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들의 관람을 거부한 연극<호랑이 아줌마> 포스터 <사진제공 제이티 컬쳐>

발달장애인, 정신지체장애인 18명과 인솔교사 5명이 연극 <호랑이 아줌마>에 무료 초청돼 갔다가 극장 출입을 거부당한 일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인천지역 그룹홈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과 교사들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부설 사회복지센터(www.bokji.net)에서 발달장애인, 정신지체장애인들의 문화체험 일환으로 벌인 문화나눔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지난 10일 저녁 서울 대학로로 연극 <호랑이 아줌마>를 보러갔다.

하지만 이들은 기획사측으로부터 ‘장애인들의 입장은 공연에 방해가 되고, 장애인들의 수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장을 전면 거부당했다.

당시 그룹홈 인솔교사들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황당하게 돌려보낸 이 상황은 그냥 참고 있지 않겠다’고 말하고, 입장을 거부한 기획사 기획팀장의 명함을 받아 인천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다음날 즉시 복지넷등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밝히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복지넷등에 올린 글에서 “기획사측은 어제 공연에 장애인 친구들이 와서 난동을 부려 연극이 중단됐다고 장애인들에게 맞는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이야기했다. 우린 친구들의 장애정도를 이야기하며 관람이 가능하다고 설득했지만 어제 온 장애인시설 선생님도 그렇게 이야기했다며 요지부동 꼿꼿한 태도로 돌아가라고만 반복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이들은 “기획사측은 <호랑이 아줌마>가 모노극이라 여러분 수준에 안 맞다”며 “우리 기획사에서 5월까지 많은 공연이 있으니 수준에 맞는 뮤지컬을 찾아서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이 극에 출연 중인 전 국회의원 정한용씨도 ‘공연에 방해 안 되게 들여 보내지 말라고 했다’고 기획사측이 말했다”면서 “공인에 정치까지 했다는 사람이 너무 경솔한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공연 기획사 제이티컬쳐 측은 일이 커지자 복지넷에 ‘호랑이 아줌마 입장유보 사과문’이라는 제하의 사과문을 올리고, 해명에 나섰다.

기획사측은 이 사과문에서 “사전 준비부족과 현장상황대처능력의 미흡함으로 본의와는 무관하게 불편과 상처를 안겨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입장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기획사측은 “전날 발달장애아들이 단체관람을 했는데, 공연이 시작된 지 5분이 지나지 않아 발달장애아들의 돌발적인 행동에 공연이 큰 차질이 있었다”며 “정치풍자극 모노드라마인 ‘호랑이 아줌마’가 발달장애인들의 돌발적인 상황을 안고 갈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고 판단해 발달장애 친구들의 관람을 잠시 유보하거나 혹은 다른 작품의 공연관람으로 대체하도록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또 기획사측은 “제작팀은 이 문제가 정한용씨 개인의 인격과 명예를 침해하는 문제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당일 정한용씨는 무대보다 훨씬 안쪽에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모른 채 공연에 임했다. 오해에서 비롯된 심각한 인격적모독과 명예훼손은 즉시 중지해 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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