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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장애인차별금지법인가?

방대한 장애인 차별 해소하려면 ‘당연히 필요’

인권위법은 기본법으로…장차법은 독립적으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1-03 09:58:50
처음 이 제목으로 원고청탁을 받았을 때,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설명하라는 것인가, 하는 약간은 뜨악한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약 4년여 동안 이 법률안을 준비하기 위해 고생했던 분들과 법에 대한 전문가들이 더 잘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데 나에게 이런 질문으로 원고 청탁을 했다는 것은 뭔가 다른 것을 이야기 해달라는 것일 게다. 그것은 아마도 이법의 당위성이 아닐까? 미루어 추측을 하며 컴퓨터 앞에 앉아 고민을 시작한다.

일단 이 질문은 두가지정도로 이해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왜 만들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고, 또 하나는 왜 꼭 장애인차별금지법이어야만 하냐는 즉, 다른 법률안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차별이 심하니 법을 만들 수밖에…

먼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왜 만들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면,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차별이 존재하기에 이 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이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얼마나 많은 차별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장애인들의 실업률이 70%이상을 상회하고 있고, 정부부처에서 조차 아직도 의무고용률 2%를 채우지 못하고 있으며, 적용제외 대상의 문제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교육은 또 어떠한가? 아직도 50%를 넘나드는 장애인들의 초등학교 졸업률, 턱없이 모자란 특수보조교사들, 가까운 학교를 두고 멀리까지 학교를 가야하는 우리나라의 통합교육시스템. 또한 모든 사회생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이동권의 문제와 모든 정보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는 시청각장애인들의 문제들, 단지 자기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범인으로 몰리는 정신지체장애인들과, 교육시스템 조차도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한 발달장애와 자폐장애인의 문제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장애인들이 살 수 없을 정도의 차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장애인들의 최소한의 생존만을 위해서라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꼭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꼭 장애인차별금지법이어야만 할까?

두 번째로 왜 꼭 장애인차별금지법이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좀 복잡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남한사회에서 차별받는 존재가 어디 장애인들 뿐 이겠는가?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여성, 비정규직 등 이 놈의 거지같은 자본주의의 착취구조와 그를 더욱더 공고히 다져 가는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에 방해가 되는 모든 문제는 결국 차별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보면, 좀 더 차별의 범위가 확대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마 세 살 먹은 어린아이들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사회적)차별금지법을 준비하고 이제 그 시안이 나와 한 번의 공청회가 열렸다. 시안 내용에 있어서도 장애인차별금지법안에 들어있는 ‘시정명령제도’, ‘입증책임 전환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많은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이야기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고, 또한 두 법 간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

꼭 장애인차별금지법이어야만 한다

먼저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이야기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의 설치일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장애인하면 휠체어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장애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서도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지체, 시각, 청각, 발달, 자폐, 뇌병변, 내부장애, 장애여성 등 장애의 분야가 너무 많고, 넓다. 국가인권위에서 이렇게 방대한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 많은 분야가 각기 다른 영역의 문제와 차별을 겪고 있기에 좀 더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문제 접근을 위해, 그리고 또한 형식적인 위원회가 아닌 문제 해결을 좀 더 강력하게 하기위해 국무총리 산하에 장애인당사자가 과반 수 이상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의 설치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 두 번째의 이유는 아무래도 감수성의 문제일 것이다. 흔히 이 문제는 ‘Nothing about us, but without us’라고 말하는 당사자주의에 입각한 내용인데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사회적)차별금지법의 시안을 보면, 일부부분에서 당사자성이 결여되어있는 부분이 눈에 띈다. 예를 들면 ‘학교안의 편의시설에 운영의 부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편의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다’(정확한 표현은 기억이 나지 않으나 내용의 측면에서 기술했다) 등의 내용을 보면 이런 당사자성 즉 당사자의 감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의 운영이 학교운영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의 예산이 거의 대부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이 되고 있고, 또한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를 이야기 하자면, 이 내용은 권고조항이 아닌 즉 ‘~ 할 수도 있다'가 아닌, 시정명령 즉 ‘~ 해야만 한다’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거칠고, 현재 우리나라 법체계에서 조금 무리가 따른다 할지라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당사자들이 자신들이 현장에서, 실생활에서 당해왔던 차별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측면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감수성을 잘 표현한 것이고, 장차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근거일 것이다.

세 번째는 좀 다른 측면에서의 필요성인데, 우리가 이미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의 입법 투쟁과정에서 경험하였듯이 입법투쟁과 현장투쟁의 결합과 이에 자연적으로 따라오게 되는 장애인당사자들의 대중운동의 조직화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입법투쟁을 해야 하는 필요성일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기본법…장차법은 개별법

마지막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사회적)차별금지법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이것들이 대립의 축을 이루어 꼭 그 하나만이 존재해야 하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현재 청와대의 ‘차별시정기구일원화’의 원칙에 따라 정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작업을 전면 중단한 상태이고, 앞서 언급하였듯이 국가인권위에서 현재 작업중인 (사회적)차별금지법의 시안 내용에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시정명령제도’, ‘징벌적 손해배상’, ‘입증책임 전환’ 등이 포함되어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취한 부분이다. 따라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입법투쟁이 장애인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차별에 저항하고 그 부조리를 해결해 나가는 투쟁인 것이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차별에 저항하는 문제는 당사자들이 조직하고 투쟁해야지 만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사자들의 투쟁은 장애인들만이 존재한다. 안타까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땅의 모든 차별은 마땅히 없어져야 하기에 정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사회적)차별금지법을 기본법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개별법으로서 존재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새해가 밝고 지난 정기국회에서는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투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사회적)차별금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당사자들이 폭 넓게 조직되고 연대하여 (사회적)차별금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모두 쟁취하였으면 좋겠다.

*에이블뉴스는 '왜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인가'를 주제로 특별기고를 받고 있습니다. 장애인계가 주장하는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가 왜 독립적이어야하는지 주장을 펼쳐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글은 민주노동당장애인위원회(준) 김태현 부장님이 보내오신 글입니다.

기고/김태현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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