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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보조금 “아니, 우째 이런 일이!”

유시민 장관, “LPG제도 개선은 더 큰 정책 위한 것”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8-24 14:36:21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에이블뉴스>
■LPG지원제도 개선 관련 유시민 복지부 장관 칼럼

“아니, 우째 이런 일이!” 장관 부임 직후 장애인정책팀의 장애인 차량 LPG 보조금 예산 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내뱉은 탄식입니다. 2006년도 LPG 보조금 예산은 2,715억 원.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지원 사업 예산 총액 5,270억 원의 무려 52%를 차지합니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소유한 LPG 승용차 46만 대에 매월 최고 250리터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이 사업 예산 증가율은 장애인 지원 사업 예산 전체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 해마다 그 비중이 높아져 왔습니다.

국회와 언론은 오래 전부터 이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차를 살만한 경제력이 없거나, 본인이 운전을 할 수 없고 가족 중에도 운전하는 사람이 없는 장애인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제도입니다. 반면 걸어 다니거나 운전을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는 사람도 장애인이기만 하면, 아무리 소득과 재산이 많은 사람이라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 보건복지부는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금년 11월 부터 신규 진입을 막는 한 편, 보행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 승용차에 대해서는 3년 동안의 유예기간이 끝난 후에, 그리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LPG 보조금을 폐지하는 방침입니다. 장애인 지원 사업의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원칙을 정한 뒤 다섯 달 동안 준비한 끝에 이 방침을 확정지었습니다.

안팎에서 많은 걱정을 들었습니다. 무언가 더 주지는 못할망정 주던 혜택을 도로 빼앗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장애인 단체들이 격렬한 반대투쟁을 할 것이다. 정치인 장관으로서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대통령과 여당에 커다란 정치적 부담을 줄지 모른다. 뭐 하러 평지풍파를 일으키느냐. 그런 걱정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팀 공무원들은 정부의 장애인 지원 사업을 한 단계 높게 발전시키려면 세출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여기에 매달렸습니다.

장애인 지원 사업의 구조조정은 이제 막 그 방침을 공개했을 뿐, 아직 성공을 확신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성공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반년 동안 여러 차례 저와 보건복지부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 진지하게 대화해 주셨던 여러 장애인 단체 대표들을 저는 믿습니다. 흔쾌히 동의해 주신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상대방의 처지와 주장에 대해 과거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많은 전문가들과 깊은 관심을 표명한 언론인들의 격려도 이런 희망을 자라게 했습니다.

기획예산처를 비롯한 관계부처 공무원들이 예산협의 과정에서 보건복지부의 고충을 이해하고 장애인들에 대해 진한 연대의식을 보여준 데 대해서도 말할 수 없이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만약 정부 내 예산협의와 국회의 예산심의가 계획한 그대로 원만하게 이루어진다면, 정부는 2007년도에 금년보다 3천억 원이 늘어난 4,640억 원을 장애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증장애아동을 부양하는 저소득 가정에도 모두 414억 원의 장애아동부양수당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이동과 사회활동을 돕기 위한 활동보조인 제도를 작은 규모이지만 처음으로 도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장애인들은 장애의 특성에 따라 매우 다양한, 충족되지 않은 기본적 욕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체장애인들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자유의 실현을 원합니다. 청각장애인들은 공공장소에서 손쉽게 수화통역사를 호출할 수 있게 되기를 갈망합니다. 발달장애나 정신지체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은 모든 학교에 특수교육 전문교사가 이끄는 특수학급이 설치되기를 바랍니다. 안마업권 독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후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생존권을 보장하는 작은 공간을 새롭게 확보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모든 장애인들은 공통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기를 원합니다.

우리 사회와 정부는 아직 이런 요구에 대해 적절하게 응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유럽 선진국에 비해 뒤늦게 출발했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산업화와 민주주의에서 그랬던 것처럼, 장애인과 더불어 배려하며 살아가는 데서도 우리는 무척 뒤늦게 출발했습니다. 이 분야에서도 우리 국민은 빠르게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을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장애인 LPG 보조금 지원사업 구조조정은 정부의 장애인 지원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높이기 위해, 이를 토대로 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책을 더 크게 더 넓게 펼쳐나가기 위해 단행한 불가피한 조처입니다. 모쪼록 이로 인해 그간 받던 혜택을 삭감당하게 될 많은 장애인 여러분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합니다. 장애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분들에게 먼저 좀 더 큰 지원과 용기를 드리기 위한 일로 받아들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LPG지원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소득보장 정책을 강화하기로 한 보건복지부 정책과 관련, 유시민 장관이 지난 22일 블로그(www.mohw.go.kr/blog_index.jsp)에 게재한 칼럼전문입니다.

에이블뉴스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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