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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을 뜨겁게 달군 장애여성조항

이중구조방식이냐? 주류화방식이냐?

7차서 결론 못내…8차때 다시 논의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2-05 12:27:01
‘장애여성’과 ‘장애아동’은 공동 운명체

UN 장애인권리조약 제7차 특별위원회 제13일차는 지금까지 다루어오던 어떤 주제보다도 의견접근이 어려운 주제를 다루었다. 제6조 장애여성과 제7조 장애아동에 관련된 조항이 그것이다. 두 조항은 장애인중 특별한 집단에 관련된 것으로 지난 3차 특별위원회 이후로 장애인권리조약이 특별한 장애인집단을 다룰 것인가, 다룬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다룰 것인가라는 지점에서 팽팽한 의견대립이 있어 왔던 부분이다.

따라서 특별위원회 의장은 지난 6차 특별위원회에서 퍼실리테이터(조정촉진자)를 위촉해 두 조항에 대한 비공식모임을 진행케 하고 그 모임을 통해 합의된 단일안을 도출시키려 했다. 그러나 6차 회의에서 퍼실리테이터 모임은 두 조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고, 합의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이번 7차 회의를 맞게 되었던 것이다.

의장은 이번 7차 회의에서 장애여성과 장애아동에 관련한 조항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단독조항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어떻게 관련조항에 배치할 것인지, 장애여성과 장애아동 조항은 공동운명체가 되었다.

1월 31일 저녁부터 2월 2일 아침까지 토론

장애여성과 장애아동 조항의 퍼실리테이터는 이번 7차 회의에서 별도로 1차례, 공동으로 두 차례의 모임을 갖고 그에 따른 최종 퍼실리테이터 공동안을 작성하여 지난 30일 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특별위원회는 1월 31일 저녁부터 2월 1일 종일, 그리고 2월 2일 아침까지 장애여성·장애아동 공동 퍼실리테이터안을 놓고 격론의 장기전을 치렀다.

장애여성·장애아동 퍼실리테이터 공동안은, 전문(preamble), 제3조 일반원리(general principle), 그리고 제8조 이후에 관련 조항을 넣는 것에는 단일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6조와 제7조에 관련해서는 각기 장애여성과 장애아동 별도조항을 만드는 안과 제6조와 제7조를 만들지 않고 그 세부내용을 제4조 일반의무(general obligation)에 담는 복수안이 제시되었다. 별도조항을 포함하는 소위 ‘이중구조방식(twin track approach)'을 주장하는 한국 등의 나라들과 별도조항 없이 제4조를 포함한 관련조항에 장애여성·장애아동 관련내용을 담는 소위 ‘주류화방식’(mainstreaming)을 주장하는 EU 등, 양측의 입장이 전혀 접근되지 않았기 때문에 퍼실리테이터는 그에 관해서는 복수안을 제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익섭 대표, 장애여성 조항 필요성 역설

퍼실리테이터 안에 대해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한국의 이익섭 대표(한국DPI 회장)은 지금까지 초안을 작성하기 위해 노력한 퍼실리테이터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말로 서두를 꺼냈다(아래 발표문 전문 참조). 이 대표는, 지난 제3차 특별위원회에서 한국이 장애여성에 관하여 독립조항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음을 상기시키고, 이 제안이 워킹그룹 초안 제15조 bis를 거쳐 이번 의장안 제6조에 자리 잡게 되었음을 설명했다. 이어 분명한 사실은 특별위원회가 장애여성이 차별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또 효과적인 방법으로 장애여성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에 동의해 왔다고 전제하고, 장애여성이 이 조약으로부터 무시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 방안이 바로 장애여성에 대한 내용을 별도조항으로 다루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이 시골여성에 대한 조항을 별도로 가지고 있음을 예로 들며, 장애여성조항문제는 각 당사국 정부의 이행을 어떻게 담보해 낼 수 있는가 라는 측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섭 대표는 각 당사국의 조약비준과 시행은 어떻게 보면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하고, 조약은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하나의 지침이 되는데 자원과 정보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이나 종교적·문화적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국가들은 일반원칙에 포함된 장애여성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며 단독조항을 통해 보다 그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리고 만일 ‘이중구조방식’을 채택한다고 하더라도 총론적 의미의 단독조항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 한국의 분명한 입장임을 이익섭 대표는 밝혔다.

EU, "별도조항 지지하지 않는다" 재확인

EU는 퍼실리테이터안 중에서 별도조항을 두지 않은 방안을 지지한다고 다시금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 EU는 성과 연령이 특정한 부분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교육, 고용, 건강, 가족, 접근성 등 포괄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하므로 제4조 일반원칙에서 총론적 내용을 다룬 후에 각 조항에 성과 연령에 대한 내용을 다루자고 제안했다.

또한 EU는 우리가 이 조약을 통해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권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보장받지 못했고 누리지 못했던 권리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본 협약이 담고 있는 차별금지와 권리보장을 담보하기 위해 단독조항을 둔다면 오히려 장애여성의 권리를 축소시키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해 몬테네그로는 여성에 대한 문제는 다각도로 접근해야 함으로 제4조 일반원칙에 넣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이러한 제안에 대해 노르웨이, 보스니아, 코스타리카, 일본,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이 찬성했다.

러시아, 예멘은 장애여성 뿐만 아니라 장애아동에 대해서 별도조항이 필요한 점이 있지만, 그러나 단독조항, 이중구조방식, 주류화방식 중 어느 안으로 결정되든 상관은 없다고 발언했다. 또 이란은 단독조항으로의 제정에는 회의적이지만 반대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호주는 장애여성이 차별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하고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장애여성의 상황에 대해 조약문 전체를 통해 다루어진다면 강조점이 흐려질 수 있으므로 단독조항 외에 전문에도 관련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6조 장애여성조항 논의 이틀째인 2월 1일 단독조항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강경화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 <사진제공 국제장애인권리조약한국추진연대>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6조 장애여성조항 논의 이틀째인 2월 1일 단독조항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강경화 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 <사진제공 국제장애인권리조약한국추진연대>
한국, 이중구조방식 입장 수정 공식화

한편, IDC가 처음 제안했던 ‘이중구조방식’을 캐나다가 지지하고 나섰다. 캐나다는 장애여성과 아동에 대해 단독조항에서 다루어낼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하고 이러한 의미에서 단독조항에는 총론적 내용을 다루고 각 조항들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캐나다의 안에 우루과이, 브라질, 태국, 멕시코, 이란, 케냐 등이 찬성했다.

이러한 논의에 대해 맥케이 의장은, 장애여성과 장애아동에 대한 내용을 이 조약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각 당사국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담아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러한 점을 감안해 퍼실리테이터공동안을 의장수정안에 포함시키되 이를 괄호로 처리하여 다음 제8차 회의에서 다시 다루는 것이 좋겠다고 결론지었다.

이로써 장애여성조항은 이번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 회의로 넘겨지게 되었다. 한국은 IDC가 제안한 ‘이중구조방식’으로 한발 물러선 입장 수정을 하고 이번 회의에서 사실상 이를 공식화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에게 남은 과제는, 이익섭 대표의 발언을 통해 밝혔듯이 이중구조방식 속의 별도조항 제6조를 보다 충실하게 만들어 6조를 4조 일반의무로 담아내려는 EU의 공세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중구조방식이라는 깃발아래 이제는 확실한 지지세력을 갖게 되었으니, 이 세력이 확산될 수 있는 노력과 아울러 의장단을 설득하는 별도의 노력이 8차 회의까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의장안(Chairman's text)


〔제 6조 여성장애인〕

내용 없음

〔제 7조 장애아동〕

내용 없음


*이 글은 지난 1월 16일부터 시작된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7차 특별위원회에 정부대표단으로 참석하고 있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한국추진연대 김동호(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초안위원과 엔지오대표단으로 참석하고 있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고용지원센터 하성준 소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오는 2월 3일 회의가 끝날 때까지 우리나라 대표단의 생생한 현장 소식 브리핑은 계속됩니다.

기고/하성준, 김동호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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