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안 개구리의 뜀뛰기 제1화 꿈은 야무지네
카테고리 : 松竹♡동화 | 조회수 : 17872014-09-16 오후 1:08:00

3부작 / 우물 안 개구리의 뜀뛰기 

        - 제1화 꿈은 야무지네-

                                                  김철이

 

 인적은 드문데 바람과 파도, 그리고 이름 모를 갖가지 초목과 온갖 물새들의 노랫소리와 동무하며 생활하는 모래섬이라 이름 붙여진 아주 작은 섬마을이 있었어요. 이 모래섬이라는 꼬맹이 섬마을에는 아주 먼 옛날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살았는데 우리나라가 나날이 발전하고 마을 주민의 생각이 커감에 따라 아이들의 공부를 가르치려고 젊은 사람들은 돈벌이가 잘되는 좋은 직장을 찾아서 한 사람 두 사람 도회지로 떠나고 나니 지금은 마을 전체 주민이 아홉 가구에 스물한 명뿐이었어요. 그렇지만, 마을을 이끌어 나아갈 젊은 나이의 주민이라야 몇 명 되지 않고 대부분이 늙고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였으며 장래의 꿈나무 아이들이라야 고작 여덟 명뿐이었어요. 고만고만한 또래 나이의 남자아이 다섯 명과 여자아이 세 명이었어요.

 사계절 내내 모진 바닷바람과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고도 수시로 마을 어귀까지 들락거리는 높고 거친 파도를 친구삼아 어른들의 일손을 도와 하는 일이라고는 갯벌로 나가 물이 빠진 갯벌에서 조개를 캐거나 파도에 실려온 해초를 줍는 것이었어요. 여덟 아이는 가족들을 도울 때면 다른 생각 없이 열심히 돕지만, 자기들끼리 뛰어놀 때면 세상 어느 악동들보다 신 나게 뛰어놀았어요. 섬마을 구석구석 여덟 아이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은 한 곳도 없었어요. 그래서 모래섬 여덟 아이에게 붙여진 이름이 모래섬 여덟 악동이었어요. 모래섬 여덟 악동에겐 여태 이루지 못한 한 가지 꿈이 마음속에 우두커니 앉아있었어요. 그 꿈은 섬마을 아이들로 야구팀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렇지만, 야구팀을 만드는 일은 애들에겐 무척 힘든 일이었어요. 우선 야구를 가르쳐주실 코치 선생님도 안 계시고 야구팀을 만들려면 아홉 명의 사람이 있어야 할 텐데 모래섬 아이들은 제다. 여덟 명뿐이고 게다가 여덟 명 아이 중 세 명은 야구와 거리가 먼 여자아이들이니 야구팀을 만드는 꿈은 제대로 꿔보지도 못할 지경에 이르렀어요.  

철구: “애들아! 우리 이렇게 마냥 꿈만 꾸고 있을 게 아니라 이젠 꿈에서 깨어나 보질 않을래?”
똘이: “어떻게? 우리 다 합쳐봐야 여덟 명이고 여덟 명 중 세 명은 여자아이인데?”
서희: “여자아이라 야구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 하면 되는 거지”
영태: “너희 야구규칙은 제대로 다 아니? 야구를 아홉 명이 어떻게 하는지?”
경숙: “영태 너 우리 여자아이들더러 들으라고 하는 말이니?”
철호: “아직은 우리나라에 여자 야구팀도 없고 야구는 여자아이들이 하기엔 무척 힘겨운 경기야”
송자: “뭘 모르네! 도회지 여자아이들도 야구를 하는 사람이 있다던데”
태수: “그 얘긴 나도 들었어. 그런데 야구용품은 어떻게 한담”
철구: “일단 남자 여자 구별하지 말고 우리만으로 시작해 보는 거야”
서희: “그래 야구용품이야 우리가 만들어 보기로 하고”
똘이: “야구규칙은 우리 삼촌이 읽던 야구규칙 책이 있는데 우선 그걸 보고 우리끼리 배워보지 뭐”

 마음이 모인 모래섬 여덟 악동은 학교 공부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까맣게 잊은 채 학교 운동장에 모여 야구 규칙이 담긴 책을 보며 야구연습을 시작했어요. 모래섬 여덟 악동은 전라남도 여수시 여산초등학교 사도분교에 다녔는데 사도분교 전교생이라 봐야 모두 여덟 명, 저학년은 한 명도 없고 4, 5, 6학년에 여덟 명이었어요. 똘이는 경숙의 동생, 철구는 송자의 오빠, 서희는 태수의 누나, 영태는 철호의 형이었으니 여덟 명의 아이는 잠만 따로 자고 밥만 따로 먹을 뿐, 한가족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사도분교 여덟 아이는 새로 오신 경미라는 젊은 여선생님의 가르침으로 같은 교실에서 다 함께 공부했어요. 사도분교 여덟 아이는 도회지에서 오신 처녀 선생님을 졸라 야구를 할 때면 함께 해달라고 하였어요. 모래섬 여덟 악동은 다른 도회지 아이들처럼 용돈을 모을 수 없어 야구용품을 살 수 없었던 터라 야구공은 선생님께서 쓰셨던 테니스 연습 공으로 대신하였고 야구장갑은 솜으로 둥글고 두텁게 장갑 모양으로 만들어 사용했으며 야구방망이는 철구네 집에서 몰래 가져온 절굿공이로 대신하였어요.

경미: “애들아! 새봄이 찾아왔다 해도 꽃샘바람이 제법 쌀쌀하니 오늘은 조금만 놀다 돌아가렴”
똘이: “예 선생님! 오늘은 제가 투수를 할 테니 선생님은 포수 하세요.”
영태: “우리 선생님 큰일 나셨네! 똘이가 우리 가운데 공이 제일 빠르고 센데 받아내실 수 있으려나”
경미: “자~자 철구는 일루수 경숙은 이루수 태수는 삼루수 각자 맡은 자리로 돌아가”
송자: “난, 유격수이니까 제일 바쁘게 생겼네”
철호: “난, 우익수 서희 누나는 중견수 영태 형은 좌익수 공이 우리에게까지 돌아오려나 몰라”
경미: “사람 숫자가 부족하니 당분간은 자가 맡은 자리에서 공주고 받는 연습을 해야 해”

 그랬어요. 한 팀의 야구팀을 만들려면 아홉 명이 필수적인데 모래섬 아이들은 여덟 명뿐이니 공을 치는 연습은 뒤로 미뤄놓고 야구의 규칙과 야구선수들의 수비 자리, 야구공을 정확하게 던지고 받는 연습을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시작했죠. 여덟 명의 아이가 아홉 명도 될 수 있지만, 일곱 명, 아니 더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말이에요.

경미: “애들아! 언제까지 자기 자리만 찾고 있을 거야. 이러다 해지겠네! 똘이야 공 안 던지고 뭘 보니”똘이: “그게 아니라 아까부터 저 아름드리 소나무 뒤에서 누군가 우릴 지켜보는 것 같아요. 선생님!”

 똘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선생님과 아이들은 자기들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분명히 모래섬 안에는 여덟 명의 아이들뿐이었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아름드리 소나무 뒤에서 사도분교 여덟 아이 또래쯤 돼 보이는 한 남자아이가 여덟 아이가 야구 연습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선생님은 야구장갑을 땅에 벗어놓고 그 아이가 숨어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곁으로 아주 천천히 걸어갔어요.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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