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특별한 모임이 있다. 바로 근육장애인들의 자조모임인 ‘두근두근’. 이름은 매달 2째 주 토요일에 만나는 근육장애인들의 모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전국 근육장애인들의 온라인 모임인 행복카페에서 만난 10여명의 사람들이 주축이 돼 지난 3월 첫 모임을 가진 뒤 계속되고 있다. 현재 회원도 알음알음 모여 36명으로 늘었다.
모임 때 마다 꼭 주제를 정해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도움 되는 정보가 있으면 소개한다. 여기에 자립 생활 준비 등 어려움이나 고민을 상담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로서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0일 3번째 모임에서는 자립생활 중인 이범구(31세, 지체1급)씨의 이사소식이 나왔고, 축하의 말과 함께 서로 자립생활을 준비하는 회원들에게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은 지난달 16일 집에 홀로 있던 중 인공호흡기가 빠져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에 놓여 있는 근육장애인 오지석(남, 32세, 지체1급)씨의 이야기였다.
회원은 아니지만 근육장애인들이 이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소식을 전한 서혜영 씨를 비롯한 회원들은 오 씨의 빠른 쾌유를 간절히 바라며, 이 같은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되길 희망했다.
이처럼 ‘두근두근’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좋은 일에는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고, 슬픔에 대해서는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근육장애인인 회원들이 집이 아닌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회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정훈(26세, 지체1급)씨는 “다른 모임과는 다르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잘 이해하는 모임”이라면서 “같은 장애를 가진 회원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편하고, 다른 모임에 비해서 많은 얘기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모임을 계획한 이거웅(39세, 지체1급)씨도 “정기모임의 경우 몇 번 빠지게 되면 부담 같은 것도 있게 되는데 자유롭게 참석하면서 회원들 서로가 각자가 살아가는 경험을 알려 주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비장애인들에게는 평범한 일일수도 있는데 중증장애인이 밖으로 나오면 바람도 쐴 수 있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씨는 모임이 안정화돼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길 희망하며 “두근두근 뿐만 아니라 (소수 장애인들의) 자조모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와상장애인의 경우 밖에 나오고 싶지만 이 같은 상황에 맞는 차량 지원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불가능 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는 것.
서혜영 씨도 “비교적 큰 단체의 자조모임은 지원을 받는 걸고 있고 있다”면서 자조모임 활성화를 위한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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