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특수교육과 박희찬 교수.ⓒ에이블뉴스

올해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활성화 방안으로 실시했던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사 보조일자리 시범사업’의 만족도, 직무능력 향상이 높은 것으로 조사돼 본 사업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이 확인됐다.

가톨릭대학교 특수교육과 박희찬 교수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일자리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사 보조원 직무분석 및 직업배치 연구’를 발표했다.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사 보조일자리 시범사업은 취업률이 저조한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요양보호사의 업무를 지원하는 일자리에 다양한 방식으로 배치한 사업이다. 지난 6월부터 12월까지 12개 전문 수행기관에서 발달장애인 총 14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먼저 2013년 9월 기준 129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의 현황을 살펴보면, 이 사업에 참여한 배치기관은 총 45개소였다. 유형별로 보면 요양시설이 27개소로 60%를 차지했으며, 이어 노인전문요양병원, 재가방문요양센터 각 7개소, 주단기보호센터 4개소 등이었다.

참여자 직무배치 현황은 요양서비스 유형에 따라 시설형이 116명(89.9%)으로 대부분이었고, 방문형이 13명 정도였다. 근로시간 유형으로는 시간제 71명(55%), 준전일제 42명(32.6%), 전일제 16명(12.4%) 등이었다.

배치인원 유형으로는 개별배치 116명(89.9%), 그룹배치 13명(10.1%)이었으며, 직무지도원의 전공은 사회복지사가 19명(48.7%), 직업재활 12명(30.8%) 등이었다.

또한 시범 사업 참여자 35명을 대상으로 3차 직무능력 향상을 평가한 결과, 요양보호사 보조원의 과제로 중요하며, 자주 수행하고 수월한 과제는 모두 8개였다.

구체적으로 ▲부식복용 보조업무 ▲세면시키기 보조업무 ▲실내 이동돕기 보조업무 ▲대화하기 보조업무 ▲식사 도와드리기 보조업무 ▲식사 후 소화 돕기 보조업무 ▲설거지하기 보조업무 ▲주변 정리하기 보조업무 등이었다.

시범사업을 통해 참여자들의 직무능력도 점차 향상됐다. 1차 63.1점, 2차 78.6점, 3차 85.2점으로 점차 향상, 평균 22.1점의 향상 수준을 나타낸 것. 기관 유형별 직무능력 향상도는 주단기보호센터에 배치된 참여자가 27.6점으로 가장 높은 향상 수준을 나타냈으며, 요양병원 26점, 요양시설 20점, 재가방문요양센터 10.1점 순이었다.

시범사업에 대해 만족도도 모두 높았다. 참여 장애인 128명, 가족 122명, 동료 근로자 59명 등 총 337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참여자의 경우 89.7점으로 조사됐다.

남자(90점)가 여자(89.3점)보다 높았으며, 연령대의 경우 26세 이상의 참여자(94점)가 가장 높았다. 유형별로는 자폐성장애인(91점)이 지적장애인(89.3점)보다 만족했으며, 기관 유형별로는 주단기보호센터가 94.3점으로 높았다.

이는 주단기보호센터 이용자 대부분이 활동 가능한 어르신으로, 참여자와의 원할한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 있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실시로 쉽게 지루해지지 않는 업무특성에 기인한 결과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가족 만족도는 83.6점, 수행기관 담당자 및 직무지원도원의 경우도 각각 87.2점, 86점으로 매우 높았다. 동료근로자의 경우도 79.6점이었다.

박 교수는 “발달장애인이 요양보호사 보조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방안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중앙과 지방의 재정지원 장애인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정착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인식개선과 홍보가 필요하다”며 “일자리 정착을 위해서 장기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보호사 보조원의 급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다양한 직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장애정도와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배치 방법 고려, 직무분석을 통한 가능직무 탐색과 적용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범사업과 같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일자리 개발과 직무지도원의 예산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박 교수는 요양보호사 보조원에 있어 자격시험 없이 일정 시간의 교육과 실습으로 갖출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발달장애인 관련법 안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요양보호사 보조원이나 다른 직업 영역에서의 보조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내용 포함 등도 함께 제언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김정희 부장, 시범사업 참여자 배광직씨.ⓒ에이블뉴스

이에 한국장애인개발원 김정희 부장은 “참여자 및 가족의 시범사업 만족도 등이 높은 수준이고, 최근 노인복지시설 및 입소정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사 보조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발달장애인 실태조사 등을 살펴보면 근속기간이 짧은게 문제다. 어떻게 계속해서 유지할 것인지 근로기간의 지속성 유지의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장은 “아무리 좋은 결과를 창출한다해도 예산이 없다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확보가 중요하다. 같은 맥락으로 사업수행기관도 확대가 필요하다”며 “제도개선을 통한 요양기관 종사자 배치기준 변경 및 급여책정 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범사업을 참여하고 있는 지적장애 2급 배광직씨는 ‘나의 부족한 점을 채우는 데 배울점이 많겠다’는 확신에 참가했으며, 실습을 통해 점점 변화된 모습에 큰 자신감을 얻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씨는 “집안일 할 수 있는 수준이면 다 되겠네 라고 겉으론 생각했지만 생각외로 어려웠다. 하지만 집에서 했던 습관과 일주일간 수업을 들은 내용을 참고해 일을 하며 자부심이 커졌다”며 “밖에서는 인격적이지만 집에서는 모질때가 잦다. 하지만 실습을 거치면서 모난 성격이 감축됐으며, 부모에게 잘하고, 집 청소도 자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씨는 “힘들었던 점은 거리가 멀었다. 집에서 전철로 가면 1시간 10분이 걸렸다. 거리 때문에 전철 시간을 맞춰야 하고 전철시간 때문에 전철을 놓쳐 늦는 경우도 있었다”며 “앞으로 노인인구가 많아지기 때문에 요양보호사가 많이 필요하다. 보조일자리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일자리가 필요할 것이다. 더 많이 배치돼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부터 5명의 발달장애인이 참여하고 있는 에덴노인전문요양센터 정현철 센터장은 “근로환경이 개선됐고, 20대 젊은이들의 인력 투입으로 기관의 활력이 생겼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서비스의 전문성이 강화돼 청소시간에 어르신들의 신체기능훈련 및 상담 등의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보면 요양원마다 시스템의 차별화가 있으며 중점을 두는 서비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직무배치시 시설차원의 사전 직무교육이 필요하다”며 “언어장애가 있으면 말벗서비스 외 기타 서비스 적용하거나, 노래부르기를 좋아한다면 어르신 노래방 프로그램 보조인력으로 투입하는 등의 개별 수행지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일자리 활성화 방안 세미나’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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