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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끈질긴 요구, 복지관은 ‘난색’
노인·장애인 통합형태, “기능회복실 이용 NO”
“법령에 따른 노인복지시설, 이용자격 어려움”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2-06 15:58:30
마포구 공식 블로그 속 ‘장애인&노인 통합 복지관을 소개합니다’ 게시글.ⓒ화면캡쳐
▲마포구 공식 블로그 속 ‘장애인&노인 통합 복지관을 소개합니다’ 게시글.ⓒ화면캡쳐
장애인: “장애인과 노인이 함께 사용하는 통합복지관인데, 왜 층마다 이용 차별을 두는 건가요? 장애인도 4층 기능회복실을 이용하고 싶습니다.”

복지관: “노인, 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통합형태의 복지관이기는 하지만 설치근거 법령에 따라 이용 자격은 다를 수 있습니다. 기능회복실이 위치한 4층에 모든 공간은 노인복지관 시설입니다.“


복지관 기능회복실 이용을 두고, 한 장애인의 끈질긴 요구가 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지관 측에서도 “불편한 마음은 이해되지만, 여러 차례 안 된다는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을 드렸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요구와 답변, 그럼에도 왜 장애인은 복지관 기능회복실 이용을 포기하지 않는 걸까요?

2007년 교통사고 이후 뇌병변, 지체장애를 갖게된 이 모 씨(49세, 남)는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며, 가까운 우리마포복지관을 이용해왔습니다.

해당 복지관은 1층에는 주민센터, 어린이집, 3층에는 장애인보호작업장과 장애인주간이용센터, 4층에는 노인복지관, 데이케어센터 등 아동, 장애인, 어르신이 함께 전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서울시 최초의 통합복지관입니다.

이 씨는 일주일에 2번 정도 이 복지관 3층에 위치한 재활체육실에 들러 런닝머신, 기구를 통한 어깨운동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강직성척추염으로 허리가 굳어지는 어려움이 있고, 왼쪽 몸이 불편해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 곳에 들린다고 했습니다.

“교통사고 후 재활치료를 받아 10년이 넘게 재활했습니다. 처음에는 전동휠체어를 타다가, 지금은 혼자 지팡이를 짚고 다닐 정도입니다만, 허리가 계속 굳어지고 있어 계속 통증완화를 해줘야 합니다.”

이렇게 운동치료와 함께 통증완화를 위한 물리치료도 동반돼야 하는데, 이 씨는 어찌된 이유인지 4층에 위치한 기능회복실은 이용할 수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복지관 기능회복실은 그의 통증완화에 필요한 온열치료, 냉치료, 중주파치료, 초음파치료, 초욕치료, 안마의자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바로 위층에 있으니까, 운동도 하고, 물리치료도 받으려고 신청했는데, 노인만 된다고 거절 당했어요. 민원도 넣고 했는데, 계속 똑같은 답변만….”

이 씨가 마포구에 민원을 제기한 후 문자로 답변을 받았다.ⓒ에이블뉴스
▲이 씨가 마포구에 민원을 제기한 후 문자로 답변을 받았다.ⓒ에이블뉴스
최근 그가 구로부터 민원 답변을 받은 문자를 받아봤습니다. ‘우리마포복지관은 2011년 12월 15일 개관해 지역주민을 위한 노인,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건물 내 각 분야별 센터마다 별도의 이용기준을 적용합니다.’

즉, 복지관 3층의 재활체육실은 노인과 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지만, 4층에 위치한 기능회복실은 노인복지법 제36조(노인여가복지시설) 1호에 따라 설치된 노인복지관으로, 이용대상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24조에 따라 60세 이상의 자가 이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기능회복실 치료 장비는 치료 강도와 기능 등의 조건이 노인에게 최적화돼 있고, 전기치료, 물리재활이 필요할 경우에는 성산동에 위치한 ‘마포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장애인(기사 내용과 무관).ⓒ에이블뉴스DB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장애인(기사 내용과 무관).ⓒ에이블뉴스DB
그럼에도 이 씨는 이 답변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했습니다. 몸이 불편한데, 장애인복지관을 가려면 멀뿐더러, 통합복지관인 만큼 따로 공간을 마련하거나, 시설을 늘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도통 받아주지 않아 답답하다는 겁니다.

“이 복지관은 고개 하나만 넘으면 되는데, 장애인복지관을 가려면 지하철로 타고, 또 걸어가면 제 걸음상 2시간을 가야 하는 것 같아요. 운동은 이곳에서 가능한데, 물리치료를 받으러 이 먼 거리를 가긴 너무 힘들잖아요.”

물리치료를 받을 다른 가까운 곳은 없는지 물어봤습니다. “근처 정형외과가 있지만, 단순 전기자극기만 있고, 다양한 치료기가 없어요. 복지관의 경우 편의시설도 잘 갖춰있다 보니까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가격도 무료이죠.”

그는 “3층을 같이 이용하는데, 왜 4층은 이용이 안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거듭 말하며, “노인분들이 많이 불편하다면 장애인 기능회복실을 따로 만들어주면 안 되겠냐”고 토로했습니다.

복지관 층별 안내. 4층에는 기능회복실이 마련돼 있다.ⓒ우리마포복지관
▲복지관 층별 안내. 4층에는 기능회복실이 마련돼 있다.ⓒ우리마포복지관
그렇다면, 해당 복지관 측의 입장은 어떨까요? 공문을 통해 복지관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기능회복실에 장애인 이용이 불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에서 보내온 답변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마포복지관은 2011년 12월 15일 개관하여 지역 주민을 위한 노인,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입니다.(센터마다 별도의 이용기준을 적용합니다.)

제보자가 제기하신 우리마포복지관 4층 기능회복실은 노인복지법 제36조(노인여가복지시설) 1호에 따른 시설입니다. 노인, 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통합형태의 복지관이기는 하지만 설치근거 법령에 따라 이용 자격은 다를 수 있습니다.

기능회복실이 위치한 4층에 모든 공간은 노인복지관 시설이며, 3층에 위치한 재활체육실은 복지관 회원으로 가입한 노인과 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통사용 시설입니다.'

이 씨의 주장대로 추후에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4층 노인복지관 기능회복실은 노인여가복지시설의 이용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60세 미만 장애인은 이용이 어렵습니다. 단, 60세 이상 장애인은 이용 가능합니다.

또한, 우리마포복지관 노인 회원 가입자가 1만544명(2020년 1월16일 기준)으로 물리치료사 1명이 하루 평균 30명의 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며, 복지관 내 모든 공간이 포화 상태여서 별도의 공간을 만들 수도 없는 상황이라 현재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확대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복지관의 종합적인 입장에 대해서도 밝혔습니다.

'제보자의 불편함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복지관 안내데스크, 브로슈어 등에서 복지관 이용기준에 대해 지속해서 안내 및 홍보하고 있으며, 종합상담실로 내방 시 담당 사회복지사가 이용 자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마포복지관은 장애인주간이용센터, 재활치료센터, 장애인보호작업장 이용인과 연계하여 어르신과 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인 보호자와 어르신이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보자의 요청에 따라 기능회복실을 60세 미만 장애인에게 개방하면 복지관 주변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에게도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이는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에게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마포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속 복지관을 소개한 게시글 캡쳐.ⓒ화면캡쳐
▲마포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속 복지관을 소개한 게시글 캡쳐.ⓒ화면캡쳐
내가 편히 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통합형태 복지관의 기능회복실을 노인 뿐 아니라 장애인도 받을 수 있도록 넓혀달라는 장애인. 그리고 법에 맞춰 노인복지시설로 운영하고 있다는 복지관.

마포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우리마포복지관은 서울시 유일하게 장애인과 노인이 한 건물을 사용하는 통합 복지관’이라고 소개하며, 보통 생각하는 장애인복지관, 노인복지관으로 나뉜 고정관념을 깨고, 노인과 장애인이 함께 생활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 건물을 통합한다며, 층마다 이용자격이 다른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 씨. 그의 끈질긴 요구는 언제까지 계속 될까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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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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