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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장애인가족지원·직무보조인 제도 부럽다"

윤태훈씨의 장애청년드림팀 호주연수 소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9-04 13:46:21
2009장애청년드림팀 호주팀 '가온누리' 팀원 윤태훈씨. ⓒ노선영 에이블포토로 보기 2009장애청년드림팀 호주팀 '가온누리' 팀원 윤태훈씨. ⓒ노선영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주관하는 2009년 장애청년드림팀호주팀 ‘가온누리’가 호주연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일 한국에 도착했다. 가온누리팀의 호주연수에 동행한 에이블뉴스가 연수 막바지인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에이블뉴스가 호주 현지에서 가온누리 팀원들과 진행한 두 번째 인터뷰를 전한다.

윤태훈(서강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 뇌병변 1급)

윤태훈씨는 호주연수기간 동안 한 번도 찡그린 표정을 보이거나 언짢은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피로에 지친 팀원들에게 자주 농담을 건네며 청량제 역할을 했고, 자신의 의사와 기호를 늘 명확히 표현하며 첫 해외연수의 기회를 마음껏 누렸다. 또한 호주의 장애인복지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장애인 주거지원 정책에 대해 날카롭고 참신한 질문을 던져 팀원들을 놀라게 했다. 윤태훈씨는 현재 금융권 취직을 위해 교내 동아리활동을 하며 여러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장애를 상쇄하고도 남을 긍정적 자세와 유쾌함이 인상적이었던 윤태훈씨에게 호주연수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호주 장애인 복지제도에 어떤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느낀 바로는, 교육제도의 차이가 복지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한국의 교육제도는 가르치는 사람을 편하게 해서 학생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하잖아요. 복지정책도 그와 마찬가지로 집행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우선하다보니 장애인들에게 일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반대로 호주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토론식 교육을 하고 있잖아요. 토론이라는 것이 상호작용이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알게 되고, 가능한 여러 사람의 입장과 의견을 반영하게 되죠. 그런 차이가 복지정책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호주는 장애인 개인의 욕구를 철저히 파악해서 개개인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아요.

물론 호주에 와서 좋은 점만 본 것은 아니에요. 공공기관 등 주요시설에는 장애인 접근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일반 상점에는 종종 턱도 있고, 경사로 없이 계단만 있는 곳도 있었어요. 그런 곳은 한국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호주 사람들은 장애인에 대해 동정적인 시선을 보내지는 않지만 개인주의적인 성향 때문인지 먼저 다가와서 도와주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번에 알게 된 호주의 장애인 지원제도 중에 한국에서 채택했으면 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장애인 당사자 뿐 아니라 장애인가족 전체를 서비스 대상으로 삼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제 동생이 지금 6학년인데,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저를 많이 신경 쓰시다 보니까 자신에게 오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서운함이 있는 것 같아요. 또 부모님께서 저를 위해 쓰시는 부가적인 비용이 많다보니 그런 점도 죄송하고요. 다른 친구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부모님을 도울 수 있지만 저는 그럴 수가 없잖아요. 한국에도 장애인이 속한 가족이 정신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발달했으면 좋겠어요.

또 한 가지 부러운 점은 장애인들의 직업 활동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직무보조인을 파견한다는 점이에요. 한국에도 직무보조인 제도가 더 발달했으면 좋겠고, 직무보조인의 범위나 분야도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재무나 회계, 법무 분야의 일을 하려는 장애인이 있을 때 그를 도울 수 있도록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보조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장애청년드림팀에 참가하면서 개인적으로 변화하게 된 점이 있나요?

“예전에는 물질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돈을 많이 벌고 명예를 얻는 것, 그냥 즐기면서 사는 것을 원했어요. 그런데 이번 장애청년드림팀에 참가하면서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으로 조금 바뀐 것 같아요. 함께 연수를 준비하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다보니 개개인의 마음을 알게 되잖아요. 어떤 팀원이 나에게 섭섭한 것이 있는지 같은 거요. 그래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소중히 아끼게 됐어요. 또 나보다 더 잘나고 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는 말을 몸으로 깨닫게 됐어요.

그리고 저는 거의 모든 일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다보니 ‘나는 안 되니까’하면서 도움 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도 힘들더라고요. 어쩌면 내가 더 편할 수도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다 도와주니까요. 그래서 말뿐이라도 안부 같은 것을 자꾸 묻게 돼요. 그리고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도움을 주려고 해요.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준다든지 하는 거요. 제가 아는 것은 자세히 알려주고, 모르는 것은 찾아서라도 해주게 돼요. 부족하긴 하지만요. 그런 점들이 바뀌었어요.”

박인아 기자 (znvienne@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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