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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산 너머 산’

정부, 인권위로 차별시정기구 통일…파장 본격화

독립적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도 아직 낙관 못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4-11-26 10:05:17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가 장차법 최종안을 완성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는 산적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별도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모든 영역의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과연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어떠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 것인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둘러싼 각종 쟁점을 정리했다.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가능한가

지난 10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5대 차별 해소를 위한 차별금지법과는 별도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정만을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 한 것은 이번이 지난 대선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초 장추련이 구성될 즈음에는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이냐, 사회적 차별금지법이냐는 논란이 비등했다. 당시 장애인계의 입장은 확고했다.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한다는 것이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수차례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공표했으며, 지난 5월 공청회 등을 거쳐 올해 안 완성을 목표로 법조문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차별시정기구 등 정부의 방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법안 작성이 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통령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발언은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추련 박종운(변호사) 법제정위원장은 “우리가 올린 법안이 채택이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겠지만, 정부에서는 모든 유형의 차별을 포괄하는 기본법적인 성격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바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향방이 주목을 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인권위는 현재 자체적으로 차별금지법제정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법안 조문 작성을 하고 있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법안이 완성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고, 내년 초에 법안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권위가 만들고 있는 차별금지법은 성별·종교·장애·나이·사회적 신분·출신지역·출신국가·출신민족·용모 등 신체조건·혼인 여부·임신 또는 출산·가족상황·인종·피부색·사상·정치적 의견·전과·성적지향(동성애)·병력 등 총 18가지 유형의 차별을 모두 포괄하는 기본법적 성격을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장애 영역을 나름대로 특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며 “기본법 제정과 독립적인 영역의 차별금지법 제정은 별개”라고 말했다.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이 확정적이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인 상황만도 아니다.

인권위로 차별시정기구 단일화 결정

사실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보다 실질적으로 차별을 조사하고 시정하는 역할을 담당한 차별시정기구의 설치문제가 더욱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인권위가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은 차별시정기구를 인권위로 일원화시키는 것이다.

인권위는 지난 11월 25일 3주년 논평을 통해 “우리사회의 차별문제를 총체적으로 개선하고 예방하기 위해 2003년 초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및 차별시정기구의 인권위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1월 10일 열린우리당과 가진 당정협의를 통해 인권위는 이에 대한 강한 포부를 드러냈고, 당시 열린우리당도 인권위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

특히 차별시정기구의 일원화는 청와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더욱더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이정우 위원장은 지난 10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권위가 정부의 다양한 차별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를 비롯해 노동부(고용), 보건복지부(장애인), 여성부(성차별) 등 관련 부처의 차별담당 조직이 국가인권위원회로 흡수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내년 초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으로 사실상 인권위의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차별관련 법안의 처리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차별시정기구가 인권위로 단일화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장애인계가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직속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추련 김대성 상임집행위원장은 일단 “정부가 차별시정기구를 인권위로 단일화한다고는 하지만 여성부 등 관련부처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우리의 계획대로 일단 밀고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된 차별시정기구의 집행력이 어느 정도까지 주어지느냐에 따라서 장추련도 계획도 변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상황변화에 따라 유동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계획을 전했다.

주무부처 놓고 장추련-복지부 신경전

이외에도 장애인차별금지법 주무부처를 놓고도 장추련과 복지부의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장추련은 장차법의 성격상 법무부가 주무부처로 적당하다며 의원 발의를 위해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접촉하고 있다.

장추련 박종운 법제정위원장은 “주무부처를 법무부로 정하게 된 것은 복지부에 대한 장애인들의 불신이 강하다는 점과 법무부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기 위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한 관계자는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복지위 위원들은 제껴 두고 아무 관심도 없는 법사위 위원들에게 가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그게 장애인계 전체의 의사인지 의심스럽다”며 “장애인계에서 너무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차법 정기국회내 의원 입법발의…법사위 위원들과 접촉 시도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는 이번 정기국회내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이하 장차법)이 발의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박종운 법제정위원장은 “올해 정기국회 내에서 법안이 당장 처리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장애인계가 최종 입장을 정리했으니 국회의원들에게 넘겨 조금이라도 빨리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입법발의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장추련 김대성 상임집행위원장은 “곧 수정팀을 가동해 지난 11월 16일 마지막 설명회에서 수렴된 의견들을 조문화시키는 동시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접촉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법안이 완성되면 법사위 위원들을 초청해 법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드는 등 장차법안 발의를 도와줄 의원을 확보하는 작업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장섭 기자 sojjang@ablenews.co.kr


소장섭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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