으로 장난친다며 매를 때린 선생님도 계셨다.

대학에서 같은 과에 장애인은 아니지만 나의 이런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친구가 하나 있었다. 그는 5살 때에 동네 초등학교 앞 연탄을 실은 삼륜차 뒤 모래더미에서 놀다가 갑자기 차가 후진하여 교통사고를 당했고, 턱뼈에 큰 손상을 입어 얼굴이 일그러져 턱이 없었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까지 별명이 무턱이었다. 대학에서 친구들이 누구도 무턱이란 별명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특수교육과이니 그런 말을 사용할 리 없었다. 그 친구는 내가 리포트를 쓸 때에 같이 공부를 해 주었고, 자신의 집에 자주 초대하여 우정을 쌓아갔다. 어느 정도 친해지자 친구는 자신의 손상으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심리적으로 상당히 힘들고 놀림으로 상처받은 이야기들을 내게 해 주었다. 그 친구가 빌려주는 강의 노트가 아니었다면 나는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친구는 나를 격려해주고 도와주었지만, 불쌍히 여기지는 않았다. 나의 능력을 인정하고 친구들 사이에서든, 대학생활에서 잘 적응하도록 자기 일처럼 나서주었다. 나의 교사이자 변호사였다.

초등학교 6학년 전에는 한글조차 알지 못했던 나에게 책을 읽어주던 초등학교 때의 한 친구는 졸업식 날 나에게 내가 불쌍해서 도와준 것이라고 하면서 중학교가 서로 달라 이별을 하니 더 이상 책을 읽어달라고 하지 말라며 떠난 친구와는 달랐다.

초등학교의 그 친구의 말이 나에게는 큰 상처로 남았다. 대학 친구도 지금 생각해 보면 적기에 수술을 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친구는 인공 뼈를 삽입하여 얼굴 형태를 갖추는 수술은 교사로 발령이 난 후 몇 년 간 돈을 모아 하게 되었다.

외모가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몇 년 간 취직이 되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고, 특히 결혼을 하기 위해 노력하였지만 여러번 실패를 하였다. 지제장애인 중 변형장애는 화상 등으로 얼굴에 손상이 절반 이상 있는 경우를 말한다. 내 친구처럼 교통사고로 얼굴이 변형되었을 경우도 화상 장애인처럼 같은 차별과 대인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갖게 되는데, 화상 손상만 변형장애로 인정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늘 친구의 일을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친구, 항상 긍정적이며 용감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왔던 친구, 그 친구는 34년의 교편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정년퇴임을 하였다. 지금도 대학 친구들과 매월 한 차례씩 건강을 위해 등산을 하고 있다. 나는 그 친구의 식을 줄 모르는 용감함과 긍정적 에너지와 우정을 생각하면 내가 참으로 그런 친구를 만난 것이 행운이라 생각된다.

아동보호구역이란 아동복지법에 의해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정하는 구역이고, 어린이 보호구역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과속을 금하는 도로교통법상의 구역이다. 1995년에 어린이보호구역이 만들어졌으니 그 전에 만들어졌다면 내 친구는 무턱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친구는 더 많은 사회생활을 활발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매년 50여명의 어린이가 학교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다. 시속 30킬로미터로 속도를 줄이면 대형사고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30킬로미터의 속도를 달리는 차와 어린이가 충돌하게 되면 속도를 줄였다고는 하나 심각한 사고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자전거에 치어서도 사망할 수 있는 것이 어린이와 노인이다.

특히 학교 앞 도로에 주차가 되어서 길을 건너는 어린이가 달리는 차를 보지 못하고, 운전자도 어린이를 보지 못하여 교통사고가 날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린이 보호구역은 모두 주차금지 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현재는 속도제한만 하고 인도로 차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철책만 하고 있다.

주차금지 구역은 도로의 모퉁이 5미터 내, 정류장과 횡단보도의 10미터 내로 되어 있는데, 어린이보호구역인 학교 앞 300미터 모두를 주차금지구역으로 정한다면 차와 길을 건너는 어린이를 서로 보지 못하는 문제가 해결되도록 시야가 확보된다. 주차된 차 사이로 도로에 들어서면 달려오는 차를 전혀 볼 수 없다.

속도단속은 경찰청이 하고, 주차단속은 구청이 한다. 원래는 주차단속도 경찰청이 맡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여 구청으로 이관된 것이다. 구청 공무원은 인력이 남는 것도 아닐 터이고 인력이 충원된다면 경찰 인력을 충원하면 될 것을, 도로에서의 업무가 이원화되어 있어 효과적인 교통정책을 펴기 어려워졌다.

내 친구가 장애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사실은 장애인으로 살아야 하기에, 그 경험에서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계기가 되어 나와 인연을 맺어 나는 그 친구의 교통사고로 인해 혜택을 본 사람이 되었지만, 차라리 그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친구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 내 친구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게 위해서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주차를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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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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