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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소 장애인 편의시설 부재 원인 '법 때문'

휠체어 사용 장애인 욕실·샤워실 접근 불가 현실

편의증진법 속 권장·미표기, 보장 못해 개정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2-09 09:30:39
미국 호텔과 모텔의 장애인용 욕실·샤워실. ⓒ이계윤
에이블포토로 보기 미국 호텔과 모텔의 장애인용 욕실·샤워실. ⓒ이계윤
20년 전 미국 시카고에 갔을 때, 어느 모텔에 묵은 적이 있었다. 대개의 경우 미국은 객실이나 욕실 모두 카펫으로 바닥을 장식한다. 그런데 내가 묵은 방은 1인용 침대가 있는 방이라고 하기에는 침대 주변 공간이 넓고, 욕실 바닥은 타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알고 보니 “장애인용 객실”이었다. 게다가 욕실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하반신 지체장애인과 척추장애인이 사용하기 힘든 욕조 대신에 벽에 부착된 의자가 있었다. 이를 이용해서 참으로 편안하게 하루를 묵을 수 있었다.

또한 야후 미국(YAHOO.com)에는 장애인을 위한 방과 접근권이 보장된 숙박업소를 검색하는 홈페이지도 마련되어 있다.

야후 미국의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숙박업소 홈페이지.ⓒ이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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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숙박업소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관련 항목.ⓒ이계윤
에이블포토로 보기 미국 숙박업소의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관련 항목.ⓒ이계윤
나는 지방에 갈 때면 종종 숙박업소를 찾는 경우가 많다. 호텔을 찾을 때에는 “장애인용 방”을 달라고 정중히 요청한다. 그러면 호텔 측에서는 그러한 방을 제시한다.

이번에도 제주도 서귀포에 신축된 R-Hotel을 이용했다. 그런데 매우 불편한 면을 몇 가지 발견했다.

첫째 1층에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에 “장애인용”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는 무늬만 “장애인용”이었다.

둘째 휠체어를 이용하는 나에게 넓은 방을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방을 안내했다. 그 친절함에 감동했다. 그 방은 침대가 더블과 싱글이 있는 넓은 방이었지만, 휠체어의 접근(Approach)이 불가능했다. 결국 장애인용 방을 요구했다. 직원은 앞에서 안내했던 방보다 수준이 낮은 방이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안내했다. 다행히도 그 방은 휠체어가 접근이 가능했다.

세 번째 불편한 것은 모두 가능했지만, 불행하게도 휠체어를 이용해서 욕실을 이용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작은 의자를 부탁해서 욕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손과 팔을 이용하기 힘든 지체장애인, 척수·척추 장애인들은 철저하게 다른 사람의 도움을 입어야만 가능할 텐데, 이 또한 공간이 좁아서 이용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욕실접근이 이렇게 불편해야 하는가? 이는 그전에 이용했던 다른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앞에서 제시한 미국의 숙박업소의 장애인용 방은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타일, 벽에 부착된 의자 등을 통하여 사용하기 쉽게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왜 이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장애인‧노인‧임산부를 위한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나타난 별표 1,2를 살펴보았다. 원인은 법에 있었다. 그 내용을 다음의 표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에 관한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별표1과 2. ⓒ이계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 노인, 임산부에 관한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별표1과 2. ⓒ이계윤
표에 나타난 것을 보면, 객실수가 30개 이상인 일반숙박업소는 주출입구접근도로, 높이 차이제거, 경보 및 피난설비, 점자블록만 의무이고 다른 사항은 권장 혹은 표기조차 되어 있지 않다.

결국 휠체어 장애인의 접근권은 프런트까지만 허용이 되고, 다른 부분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보다 큰 관광숙박시설을 살펴보면 일반숙박업소보다 조건이 훨씬 나아 보인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욕실, 샤워실, 탈의실, 접수대, 작업대 등에는 권장 내지 미표기로 되어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호텔이나 기타 숙박시설에 욕실·샤워실·탈의실에 휠체어의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것은 법자체가 그렇게 조장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호텔은 이 법에 의하면 탈법·위법 사항이 아니다. 이 법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 척수·척추장애인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장애인‧노인‧임산부를 위한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이 될 것이고,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생명력과 효력을 실제적으로 갖게 될 것이다.

*인천 보라매아동센터 이계윤 원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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