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은 장애인 일자리 확대 및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지난 9월 ‘2017년 장애인일자리사업 우수참여자 체험수기’를 공모했다.

이번 공모에는 17개 시‧도에서 75건의 수기가 접수됐으며 심사결과 최우수상 4편, 우수상 9편 등 총 13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에이블뉴스는 수상작을 연재한다. 열한 번째는 복지일자리 부문 우수상 수상작 ‘나를 바꿔준 일자리사업’이다.

나를 바꿔준 일자리사업

우승준(충남 천안시)

저는 원래 게임을 좋아하며 집 밖으로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일자리에 지원하라고 선생님이 말씀을 해주셨을 때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일을 하기 전 천안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급식보조이니 항상 손을 씻고 깨끗해야 다른 사람들이 기분 좋게 밥을 먹을 수 있다고 이야기를 듣고 아침에 씻고 학교 가야지라고 생각을 했지만 저녁에 게임을 하고 자면 집이 너무 멀어 아침에 일어나는 것부터가 너무 힘들어서 씻지 않고 급하게 학교에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씻지 않고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샤워실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고 근무복으로 갈아입기 전에 항상 입고 왔던 옷을 세탁하고 일이 끝나면 다시 샤워를 하고 근무복을 세탁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지만 선생님이 시켜서 샤워를 했었습니다. 일을 하다 다른 선생님과 친구들이 ‘승준이한테 이제 냄새 안 난다’, ‘깨끗하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말이 저를 즐겁게 해주어 이제는 제가 씻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에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지 않고 결석을 해서 혼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일을 시작했을 때 제가 학교에 나오지 않아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저의 일까지 하느라 많이 힘들었으며 앞으로는 빠지지 않고 같이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내가 일을 하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미안한 마음을 갖고 다음날 일을 열심히 하려고 했습니다. 일을 하는 친구들은 같은 학년 친구들로 함께 일을 하는 건 너무 즐겁습니다.

집에서 혼자 게임하는 걸 가장 좋아했었는데 일하면서 잠깐 이야기 나누는 게 너무 재미있습니다. 자주 이야기를 해서 영양사선생님한테 혼날 때도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일을 해 본 적이 없어 용돈만 받았습니다. 일자리를 하면서 월급을 처음 받아 봤습니다. 처음에는 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아빠에게 드렸습니다.

저에게 기특하다고 칭찬을 해주시며 기뻐하셔서 일을 하는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매일 일을 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학교에 나오려고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주방보조라는 일자리는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많이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말로만 들었을 때 제가 생각했던 일과 제가 경험한 일은 조금 달랐습니다. 하얀 위생복과 위생모자가 멋지게 보이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이 할 때 부럽기도 했었지만 미끄러운 물이 가득하고 도구가 많은 주방은 조금 위험하기도 해서 조심조심 일을 하였습니다.

항상 신경을 써야 해서 피곤했지만 후배들과 친구들이 정리를 고맙다고 이야기를 해줄 때면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아 피곤 을 잊을 만큼 뿌듯했습니다.

나중에 학교를 졸업하면 직장을 가져야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었지만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 않고 선생님이나 아빠가 시키는 일 해야지 라고 생각만 했습니다.

복지일자리사업을 하게 되면서 주방 보조 일도 저랑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다른 일은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기회가 있다면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졸업을 하게 되면 일자리사업이 아니라 다른 일자리를 찾아 취업하고 나와 우리 가족이 모두 행복해 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습니다.

저는 일을 하면서 제가 바뀐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기회가 되면 장애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서 좋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그 즐거움을 다른 친구들과 후배들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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