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린트하기

Copyright by Ablenews. All rights reserved.
에이블뉴스 로고
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지역사회 전체가 무엇을 해야하는가?
'도토리의집'영화를 보고나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9-22 15:18:42
도토리의집 DVD 표지 ⓒ한빛미디어
▲도토리의집 DVD 표지 ⓒ한빛미디어
지역사회 안에서 우리는 뭔가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지역사회보다 더 큰 세상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이 둘은 서로 협조하지 않는다.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들이 하는 일만 옳다고 말한다. 물론 둘 모두가 균형을 이룬다면 더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자신이 살고 있으며 일하는 작은 지역사회 안에서 뭔가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것이 더 큰 세상과 반드시 연결되게 될 것이다. 열심히 해서 뭔가를 만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사례를 배우러 지역사회를 방문하게 될 것이며, 세상에도 분명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 ‘도토리의 집’은 이러한 나의 물음에 조금이나마 해답을 줄 수 있으며, 우선 지역사회 전체가 뭔가를 열심히 하면 그것이 결국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주게 된다.
이 영화는 일본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개봉 당시 12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7권의 만화책으로도 만들어져 만화로도 이 영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도토리의 집’은 오랜만에 들어보는 타자기 소리와 함께 초반부터 영화의 목적을 자막으로 보여줌으로써 영화 전체 내용에 대한 관객의 주관적인 해석을 방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영화를 통해 말하려고 하는 강한 의도를 알 수 있다.

1974년 한 가정에 청각장애와 지적장애 등 중복장애를 가진 케이코라는 여자아이가 태어난다. 아이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은 부모를 점점 지치게 만든다. 엄마는 '왜 나에게만 이런 아이가 태어난 것일까?' '이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로부터 도망치고 싶다.'고 말한다.

장애아동과 가족이 겪는 모습을 영화는 사실적으로 그대로 보여준다. 어느 날 케이코가 천식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살려고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부모는 가느다란 희망을 가져본다.

만화책 총 7권 사진 ⓒ한울림스페셜
▲만화책 총 7권 사진 ⓒ한울림스페셜
그 후 케이코는 농중복장애학교의 유치부에 입학한다. 케이코가 이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중증장애인들을 만나게 되고 이 학교와 관련된 이들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 이들은 느리지만 오랫동안의 노력 끝에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부모와 아이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도토리의 집이라는 공동작업장을 만들게 된다.

부모가 가정 안에서 아이를 통해서 그들의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하고, 같은 학급에 있던 다른 부모에게 한 부모의 마음이 전달된다. 다시 같은 어려움에 처한 장애아동부모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통해 함께 할 방법을 찾는다.

이 상황에서 아이들도 혼자서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신발도 신고 자기 이름을 쓰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이 있기 까지는 헌신적으로 이들과 함께 옆에서 도와주는 학교의 선생님들도 있다.

졸업한 아이를 집까지 찾아가 이들의 아픔을 눈으로 직접 보고, 이들을 위해 근처의 장애학교 교사와 함께 모임을 하고 실제 지역사회 안에서 중증장애인의 현황과 실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실태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이들 모두가 바자회도 하고 모금운동도 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마음을 이끌어내고 결국 이들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도토리의 집을 완성해 간다. 물론 지자체의 도움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왠지 아주 작아만 보인다.

작은 지역사회 안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이 일은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물론 지역적인 상황과 장애아동 주변환경은 너무나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가 진정으로 그들의 가능성을 조금씩 발견하고 그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은 분명히 다른 곳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한국도 작은 지역사회 안에서 도토리의 집과 같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며, 그것이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칼럼니스트 권혁철 (docurmr@gmail.com)

배너: 에이블서포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