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동글이의 세상 여행기 제5화 잃어버린 새들의 고향
카테고리 : 松竹♡동화 | 조회수 : 10502016-02-11 오후 1:58:00

물방울 동글이의 세상 여행기

-제5화 잃어버린 새들의 고향 -


                                                   김철이

 

 일부 무리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대자연을 함부로 대했던 일들을 반성하고 후회하며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아 세상 살림살이를 걱정하고 있을 때쯤, 동글이는 줄기차게 내리는 장맛비 친구삼아 한가로이 어느 시골 마을 전깃줄 그네를 타고 있었어요. 그칠 줄 모르는 지루한 장맛비에 깃털이 죄다 젖은 새들도 전깃줄에 줄지어 앉아 재잘거리며 숱한 세월 자신들의 잇속을 차리려 무분별하게 대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했던 세상 사람들을 원망하고 있었어요. 그때였어요. 왠지 한쪽 날개가 성치 못하게 느껴지는 새 몇 마리가 맞은편 전깃줄과 아래의 논두렁 밭두렁 그리고 들이나 산, 호수나 개울가에 불편한 자세로 아무렇게나 퍼질러 앉아 기름이 잔뜩 묻은 부리로 날개를 다듬고 있었고 몸 이곳저곳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아파하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어요. 궁금해진 동글이는 큰소리로 새들을 불러 물어봤어요.

 

동글이: “얘! 너희 거기서 뭘 하고 있니…?”

방울새: “넌, 눈도 없니! 눈을 뜨고도 못 보면 말을 한다 해서 알겠니.”

동글이: “미안해 내가 세상 물정에 어두워서 그래 이해해줘 너희는 목소리도 참 곱구나! 그런데 날개는 왜 그렇게 다듬고 있니?”

동박새: “공장에서 아무렇게나 내다 버린 오래된 기름이 날개에 묻어 떼고 있어.”

무당새: “기름이 날개에 묻어있으면 제대로 잘 날 수가 없거든.”


동글이: “어쩌다 오래된 기름을 날개에 묻혔니…? 조심하지 않고”

힝둥새: “조심이야 늘 하지 그렇지 않음 요즈음엔 하루도 살기 어려워”

호반새: “우리 새들에겐 온 천지가 죽음의 덫인 것 같아 불안해서 날기가 싫어”


동글이: “쯧쯧 가엾어라”

물레새: “얘! 나 좀 도와줘 다리가 몹시 아파서 그래”

동글이: “깜짝이야! 너흰 또 누구니? 그리고 어디를 어떻게 다쳐 길래? 이렇게 놀랬기니”
크낙새: “놀라게 했담 미안해 내 처지가 몹시 다급해서 그랬어.”

동글이: “그런데 너희 왜 다리를 절고 날개는 또 왜 그 모양이니? 어디서 놀다 다쳤나 보네”

홍여새: “놀다 다쳤음 억울하지나 않지!”

파랑새: “그러게…. 요즘 세상에 우리가 마음 놓고 놀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어.”

동글이: “그럼, 어쩌다 다쳤니…?”

되솔새: “너, 정말 몰라서 묻니?”

방울새: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시피”

황여새: “사냥꾼 아저씨가 놓아둔 새 덫에 걸려 이 모양이 된 거야”

물총새: “그뿐이겠니

소쩍새: “우리 둘은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날개를 심하게 다쳐 이젠 날 수도 없게 됐는걸.”

동글이: “너희 정말 조심해야겠어. 그래 내가 뭘 도와주면 되니?”

황금새: “네가 흙에 피 뭍인 내 다리를 씻어주면 깨끗해지고

올빼미: 아픈 다리가 나을 것 같아서 그래”

동고비: “우리도 좀 도와주라 난 지금 배가 몹시 고프니 먹을 것 있으면 조금만 나눠줘”

동글이: “너희 참 딱하기도 하다”

굴뚝새: “왜? 내가 뭘 어째 길래…?”

동글이: “너희 새들이야 부지런하기만 하면 먹이야 늘린 게 먹이잖아”

쑥새: “옛말 하고 있네. 너 어디서 왔니?”

원앙새: “요즘엔 예전과 달라서

저어새: “이 나라 땅 위에 영그는 곡식과 곤충은 믿고 먹을 수가 없어”
동글이: “그건 또 왜 그런데?”

 

 체구에 걸맞지 않게 동글이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새들이 여태 살면서 숱한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시달림을 받았고 곤욕을 치렀으면 저다지도 마음을 열지 못한 채 누구에게나 예민하고 신경질적으로 대할까 하는 애처로운 생각에 동글이의 마음은 무척이나 아팠어요. 동글이는 마음속으로 사람들에게서 받은 뭇 상처들 탓에 굳게 닫혀버린 새들의 마음을 열어주어 새들이 더욱 아리따운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게 해 주어야겠다고 다짐하며 발걸음을 조심스레 새들을 향해 옮겨갔어요.

 

되솔새: “어휴! 답답해 너 아주 벽창호구나”

굴뚝새: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농약을 너무 많이 뿌려 우리 새들이 먹을 것이 없단 말이야.”

동글이: 너희 정말 딱하게 됐구나.”

꾀꼬리: “어디 땅 위에만 그렇겠어.”

두견이: “도시는 물론이고 농촌 어촌 어디든 이젠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곳이 없는 것 같아”


팔색조: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절로 옛 생각이 나는데 말이야.”

뜸부기: “예전엔 이 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이 자자하게 났었지!”

개개비: “그래서 전 세계를 두루 다니는 우리 철새들도 이 나라를 즐겨 찾아오곤 했었지!”

동글이: “그런데 지금은 달라?”

삼광조: “온갖 아름다운 소리와 갖은 깃털로 장식한 우리 철새들도”

꾀꼬리: “자주 찾던 이 나라를 점차 외면하고 있어.”

올빼미: “우리도 생각을 지닌 생명체인데 싫다고 내치는데 누가 좋다며 찾아오겠어.”

두루미: “동물과 식물이 살 수 없는 곳엔 사람도 살 수 없단 걸 모르나 봐”

진박새: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들이야 누가 뭐래”

물수리: “미래를 생각하고 장차 이 땅을 가꾸며 살아갈 후손들도 생각해 줘야지”

동글이: “그렇다고 외면하면 되니? 그럴수록 너희가 자주 찾아와서 사람들 마음속에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새겨주고 세상 사람들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삼천리금수강산이라 소문난 이 나라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고 대자연과 친숙한 벗이 되게 해 줘야지”

흰 까치: “참! 동글이 넌 물이니 세상 사람들 마음을 깨끗이 씻을 수 없을까…?”

동글이: “물의 나라로 돌아가면 임금님께 말씀드려 볼게”

왜가리: “그래 부탁이야 꼭 그렇게 해서

참수리: 사람들과 대자연이 한데 어울려 사는 세상을 만들어 줘”

 동글이는 주위로 모여든 갖은 텃새와 철새들과 날이 갈수록 파괴되어 가는 세상 대자연을 함께 걱정하던 동글이는 새들의 간절한 부탁을 가슴에 새겨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무거운 걸음을 옮겼어요. 갖은 텃새와 철새의 곱디고운 목소리로 전하는 작별의 인사를 뒤로 남긴 채 노을이 붉게 물드는 저녁 하늘을 우러러 물방울의 간절한 기원을 올리며 또 다른 물의 무리에 합세하여 아래로 흘러갔어요.

 얼마쯤 흘러가다 보니 밤이 깊었어요. 밤이 깊었으니 동글이도 잠시 쉬어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어느 저수지 부근 물속 수초 한 포기에 몸을 의지한 채 막 잠이 들려 할 때였어요. 누군가 멀리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궁금해진 동글이는 물 위로 머리를 뾰족이 내밀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어요.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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