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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숨은 ‘장애인 배려’ 엄지척 들래요

매장 1인 엘리베이터, 24시간 보장구 무료 충전 가능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6-22 14:32:59
장애인에게도 여행이 필요합니다” 지난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렸던 ‘제9차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 속 유엔장애인권리협약NGO포럼 사이드이벤트에서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의 첫 마디입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9조와 30조에는 분명 접근 가능한 관광을 보장하도록 되어있는데, 우리나라 장애인들에게 여행은 아직 생소할 따름이죠.

차도 빌리고, 관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자유로운 여행은 자립생활의 완성이라는데. 단체에서 지원하는 여행 프로그램으로는 내 욕구를 채울 순 없죠. 선진국인 미국에서의 장애인 여행은 어땠을까요? 전동휠체어와 스쿠터를 탄 장애인들과 미국 뉴욕의 명소 센트럴파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을 돌아봤습니다.

부지런히 조식을 먹고 오전9시에 호텔을 나섰습니다. 센트럴파크까지 걸어서 50여분. 하지만 가는 길부터가 장애물 연속입니다. 팁을 두둑이 주고 호텔 측에 전동보장구 충전을 부탁했는데, 관계자가 깜빡했나 봅니다. 한 스쿠터가 길가에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시동을 걸어봐도 10미터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당황한 사이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함께 밀어줬지만, 습한 날씨 속 스쿠터는 야속하게 주저앉기만 했죠. 장애인들에게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요. 우리는 곧 ‘유토피아’를 발견했습니다. 높은 빌딩 숲속에서 24시간 내내 장애인보장구 충전을 위한 개방된 곳이었습니다.

함께 온 보호자들도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도 갖춰 있었고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공간에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변수에 여정이 길어졌습니다. 전동보장구 충전이 어느 정도 마친 후 다시금 길 위에 올랐는데요,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이 보입니다. 삐죽 삐죽 높이선 성당 모습을 단연 가까이 봐야겠죠. 근데 계단이 높이 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없던 걸까요? 우리의 모습을 보자 관계자가 급히 뒤 쪽으로 안내합니다. 계단을 자세히 보니 ‘장애인 마크’가 그려져 있고, 뒤쪽으로 오라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었죠.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경사로가 잘 돼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한국에서는 최근 한 SPA브랜드에서 전동휠체어 접근 거부 문제로 이슈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뉴욕에서 만난 모든 SPA브랜드 매장에서는 ‘장애인마크’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장애인 누구나 자유롭게 옷 살 권리가 있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고요. 평소 좋아하는 문장은 아니지만, ‘선진국은 다르구나’를 느꼈습니다.

또 한 번 감동을 받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뉴욕 거리에서 ‘레고’ 매장을 방문했는데요. 어느 매장이나 그렇듯이 장애인들을 위해 직접 점원이 문을 열어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레고샵은 꽤 넓었는데요. 계단이 10개 정도 있는 아래 공간과 연결돼 있었습니다.

‘스쿠터를 들어서 내려가야 하나?’ 하는 순간 점원이 엘리베이터로 안내합니다. 한 명의 장애인이 탈 수 있는 1인 엘리베이터인데요. 계단을 내려가지 못하는 그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함께 간 장애인들도 “와~ 이런 점을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계속 감탄하기도 했고요.

예상 시간과는 너무 늦춰져서 목적지인 센트럴파크에 도착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따뜻한 배려를 느낄 수 있어서 뜻 깊었습니다. 한 가지만 더 언급하자면 세계 3대 미술관이라고 불리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장애인 입‧출구입니다. 경사로는 당연히 갖춰져 있었고요. 대여할 수 있는 수동휠체어가 20여대, 또 짐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이 제법 넓었습니다. 제 머리 속 미술관 편의시설 정도는 안내데스크 옆 휠체어 몇 대 이었거든요. 작은 배려의 시작, 장애인 접근권 보장의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동의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으면 관광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앞선 기사에도 언급했지만, 뉴욕에서는 일반 택시의 50% 정도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리프트 택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길가를 지나가다 본 버스는 모두 장애인마크가 그려진 저상버스였구요. 최근 경기도 장애인이동권 고공 농성이 난항 끝에 경기도와 요구안을 협의했습니다. 요구안에 맞춘 장애인 이동권이 하루 빨리 보장되길, 나아가 그에 맞춘 장애인들의 관광에 대한 욕구도 해소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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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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