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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생활 패러다임, 더 가까이 왔다

탈시설 운동 활발…주거권 대안찾기 신드롬

장기요양까지 접수…새로운 이슈 계속될 듯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2-30 20:20:32
지난 4월 사회복지시설 비리척결과 탈시설권리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단이 개최한 ‘탈시설 마을 만들기 선포식’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 4월 사회복지시설 비리척결과 탈시설권리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단이 개최한 ‘탈시설 마을 만들기 선포식’ 모습. ⓒ에이블뉴스
[2008년 결산]-⑧자립생활

다사다난했던 2008년이 다 지나가고 있다. 에이블뉴스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08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8년 장애인계를 결산하는 특집을 진행한다. 여덟 번째 순서는 8위로 뽑힌 '자립생활'이다.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의 삶의 선택권과 결정권을 갖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자립생활 패러다임.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올해도 장애인계 키워드로 뽑히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착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2008년 한 해 동안 장애인 자립생활의 실현을 위해 구체적인 탈시설 방안을 찾는 운동과 장애인주거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됐다.

탈시설 운동은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과탈시설권리쟁취를위한공동투쟁단이 중심이 되어 전개됐다. 공투단은 3월 25일부터 ‘시설수용 장애인을 위한 자립주택 지원’, ‘자립생활 체험홈 지원’, ‘대규모 수용시설이 아닌 그룹홈 확대’, ‘시설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초기정착금 제공’, ‘활동보조생활시간 보장’, ‘활동보조서비스를 권리로 인정’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했다.

한 사람으로 그리고 국민으로, 기본권을 보장받으며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해 이들의 목소리는 농성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커져만 갔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투단측과 만나 장애인 복지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니 기다려달라고 말했고, 이들은 오 시장의 말을 믿고 50일 간의 긴 노숙농성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6일 서울시는 ‘장애인행복도시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이 프로젝트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것에는 틀림없었고, 현재보다 진전된 것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공투단측을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공투단은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을 향해 장애인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프로젝트를 새롭게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12월 22일부터 '장애인수용시설 반대, 탈시설권리 쟁취'를 촉구하며 서울시청 광장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시 거리로 나서 시민들을 향해 외치던 그들의 목소리는 24일 오 시장과의 두 번째 면담으로 멈췄다. 한 번 더 서울시를 주시해보겠다는 공투단. 현재 서울시는 탈시설 방안을 찾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고, 그 결과는 내년 3월에 나올 예정이다.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의 도입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자립생활 이념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부 추진단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장기요양제도를 설계하게 된다. 특히 장기요양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장애인자립지원을 강조하는 새로운 명칭을 도입하자는 방안을 내놓는다.

18대 첫 국정감사에서도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큰 이슈가 됐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시설수용중심의 장애인 정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자립생활 정책의 확대와 이를 위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은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의 사망 실태와 인권침해 사례들을 고발하며 탈시설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탈시설 운동은 장애인주거권 보장을 위한 논의로 이어졌다.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노동, 이동의 문제 등과 함께 주거공간의 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져만 갔다.

절실한 만큼 장애인주거권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장애인단체들과 국회의원들은 장애인주거권의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장애인주거권의 실현과 장애인주거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들을 모색했다. 또한 장애인이 시설에서 생활하는 비용과 자립생활을 하는 비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자립생활의 효율성과 탈시설화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연구결과도 도출됐다.

이미 장애인복지법에는 ‘자립생활’이 하나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활동보조서비스 이외에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실질적으로 정책으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 없다. 자립생활센터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예산은 9억원(2009년 12억원)으로 일개 장애인복지관 1곳의 예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장애인의 자립생활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법률로써 보장돼야 할 것들이 아직 많다.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주거권 확보방안, 자립생활센터 제도화 등에 이어 앞으로도 새로운 정책과제들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이제 막 시동을 건 자립생활은 앞으로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맹혜령 기자 맹혜령 기자블로그 (behind8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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