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극본 김지은, 연출 이승영, 정상희)는 기획의도에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여자가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휴먼 미스터리 드라마”라고 한다.

은수현(김남주 분)은 심리학 교수이자 작가이다. 다섯 살 어린 아들 강건우를 두고 출장을 갔다. 집에는 남편 강수호(김강우 분)가 있었는데 강수호는 ABS 정치부 기자였다. 남편 강수호가 아들 건우가 열이 나고 아프다고 아내 은수현에게 전화를 했다.

원더풀 월드. ⓒMBC
원더풀 월드. ⓒMBC

딸 바보가 아니라 아들 바보인 은수현은 아들이 아프다는 소리에 출장도 팽개치고 허둥지둥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와 보니 아들의 병세는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은수현 : “건우가 많이 아픈 줄 알았더니 별거 아니잖아.”

강수호 : “나는 당신이 이렇게 출장을 때려치고 돌아올 줄은 몰랐지”

아들 건우의 병세는 별거 아니었고 건우는 마당에서 놀고 있었다. 은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건우를 찾아서 마당으로 나갔다. 그런데 마당에 있어야 할 건우가 없었다. 대문이 열려 있었다. 건우야 건우야, 은수현은 아들을 부르며 대문 밖으로 찾아나갔다.

건우는 어디에도 없었다. 은수현 뿐 아니라 강수호도 아들 건우를 찾아 나섰다. 어디선가 교통사고가 났다. 권지웅(오만석 분)이 어린 강건우를 못 보고 치었다는 것이다. 강건우는 그렇게 갔다.

아들이 간곳에서 통곡하는 엄마 은수현. ⓒMBC
아들이 간곳에서 통곡하는 엄마 은수현. ⓒMBC

재판이 시작되었다. 재판은 엄마 은수현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그날 은수현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대문을 잠그지 않았으며 어린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했다는 죄목이었다.

가해자 권지웅(오만석 분)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은수현은 권지웅에게 "내 아들 앞에서 직접 사과하라"고 했다. 권지웅은 “아까 법원에서 다 사과하지 않았느냐 뭘 더 사과하라는 거냐?”

은수현이 뒤돌아선 권지웅의 다리를 붙잡고 "제발 내 새끼 앞에서 사과해달라. 내 새끼는 죽고 세상에 없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라며 악을 썼다. 그러나 권지웅은 "얼마면 되냐. 나 아무런 책임 없지만, 도의적으로 챙겨드리겠다. 운 좋은 줄 아시라"라며 뻔뻔하게 답했다. 절망한 은수현은 권지웅을 차로 쳤다.

권지웅의 뻔뻔함에 절망한 은수현. ⓒMBC
권지웅의 뻔뻔함에 절망한 은수현. ⓒMBC

은수현은 마지막 변론에서 “제가 그 사람을 죽인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선처, 바라지 않습니다.”라며 감형을 거부한 채 7년을 선고받고 교도소 생활을 시작했다.

은수현은 교도소에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사람들도 감히 은수현을 건드리지 못했다. 재봉틀에 손가락이 박혀 피를 철철 흘려도 은수현은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그때 은수현에게 다가온 한 사람이 있었다. 장형자(강애심 분)는 자기도 사람을 죽여서 들어 왔다고 했다. 장형자는 바람을 피운 남편이 너무 미워서 불을 질렀는데 엉뚱하게 다른 부부가 불에 타 죽었고 어린 아들만 홀로 남았다고 했다.

장형자는 은수현과 터놓고 지내면서 그동안 그 아들에게 속죄의 심정으로 그 애가 행복하기를 빌면서 날마다 일기를 썼는데 은수현에게 좀 전해 달라고 했다. 장형자는 암으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교도소에서 아들을 생각하며 울부짖는 은수현. ⓒMBC
교도소에서 아들을 생각하며 울부짖는 은수현. ⓒMBC

은수현은 출소하였다. 출소하자마자 아들 건우의 무덤을 찾았고 그리고 장형자 언니가 부탁한 그 아들을 찾았다. 그 아들이 권선율(차은우 분)이었다. 은수현은 권선율을 위해서 장형자 대신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그러나 권선율은 냉랭하기만 했고 “당신은 살인자잖아”라며 오히려 은수현을 비웃었다.

은수현이 권선율을 만나고 카페에서 나오자 모든 사람이 전과자 은수현을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때 앞집에 사는 윤혜금(차수연 분)이 은수현의 손을 잡아끌며 어서 차에 타라고 했다. 윤혜금은 은수현을 자기 차에 태우고 자기 집으로 가서 차를 대접했다.

윤혜금 : “다른 아이들이 우리 희재를 거품 괴물이라고 놀릴 때 건우는 세상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형이라며 같이 놀아 주었어요. 그게 모두 언니의 교육 덕분이 아니겠어요. 언니는 정말 좋은 엄마였어요.”

윤혜금은 뇌전증 아들 윤희재를 홀로 키우고 있었는데 은수현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은수현에게 차를 대접하는 윤혜금. ⓒMBC
은수현에게 차를 대접하는 윤혜금. ⓒMBC

은수현이 구속되었을 때 남편 강수호는 해외주재원으로 나가 있었는데 은수현이 출소하자 남편 강수호도 돌아왔다. 방송국에서는 은수현에게 남편이 다시 방송을 하게 되었으니 부부 동반으로 나와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은수현은 많이 망설였으나 남편 강수호를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 아들은 별을 좋아했는데 정말 별이 되었다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은수현이 방송을 끝내고 대기실로 돌아오자 봉투가 하나 배달되었다. 봉투 속에는 남편이 웬 여자와 키스하고 있었는데 여자는 등을 보이고 있었다.

은수현이 남편에게 사진 이야기를 했다. 남편 강수호는 별거 아니라며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은수현도 자기가 구속되었을 때 남편에게 여자가 필요했던 모양이라며 은수현은 그 여자가 누군지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넘기기로 했다.

남편 강수호가 웬 여자와 키스하는 모습. ⓒMBC
남편 강수호가 웬 여자와 키스하는 모습. ⓒMBC

은수현이 남편을 만나려고 방송국 앞에서 전화를 했다. 강수호가 회의가 있어서 늦겠다고 했는데 강수호가 차를 타고 나갔다. 은수현이 남편 차를 쫓아갔다. 남편은 어느 호텔로 들어갔다. 은수현도 따라갔다. 그런데 남편 강수호가 호텔에서 만나는 여자가 앞집 여자 윤혜금이었다.

은수현은 치를 떨며 앞집 여자 윤혜금을 찾아갔다. 이게 뭐야, 은수현은 사진을 내밀었다. 죄송합니다. 윤혜금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은수현은 우리 건우 다시는 그 입에 올리지 말라며 일갈하고 돌아섰다.

은수현이 희재의 얼굴을 왼쪽으로 돌려 주었다. ⓒMBC
은수현이 희재의 얼굴을 왼쪽으로 돌려 주었다. ⓒMBC

은수현이 외출에 돌아오는데 집 앞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은수현이 다가가보니 윤희재가 집 앞에 쓰러져서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은수현이 사람들을 헤치고 희재에게 다가가서 와이셔츠 단추를 끄르고 목을 왼쪽으로 돌려주었다.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119에 연락할까요 등으로 웅성거렸다. 은수현은 잠자코 희재를 지켜 보았다.

뇌전증으로 발작할 때는 목이 물리지 않게 느슨하게 해 주고 고개를 한쪽으로 돌려서 침이나 거품이 흘러내리게 해야 한다. 뇌전증 발작을 할 때 입에 뭘 넣거나 사지를 움직이지 못하게 누르거나 하면 안 된다.

뇌전증의 경련발작은 보통은 2~3분 안에 끝이 나므로 위험하지 않도록 조용히 지켜보면 되고 5분이 넘어갈 것 같으면 119에 연락하라고 하는데 필자도 아직 119에 신고할 정도로 발작이 길게 가는 뇌전증 장애인은 본 적이 없다.

뇌전증 발작에 대한 응급 수칙. ⓒ한국뇌전증협회
뇌전증 발작에 대한 응급 수칙. ⓒ한국뇌전증협회

드라마에서 뇌전증 장애인이 가끔 등장하는데 어떤 때는 입에 볼펜에 물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짓누르는 경우도 있었다. ‘원더풀 월드’에서 은수현은 뇌전증 발작에 대하여 응급 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윤희재의 엄마 윤혜금이 어디선가 뛰어오더니 희재를 안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은수현이 응급 처치를 잘하고 있었는데 희재 상태를 보지도 않고 급하게 아이를 안고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것은 좀 아니지 싶다.

윤혜금이 아이를 방으로 데려간 사이 은수현이 거실에서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 사진은 윤혜금이 아이와 함께 해외여행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했는데 사진에 적힌 날짜를 보고 은수현은 아득해졌다.

윤희재가 잠이 들었는지 윤혜금이 밖으로 나왔다. “왜 거짓말했어요? 사진 속 여자 당신 아니죠?” 사진에 적힌 날짜가 전혀 달랐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거짓말했어요. 사진 속 여자 저 아니에요.” 윤혜금은 은수현에게 무릎을 꿇었다.

한국에 있지도 않았는데 왜 거짓말을 했느냐는 은수현의 다그침에 윤혜금은 희재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럼 그 여자는 누구예요, 그건 말 못 해요.

권선율과 은수현. ⓒMBC
권선율과 은수현. ⓒMBC

뇌전증은 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는 에피소드일 뿐이지만, 그동안의 등장했던 뇌전증 발작의 응급 수칙에 비해서 비교적 잘 대처한 것 같았다.

‘원더풀 월드’에서 사진 속의 여자는 은수현의 친동생 같은 한유리(임세미 분)였다. 그날 강건우는 친한 이모 한유리가 나가는 것을 보고 쫓아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었다.

은수현의 아들 강건우가 죽었다. 은수현은 강건우를 죽인 권지웅(오만석 분)이 사과도 없이 김준(박혁권 분) 의원의 빽으로 풀려나 뻔뻔하게 굴자 은수현이 밀어 버렸다.

은수현이 권지웅을 밀어버린 것은 잘못이지만 아들 잃은 엄마는 못 할 것이 없다면서 선처를 바라지도 않았다. 권선율은 장형자가 찾던 아이가 아니라 권지웅의 아들이었다. 권선율은 그의 아버지권지웅처럼 정치적 야심으로 못할 것이 없는 김준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 가운데 강수호의 불륜과 치정과 배신에다, 식물인간이 된 권선율의 엄마 김은민(강명주 분)의 무단횡단 교통사고와 김준의 정치적 검은거래 등 바람직하지 않은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나 내 가족은 안 돼. 

아들을 잃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피 터지는 진흙탕 싸움에서 독자들은 과연 무엇을 건질 수 있을까? 그나마 김남주의 노련한 연기와 차은우의 잘생긴 외모에서 위안을 얻어야 하나.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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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원장은 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는 결코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이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원장은 또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하는 아름다운 마음 밭을 가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일성은 이 원장이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면서 장애인이 받고 있는 불이익을 현장에서 몸으로 뛰며 실천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이복남 원장은 현재 장애인 상담넷 하늘사랑가족<하사가>를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 홈페이지: http://www.988-7373.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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