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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54로 교사가 될 수 있을까

발달장애인의 일과 돈 그리고 직업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2-07-10 11:43:31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일을 해야 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도 직업이 있어야 된다. 직업 또는 직업에 걸맞은 직함을 가지고 있어야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이 사회에서 장애인 그 중에서도 지적장애인들은 직업을 갖기가 쉽지 않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지적장애인들은 과연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영화 <아이 엠 샘>에서 샘(숀 펜 분)은 지적장애인으로 7세 아이의 수준이다. 그러나 샘은 커피전문점에서 8년 동안이나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샘은 물건을 진열하는데, 진열된 물건은 언제나 정면을 향하고 있다. 샘플로 된 소스들도 통에 담을 때 모두 같은 순서로 같은 종류끼리 정리한다.

영화 <허브>에 나오는 지적장애 3급 차상은(강혜정 분)은 엄마와 함께 꽃집을 운영하다가 엄마가 먼저 세상을 뜬다. 상은은 20살이지만 7살 지능이다. 그러나 상은은 예쁘고 착하고 포장하기와 종이접기를 잘하며, 놀이기구 타는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동화 속 공주로 왕자님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다. 사랑과 이별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맞게 되지만 상은이는 이렇다 할 직업이 없다.

영화 <말아톤>에서 윤초원(조승우 분)은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고, 또래 아이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20살의 청년이지만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다. 엄마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좌절하지만 초원이가 달리기에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마라톤 코치를 두고 훈련을 시켜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철인 3종 경기에도 출전한다. 그렇지만 달리기가 초원이의 평생 직업은 아니었다. <말아톤>에서 초원이로 나오는 실제 주인공 배형진 씨는 기타부품 공장에서 일했으나 고용장려금의 축소로 다니던 회사도 그만 두어야 했고, 직업훈련을 받는다고 했지만 최근의 근황은 잘 모른다.

그러나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 분)는 달리기를 잘해서 미식축구 선수가 된다. 포레스트는 아이큐가 낮지만 어머니는 아들 교육에 열성적이며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주기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악동들의 장난을 피해 도망치던 포레스트는 바람처럼 달릴 수 있는 소질을 보이게 된다. 그로 인해 미식축구 선수가 되고, 군에 입대해서도 베트남에서 빠른 다리 덕분에 전우들을 구하는 공로를 세우게 된다.

그리고 <제8요일>에 나오는 조지(파스칼 뒤켄 분)는 다운증후군이다. 세일즈 기법 강사인 아리가 비 오는 밤길에 차를 몰고 가다가 강아지를 치게 되는데 그 강아지의 주인이 요양원에서 탈출한 조지이다. 조지는 지적장애로 요양원에서 살고 있지만 어머니가 이미 수년전에 죽었음에도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환상과 현실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어머니를 찾아다니고 있다.

<아이 엠 샘> <허브> <말아톤> <포레스트 검프> <제8요일> 등은 지적장애인이 나오는 영화이다. 그러나 <포레스트 검프>에서 조지를 제외하면 영화에 등장하는 지적장애인들은 이렇다 할 직업이 없다. 그리고 <아이 엠 샘>에 나오는 숀 펜, <허브>의 강혜정, <말아톤>의 조승우, <포레스트 검프>의 톰 행크스 등은 지적장애인으로 나오지만 비장애인들이 그 역할을 연기했다. 그런데 <제8요일>에 조지로 나오는 ‘파스칼 뒤켄’은 실제로 다운증후군이다.

지적장애인에게 교사라는 직업은 어떨까?
“보조라면 몰라도 교사는 어렵습니다.”
광주지적장애인복지협회 노미향 사무국장은 지적장애인이 교사는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교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교사가 되려면 교원임용시험에 합격해야 된다. 언제부터인가 교원임용시험의 합격이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임용시험을 임용고시라고 한다.

교사의 신규채용은 연 1회 공개 전형으로 선발하며, 선발 방법은 1차 객관식, 2차 전공 논술, 3차 면접 및 수업실기 등으로 시행되고 있다. 응시연령에 제한은 없으며, 공무원 임용의 결격 사유가 없는 자 중에서 채용 예정직에 해당하는 교사자격증 취득자 또는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당 학년도 졸업예정자면 가능하다.

그리고 교사임용시험에는 장애인 구분모집이라는 조항이 있다. 교사임용시험은 16개 시도에서 각각 치르고 있는데 시도에서 공고하는 선발예정과목 및 선발예정인원에 장애인 정원을 구분하고 있어 장애인도 임용시험에 응시할 자격만 된다면 비장애인 보다는 유리하게 임용시험에 합격 될 수가 있다.

부산교육청에서는 지난 2012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국어과목에 12명을 선발할 예정인데 그 중 1명을 장애인으로 구분하였다. 필기시험에 일반인은 319명 응시하였고, 장애인은 1명이 응시하여 일반인의 경쟁률은 29대 1, 장애인은 1대1로 그 장애인은 어렵지 않게 선발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 구분 모집에 응시하고자 하는 자는 원서접수 마감일 현재까지 장애인으로 유효하게 등록되어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장애인은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시행령 제3조에 해당하는 자>이다. 교사 선발에서의 장애구분은 어디까지나 장애인의 고용촉진을 위한 직업이니까.

따라서 제3조 해당되는 장애인의 기준도 별거 아니다.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른 장애인등록증’이 있는 자이면 가능하다. 현재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의거하여 장애인으로 등록할 수 있는 자는 1.지체장애(절단, 관절, 기능, 변형 등), 2.뇌병변장애, 3.시각장애, 4.청각장애, 5.언어장애, 6.지적장애, 7.정신장애, 8.자폐성장애, 9.신장장애, 10.심장장애, 11.호흡기장애, 12.간장애, 13.안면장애, 14.장루·요루장애, 15.간질장애 등인데, 각 유형에는 1급부터 6급까지의 등급이 있다.

교원임용시험 응시원서에 장애인으로 응시하는 경우에는 장애유형 그리고 장애등급을 기재하고 장애인복지카드 사본을 첨부해야 된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시행령 제3조>나 「장애인복지법 제32조」나 ‘장애인’으로만 표시되어 있으므로 현재의 15가지 장애유형에 해당되기만 하면 어느 장애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 교사임용시험 자격은 ‘선발교과 표시과목의 중등학교 준교사 이상 교원자격증 소지자 및 부전공 표시과목 교원자격소지자’여야 한다. 즉 교원이 되려면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또는 교원대학을 나와야 되고 일반대학을 졸업했을 경우에는 교직과목을 이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지적장애인 3등급의 기준은 ‘지능지수와 사회성숙지수가 50 이상 70 이하인 사람으로 교육을 통한 사회적, 직업적 재활이 가능한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지능지수 70의 지적장애인이 사범대학을 나와서 교사임용시험에 합격할 수가 있다면 좋은 일일까 아니면 나쁜 일일까.

IQ70의 지적장애인이 피눈물 나게 공부를 해서 사범대학에 합격해서 공부를 하고 교사임용시험에 합격을 했다면 그건 더 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지적장애인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IQ70으로 합격할 수 있는 교사임용시험이 대한민국에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네 일상에서는 항상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곧잘 일어나곤 한다. 광주교육청에서 2008년 10월17일 실시된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A 씨는 장애인 구분 모집으로 응시를 했는데 도덕, 윤리 과목에서 합격을 했다. A 씨는 지적장애인 3급이라고 했는데 그는 IQ54로 장애진단서를 받았다는 것이다.

IQ54의 지적장애인이 어떻게 사범대학을 나올 수 있었으며, 교사임용시험은 어떻게 치를 수가 있었을까.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언론에 보도 된 기사를 보고 해당 신문사에 전화를 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신문에 싣지는 않습니다. 더 이상에 대해서는 해당 교육청으로 문의 하십시오.’ 광주교육청으로 문의를 했다. ‘장애인으로 응시를 했고, 합격했습니다.’ IQ54의 지적장애인이 어떻게 임용시험에 합격 할 수가 있었을까. ‘우리는 그런 것 모릅니다.’

A 씨가 교원임용시험 응시원서에는 지적장애인 3급이라 표시를 했고, 지적장애인 3급이라는 복지카드 사본도 첨부했었다. 그렇지만 임용시험 관리자는 장애인만 알았지 지적장애인이라는 것은 몰랐을 뿐 아니라 관심도 없었던 모양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A 씨는 도덕교사로 근무했다는데 아이들에게는 과연 무엇을 가르쳤을까. A 씨는 임용시험 관리자들이 지적장애인을 모른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광주지적장애인복지협회 노미향 사무국장과 두어 차례 통화를 했다.

A 씨는 모 대학 사범계열 2학년에 재학하던 2005년 장애인으로 등록되면 취업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일부러 어눌하게 답변하여 IQ54를 받아 정신지체로 등록했다. -2007년 10월 15일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정신지체에서 지적장애로 변경되었음.

그리고 2008년 10월 17일 중등교사 임용시험의 장애인 분야에 합격했고, 2009년부터 모 중학교 도덕교사로 근무했다. 광주교육청에서도 모르고 있었던 일을 감사원에서는 어떻게 알았을까. 얼마 후 그 의문이 풀렸다. 감사원에서는 병역비리 사건을 조사하던 중 IQ54의 지적장애인이 교사로 근무한다는 A 씨의 범행을 밝혀내고 교육청에 임용 취소를 요구하는 한편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대부분의 지적장애인들은 단순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출연진 대부분이 지적애인들로 구성된 영화 <봉천 9동>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봉천9동>은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지적장애인 신민철을 통해 장애인의 이성교제와 결혼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데 <봉천 9동>은 제10회(2009년) 장애인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다섯개의 시선>은 옴니버스 영화이다. 그 중에서 장애인을 소재로 한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는 다운증후군 은혜의 이야기다. 은혜는 친구들의 놀림에도 기죽지 않고 동네 아줌마와 40살이 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우정을 나눈다. 그러면서 은혜는 ‘어떤 애가 있는데요, 나쁜 애는 아니거든요,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라며 차이에 대한 열린 시선을 소망하고 있다.

7월 8일(토) KBS1 스페셜 '기적의 오케스트라, 세상을 연주하다'에서는 음악을 통해 세상을 만나고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장애라는 아픔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소리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멤버들의 모습은 평소 발달장애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발달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더구나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에게는 우리 아이도 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희망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영화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배우로 출연도 하고,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기도 한다. IQ54로 지적장애 등록을 허위로 받아 비도덕적인 도덕교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적장애인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영화감독 내지 배우, 그리고 음악가로 활동 하는 것은 어떨까. 그러나 감독이나 배우 뿐 아니라 연주가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일이 되고 돈이 되는 진정한 직업으로써 행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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