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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차별없는 세상, 장애인의 손으로

30년 인권운동의 결산 ‘장차법’ 최종안 완성

차별 원천봉쇄…실질적 권리구제 수단 완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4-11-25 14:44:18
총 63개 장애인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는 지난 11월 16일 설명회를 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안을 세상에 공개했다.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총 63개 장애인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는 지난 11월 16일 설명회를 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안을 세상에 공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의미와 특징

드디어 완성됐다. 총 63개 장애인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지난 11월 16일 설명회를 열어 장애인차별금지법안(이하 장차법)을 세상에 공개했다. 이는 2003년 2월 범 장애인계가 참여한 장추련이 구성된 후, 무려 22개월만의 쾌거다. 장애인들의 피와 땀이 섞인 장차법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주요 특징을 살펴본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의 의미=장차법의 가장 큰 의미 중의 하나는 철저히 장애인당사자주의에 입각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공개토론회, 지역순회공청회, 국토순례 등의 과정을 거치며 장차법에는 전국 장애인 당사자들의 경험과 판단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법안의 내용뿐만 아니라 과정에 있어서도 당사자주의는 철저히 지켜졌다. 그동안의 법률 제정과정은 몇몇 전문가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기초하고, 시민들은 의견만을 제시하는 형태였지만, 장차법은 장애인들이 법안 작성과정을 주도하고 전문가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또 장차법은 장애인계의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는 단초로 작용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장애인계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으로 양분돼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장차법이라는 숙원 앞에서는 하나가 됐다.

서울과 지역사이의 벽도 지역순회공청회를 통해서 허물어졌으며, 장애와 비장애, 당사자와 전문가의 벽도 기독변호사회 등 여러 비장애인단체들이 장추련 안에서 함께 활동함으로써 뛰어넘을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장차법의 의미는 지난 30여년에 걸친 장애인 인권운동의 결실이라는 점이다. 한 장애인활동가는 “장차법 제정이 장애인인권운동의 종착지는 아니다”면서도 “분명히 장차법은 지난 30여 년 동안 이어온 장애인인권운동의 투쟁의 산물이며 결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장차법은 세계적인 장애인운동의 흐름과 그 맥이 닿아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혜에서 인권으로’ ‘인권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자기결정권으로’ ‘참여에서 연대로’ 등 2005년 말로 제정이 예상되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의 정신이 장차법안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장차법의 주요 특징=이렇듯 장애인운동사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장차법은 그 명칭에서부터 큰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장차법의 공식 명칭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이 명칭에서 장차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권리구제의 실효성 확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장차법은 총칙, 차별금지, 여성장애인 및 장애아동,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손해배상과 입증책임, 벌칙 등 총 6개의 장, 107개의 조항으로 구성됐다.

먼저 제1장 ‘총칙’에는 법의 목적과 함께 장애, 차별, 차별금지의 정의와 자기결정권 및 선택권의 보장,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무가 포함됐다. 특히 법의 목적은 “모든 생활 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한다”고 명시됐다.

이어 제2장 ‘차별금지’에는 고용, 교육, 건축물 및 시설의 이용과 접근, 이동 및 교통수단의 이용, 의사소통 및 정보접근권, 재화와 용역의 제공 및 이용, 문화, 체육, 사법·행정 절차 및 서비스와 참정권, 모·부성권, 성, 가족·가정·시설, 건강권, 폭력 등 총 14개의 생활영역이 세분화돼 담겨있다.

이 장은 법안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각 영역별로 공통적으로 차별금지와 차별간주행위로 구성이 됐다. 차별금지 조항은 일반적이고 포괄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차별금지행위를 담고 있으며, 차별간주행위 조항은 장애인의 삶에 중대한 피해를 줄 만큼 심각한 차별행위를 명시해서 이 행위가 있을 시에는 바로 차별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특히 ‘고용’에는 사용자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와 장애인을 구별해 행하는 의학적 검사금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교육’에도 교육기관의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제3장 ‘여성장애인 및 장애아동’은 장애인 중에서도 취약한 계층인 여성장애인과 장애아동의 특수성을 반영해 만들어진 것으로 여성장애인과 장애아동에 대한 차별금지와 이들에 대한 국가 및 지자체의 의무를 적시하고 있다.

제4장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에는 장애인 차별을 조사하고 시정조치를 할 수 있는 기구인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의 설치와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의 독립기구이며, 위원 중 5인 이상은 장애인, 이 중 2인 이상은 여성장애인이어야한다고 못 박아 당사자의 참여를 가능케 하고 있다.

제5장 ‘손해배상과 입증책임’과 제6장 ‘벌칙’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단체소송제도 등을 두어 차별을 받은 장애인이 실질적으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장추련은 지난 16일 설명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장차법 최종안에 포함시켜 추후 법안 전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장차법 최종안이 나오기까지

2002년 열린네트워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차법 제정 추진
2002년 말 당시 노무현 대통령 대선 후보 장차법 제정 약속
2003년 2월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구성 합의
2003년 4월15일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출범
2003년 4월20일 장차법제정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
2003년 5월16일 ‘장애인차별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2003년 6월25일 ‘이제 장애인차별금지법이다’ 공청회
2003년 7월9일~10월29일 연속공개토론회
2003년 7월28일~8월9일 제3회 장차법 제정 국토순례
2003년 10월30일 국제장애인교류대회(일본, 홍콩 사례 발표)
2003년 11월7일~2004년 3월 장추련 법제위내 법안소위 구성
2003년 3월15일~2004년 3월20일 법안소위 논의 근거로 법안 정리작업
2004년 5월14일 장차법 공개안 발표 기자회견
2004년 5월14일~15일 장추련 공개워크숍
2004년 7월8일~8월23일 부산, 대구, 제주, 대전, 충청, 광주, 경남 창원, 전남, 목포 지역공청회
2004년 7월26일~8월31일 릴레이 국회앞 1인시위
2004년 9월 10일 지역종합공청회
2004년 9월 13일 차별철폐를 위한 걷기대회
2004년 10월23일~11월13일 장추련 자문위원회 회의 및 법안수정
2004년 11월16일 장추련 수정법률안 설명회


소장섭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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