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엔지오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한국 엔지오 돕는 폴케이문씨와 그의 학생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5-08-05 18:18:30
“유엔 안에서 한국 정부가 국제적인 법을 만드는데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제 법은 영어로 만들기 때문에 유럽이나 북아메리카에서 보통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데, 영어에 익숙치 않은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나오니까 각 나라 대표단들이 깜짝깜짝 놀란다.
특히 장애여성 조항에 대해 논의할 때 모든 사람들이 한국을 칭찬하는 것을 듣고 정말 뿌듯했다. 국제 법을 만드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엔지오들이 정말 잘하고 있다고 본다.”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6차 특별위원회에서 우리나라 엔지오대표단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는 폴케이문(Paul K. Moon)씨는 우리나라 엔지오대표단의 활동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폴케이문씨는 30년 전 미국에 이민와서 현재 프린스턴에 살고 있는 재미동포이다. 약 20년 동안 고등학생들에게 미국 대학 입학시험인 ‘SAT’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으며, SAT와 관련해 그가 직접 집필한 책만 3권이다. 그는 한때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1년 전부터는 프린스턴에 유학원을 차려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현재 폴케이문씨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5명을 데리고 매일 아침 기차를 타고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6차 특별위원회 회의장에 출근한다. 프린스턴에서 유엔빌딩까지는 약 3시간 거리다.
“오히려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아이들에게 한국 엔지오에게 붙어서 여러 가지 잡일을 하라고 하고 있어요. 주로 복사나 간단한 통역, 심부름 등을 하는 수준이죠, 뭐.”
이 학생들은 모두 한국인 2세이다. 폴케이문(Paul K. Moon)씨는 “한국의 장애여성들이 전 세계 장애여성 리더들에게 자극을 주는 것을 보고 학생들이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이 도와주는 것 하나하나 결과가 나오니까 정말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학생들은 한국 엔지오를 위한 자원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 고등학생들은 국제장애인연대회의(IDC)의 점자자료를 조달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유엔에는 점자출력기가 없어 10개 블록이 넘는 거리를 매번 왔다갔다하는 것. 유엔차원의 지원이 없어 출력비도 자신들이 부담하고 있다.
사실 이들은 유엔차원에서 허가를 맡은 자원봉사자들이다. 유엔차원에서 엔지오 참가단을 위해 자원봉사을 붙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는 폴케이문(Paul K. Moon)씨의 열정적인 에너지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폴케이문씨가 한국 엔지오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제5차 특별위원회 때부터다. 그는 한국 엔지오의 한 인사와 알음알음 아는 사이일 뿐이지만,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엔지오들의 돕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엔지오들이 앞으로 더욱더 선전을 펼쳐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 엔지오들이 장애여성이 조약 안에 두드러지게 나오게 하는 과정은 성공했는데, 앞으로 조약 만드는 과정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매듭을 잘 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뉴욕/소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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