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세상이 있는 줄 몰랐네
카테고리 : 松竹♡동화 | 조회수 : 4502020-01-13 오후 9:27:00
이런 세상이 있는 줄 몰랐네


                                                                  김철이


 엄마 아빠 슬하에서 애지중지 보호만 받으며 생활하던 세 마리의 치어가 난생처음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를 타고 한강을 벗어나 보니 도무지 뭐가 뭔지 어리둥절할 뿐이었어요. 세상 물정을 모르긴 세 마리 치어가 죄다 도토리 키재기였고 누구 하나 긴 여행의 길잡이 해줄 리 없으니 앞일이 막막할 따름이었어요. 세 마리의 치어가 여행의 첫 목적지로 어디를 선택할까를 망설이며 물속을 서성이고 있을 때였어요. 맞은편 물살을 가르며 세 마리 치어와 한마을에서 함께 생활하는 메기 할아버지께서 느린 물질로 헤엄쳐 오고 있었어요.


버들치 : “얘들아! 큰일 났어.”
돌고기 : “갑자기 왜 그래? 뭐가 큰일이라는 거야?”
왜매치 : “그렇지 않아도 엄마 아빠께 들킬까 봐 무서워 못 견디겠구먼”
돌고기 : “저 앞엘 좀 봐”
왜매치 : “어디? 어디?”
버들치 : “어! 저분은 우리 마을 메기 할아버지잖아”
돌고기 : “애들아! 저 할아버지께서 우리가 어딜 가냐고 물어보실 건데 뭐라고 대답하지?”
왜매치 : “거짓말은 하면 안 되지만 우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구실로든 적당히 둘러대야지 뭐”
버들치 : “그러지 말고 우리 함께 엄마 심부름 간다고 둘러대면 어때?”


 엄하시기로 소문난 메기 할아버지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자 당황한 세 마리 치어는 난생처음으로 거짓말로 코앞에 닥친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로 마음을 모았으나 처음 해보는 거짓말이라 메기 할아버지가 자기들 앞으로 가까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콩닥콩닥 두 방망이질하기 시작했어요. 세 마리의 치어는 만약 메기 할아버지가 자기들에게 어딜 가느냐고 물어보시면 누가 먼저 어떤 거짓말로 어떻게 둘러댈 건가 하는 의논 끝에 가위 바위 보로 순서를 정해지는 치어부터 차례로 메기 할아버지의 질문에 대답하기로 하고 가위 바위 보를 했는데 버들치가 맨 꼴찌를 하여 가장 먼저 대답하게 되었고 그다음은 돌고기 왜매치 순으로 하게 되었어요.


메기 : “애들아 너희 지금 어딜 가는 거니?”
버들치 : “네. 엄마 심부름 가는 길이에요.

메기 : “엄마 심부름? 어딜 가는데?”
돌고기 : “네, 버들치 엄마께서 건넛마을 거북 아주머니 댁에 가서 맡겨놓은 물건 받아 오라고 하셨어요.”
메기 : “너희 셋이서?”
왜매치 : “네. 요사이 아랫마을의 민물 가재 아저씨 심술이 날로 심해지니 셋이 함께 다녀오라고 하셨어요.”
메기 : “맞아 고놈의 민물 가재 심술 탓에 우리 마을 어른들은 근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단다.”

버들치 : “네. 할아버지 우리 엄마 아빠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메기 : “애들아! 이 길로 곧바로 가지 말고 요 윗길로 돌아서 다녀오너라.”
돌고기 : “네 할아버지! 조심해서 다녀오겠습니다.”
메기 : “오냐 조심해 다녀오너라.”


 감쪽같은 거짓말로 메기 할아버지를 따돌린 세 마리의 치어는 궁여지책으로 어쩔 수 없이 난생처음으로 해본 자신들의 어설픈 거짓말로 여러 해 동안 세상을 살아오셔서 산전수전 다 겪으신 메기 할아버지를 속였다는 점에 죄송한 마음도 우러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너무 어려서 세상 물정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들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기나긴 여행에서 숱하게 위험한 고비도 닥칠 것이며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다 보면 어려운 일 난감한 경우도 수없이 당할 것이고 그럴 때마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려고 갖은 거짓말과 임기응변을 총동원해야 할것이며 거짓말을 한 번도 해보지 못했으니 각자 마음속으로 같은 걱정을 품고 있었는데 메기 할아버지를 감쪽같이 속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긴 세상 여행을 하다가 위험한 일에 닥쳤을 때 지혜롭게 헤쳐날 수 있겠다는 안도의 생각을 했었고 큰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져 갔어요.


왜매치 : “애들아! 우리가 해냈어.”
돌고기 : “해내긴 뭘 해냈단 말이니?”
버들치 : “그러게 왜매치 넌, 가끔 뚱딴지같은 말을 해서 우리를 놀라게 하더라.”
왜매치 : “어휴! 답답해~ 내가 말주변이 없어 표현을 못 하겠는데, 그거 있잖아?”
돌고기 : “아 글쎄 그게 뭐냐고? 답답하긴 우리도 매 마찬가지야”
버들치 : “애! 그렇게 덤벙 되지 말고 차근차근 말해봐”
왜매치 : “요 맹꽁이들아! 우리가 산전수전 다 겪으신 매기 할아버지를 감쪽같이 속였단 말이야 ”
돌고기 : “어라! 정말이네”
버들치 : “눈치 빠르기로 우리 마을에서 소문난 메기 할아버지가 우리말에 속아 넘어가시다니”
왜매치 : “눈치 빠르기 백단도 넘는 메기 할아버지가 우리말에 의심 없이 속아 넘어가셨다면”
돌고기 :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험한지 모르지만, 우리 셋이 힘과 지혜를 모으면”
버들치 : “아무리 험난하고 힘겨운 일이 닥쳐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 말을 하고 싶단 말이지?”
왜매치 : “그래 바로 그런 말이야. 우리가 이래서 삼총사인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속마음까지 읽을 수 있으니 말이야.”


 세 마리의 치어는 아직은 세상에 태어난 지 돌배기 밖에 되지 않은 자기들이 자기네 마을에서 가장 웃어른이고 세상을 살아낸 나이만큼이나 눈치가 빠르기로 소문난 메기 할아버지를 감쪽같이 속여 넘기고 자기들이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큰 세상 나들이를 하기 위한 첫걸음을 걷는 절차를 무사히 걸을 수 있었다는 데 대해서 뿌듯함을 느꼈어요. 세 마리의 치어는 자기들이 하려고 하는 넓은 세상 나들이에서 어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치러야 할지 어떤 위험과 무서운 사건 사고들이 자기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조차 까맣게 모른 채 마냥 들떠있었어요.


왜매치 : “애들아! 우리 가장 먼저 어디로 갈까?”
돌고기 : “글쎄 우물 안 개구리처럼 태어나서 지금껏 한 곳에서만 살았으니 바깥세상이 어떤지 뭘 알아야 말이지”
버들치 : “개구리가 뭔데? 그리고 우물은 또 뭐냐?”


 세상 물정 모르는 세 마리의 치어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았어요. 세상에 태어난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것인지 알면 얼마나 알겠어요. 엄마 아빠가 귀에 못 딱지가 앉도록 일러주시고 가르쳐 주시려 할 때는 그저 잔소리로만 들리던 가르침이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내디디려는 지금에서야 몸을 건강하게 하는 보약이 될 줄은 세 마리 치어 중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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