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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마,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합헌 이후에도 위헌소송 계속…퇴폐 논란도 계속

내부서는 자정노력, 관계당국은 정책적 지원 절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2-31 15:08:19
올 한 해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투쟁이 거셌다. 사진은 지난 9월 잠실철교를 점거한채 차량폭파 시위를 벌였던 모습.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올 한 해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투쟁이 거셌다. 사진은 지난 9월 잠실철교를 점거한채 차량폭파 시위를 벌였던 모습. ⓒ에이블뉴스
[2008년 결산]-⑩안마

다사다난했던 2008년이 다 지나가고 있다. 에이블뉴스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2008년 장애인계 10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8년 장애인계를 결산하는 특집을 진행한다. 마지막 순서는 10위로 뽑힌 '안마사'다.

올해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 지난 2006년 위헌판결을 받았던 ‘시각장애인안마사 독점제도’가 올해 합헌 판결을 받은 것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 2008년은 흔들리는 안마사제도의 기틀을 재정비한 역사적인 해로 기억될 것이다.

안마사 독점제도가 합헌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의료법 개정이라는 발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6년 위헌 판결 이후 국회는 의료법을 개정해 시행규칙에 머물러 있던 시각장애인만 안마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법률에 명시, 법률 유보의 원칙(국민의 기본권은 법률로만 제한할 수 있다) 위반 문제를 해결했다.

대한안마사협회는 헌재판결에 대해 “'형식'면에서는 국회가 의료법 개정을 통해 법률 유보 원칙위반을 해결했고, '내용'에서는 헌법재판소합헌 결정을 통해 직업선택권보다 소수 약자의 생존권이 우선임을 천명했기 때문에 이제 안마사제도는 형식과 내용면에서 완벽한 제도로 거듭난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이번 판결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올 한해는 안마사 위헌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2006년을 방불케 할 만큼 긴장된 순간의 연속이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처절한 투쟁을 감행했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고통을 당해야 했다.

안마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올해 4월. 이들은 촛불집회, 한라산 등반, 삼보일배 등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합헌촉구 운동을 시작했다. 6월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을 계기로 투쟁 강도가 높아졌다. 맹학교에 재학 중인 시각장애인 학생들은 수업거부 운동을 벌였고, 시각장애인 청년 23명은 국가인권위원회 옥상을 열흘 넘게 점거한 채 고공시위를 벌였다.

특히 7월 초 종로거리에서 개최된 ‘시각장애인 안마합헌 촉구 결의대회’에서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30여명이 넘는 시각장애인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치료를 받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날 약시장애인 2명은 안구를 다쳐 완전히 실명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새롭게 도입되는 ‘피부미용사제도’와의 갈등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위헌소송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던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피부미용사 제도가 업무범위를 전신으로 규정해 사실상의 '안마'를 허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미용의 범위를 얼굴, 손, 머리카락으로 제한하라고 복지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난색을 표했고, 이들의 시위는 점점 과격하게 번져갔다. 이들은 차가운 한강물에 몸을 던지는가 하면, 잠심대교를 점거한 채 차량 폭파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대한안마사협회 송근수 회장은 음독을 시도해 병원치료를 받았고, 인천의 한 시각장애인 안마사는 건물옥상에서 투신자살까지 시도했다.

이 같은 혼돈의 과정을 겪고 난 후 시각장애인 안마합헌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위헌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합헌판결 이후 비시각장애인 마사지사들이 또 다시 위헌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위헌소송은 끊이질 않을 것이고, 올해와 같은 혼돈은 계속될 것이다.

피부미용사제도와 관련된 논란도 보건복지가족부가 피부미용사 업무범위에서 '전신'이라는 말을 삭제하고, 피부미용의 범위를 화장품을 바르는 행위로만 제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요구가 전면 수용된 것이 아니라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시각장애인 안마는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퇴폐영업과의 고리를 끊어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안마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유사안마와의 경쟁에서 당당히 이길 수 있도록 전문적인 마케팅 방안도 찾아내야 한다는 지적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 대한민국 안마 시장을 건전하게 이끌어가는 보다 능동적인 시각장애인 안마가 되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시각장애인 안마에 대해 무관심, 무대책으로 일관해와 위헌사태를 키운 장본인이다. 보건복지가족부를 위시한 관계당국의 지원 없이 시각장애인 안마의 발전은 달성될 수 없다. 불법 안마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시각장애인 안마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주원희 기자 주원희 기자블로그 (jwh@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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