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인 신도림역 지하보도에 안전성이 검증이 안된 수직형리프트가 설치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박종태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역 건너편 구 대일학원 자리에서 신도림역 방향으로 설치된 지하보도에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다. 올해 12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인데, 문제는 엘리베이터 기종에 있다.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기종은 구로구청에서 지정했는데, 스크루 방식 수직형 리프트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로구 관계에는 같은 방식 수직형리프트가 다수 설치되어 있다. 구로구청에서 직접 설치를 하든지 기부체납을 받든지 꼭 스크루 방식을 고집한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곳은 신도림역앞 보도 육교, 고척교 롯데마트 앞 보도육교, 애경백화점 앞 보도육교, 칠성아파트 앞 보도육교, 구일역 앞 보도육교 등.

이 제품을 설치한 K사는 2003년도 수원역 앞에 똑같은 방식의 제품을 설치했다가 무허가로 제재를 받고 로프식으로 교체한 적이 있는 곳이다. 그 후 우후죽순으로 전국적으로 20여대 넘게 설치됐다. 스크루방식 수직형 리프트는 특수 구조 승강기로 대체검사기준이 적용이 되고 있다.

기계실이 없는 것이 특징인 MRL 방식의 경우도 애초에는 대체검사기준을 적용했는데, 2004년 12월 1일 법규를 개정해서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2005년 12월1일부터 적용이 되고 있다. 이는 MRL 방식이 고장이 잦고 문제가 심각해 법규를 강화, 장애인의 생명을 보호하는 한편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노력이 결심을 맺은 것이다.

스크루 방식 수직형리프트는 아직도 대체기준밖에 없어 장애인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방식은 속도가 걸음걸이처럼 느리고, 쿵쿵 소리가 나며 진동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격도 MRL 방식보다 더 비싼 실정인데, 구로구에서 이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크루 방식과 MRL 방식의 제품을 동시에 설치한 수원시 권선구청 관계자는 “승차감 등을 고려해 MRL 방식 엘리베이터를 적극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종류 제품의 애프터서비스를 담당하는 대원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스크루 방식은 승차감과 속도 때문에 시민들의 항의가 있다”면서 “A/S 하기도 어려워 업체를 몇 번씩 불러서 A/S를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남시에서 스크루 방식 리프트를 문의해와 직접 타보고 결정하라고 했다”고 덧붙이면서 “부산시 다대구 다대초등학교 앞 육교에 설치된 스크루 방식의 수직형리프트도 사하구청에서 A/S를 맡겼지만 못하겠다고 포기했다”고 전했다.

승강기안전관리원 한 관계자도 “왜 그 제품을 그렇게 고집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장애인 등 시민이 갇혔을 때 출입구문을 개방하려면 스크루 방식의 경우 기계에 올라가서 스크루 나사를 돌리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기술표준원 안전정책과 임남혁 연구원은 “제품이 6~7년 되었으니 문제가 있으면 법규를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제품이 나왔는데도 안전문제를 담보할 수 있도록 법규를 점검하지 않다가 문제가 생기니까 이제야 법규 개정을 언급하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는 안전성이 검증 안된 스크루 방식 수직형리프트 설치를 고집하고 있다. 양쪽이 이 방식 리프트를 설치한 신도림역 인근 육교.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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