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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눈물, 순도 몇%일까?
장애인 정책, 적극성 띄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9-04-21 17:54:47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홀트일산요양원에서 장애인어린이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홀트일산요양원에서 장애인어린이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청와대
유엔이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정하면서 생겨난 세계장애인의 날은 12월 3일이다.

그런데 왜 한국의 장애인의 날은 4월 20일인가?당시 집권세력이 장애인들은 밖에 제대로 나오지도 못하고 방에만 있기 십상인데 1 년에 한번 장애인의 날이라도 밖에 나와 따뜻한 햇볕을 쬘 수 있도록 한다는 배려에서 그리 정했다 한다.

뒤집어 말하면 한국 사회 장애인의 현실이 그만큼 심각했다는 것이고 위정자들은 잘도 알면서 그저 햇볕 좋은 계절로 장애인의 날을 옮겨 주는 것 말고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장애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홀트 일산요양원을 방문했다. 어린이들 손도 잡아주고 장애인 합창단의 노래를 들으며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이 사진과 영상으로 국민에게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름다운 노래에 답하여 “감격했다. 위로하러 왔다가 위로받고 간다. 장애인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격려도 했다고 한다.

'눈물은 눈물일 뿐, 묻고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에 몇 가지 물음을 던져 보자.

1.이 아이들이 왜 집이 아닌 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의 날을 준비하였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장애 아동들이어서 버림받거나 버려질 수밖에 없을만큼 장애 이웃들의 삶의 여건이 모진 것이다.

2.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때 장애인 예산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OECD 평균 2.5%의 1/9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상기시키고 싶다. 또 2009년 장애인 예산 증가율은 3.6%로 물가상승에도 못미쳐 실제로는 줄었다. OECD 평균 수준은, 우리가 오르기 보다는 다른 나라들이 경제난으로 떨어져야 가능한 처지이다. 2008년 공공부문 장애인 의무고용률도 1.76%에 불과해 법적 규정을 어긴 위법행위까지 공공부문이 공공연히 저지르고 있다.

3. 이명박 대통령은 장애인의 이동권이 대폭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장애인이 저렴한 가격에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LPG 지원정책은 올해 폐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렴한 자동차 운행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장애 이웃들임을 모르는 것일까.

4. 서울시장 재임 때는 서울시내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이동의 편의를 보장하겠다고 했으나 아직도 구형 리프트 쓰는 곳이 허다하다. 서울시장을 비롯한 노선별 경영 책임자에게 전화라도 한 통씩 넣어주시라.

4.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만들어 내는데 7년의 투쟁이 있었다. 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국가인권위원회 축소와 함께 실효성이 급감할 것이고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 역시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5. 장애인차별 철폐 촉구 집회와 행진은 신고접수도 어렵고 기자회견은 기자회견을 빙자한 불법집회라며 잡혀가는 것이 상례이다.

6. 장애인의 날, ‘이 날만이라도 따뜻한 햇볕을 쬐게 해줬으면 좋겠다’던 80년대 집권세력의 너스레는 21세기에 들어서서 ‘장애인의 날에 장애인은 쓸데없이 거리에 나와 뻔한 집회 하지 마라’는 협박으로 바뀐 셈이다.

전날 텔레비전 뉴스에는 장애인을 걱정해 눈물 흘리는 대통령 이야기가 큼지막하게 보도되고 다음날 텔레비전 뉴스에는 인간답게 살 권리를 부르짖는 장애인들의 불법집회가 진압당하는 현실에서 대통령이 흘린 눈물은 그 진정성에서 몇 %의 순도일까?

CBS보도국 변상욱 기자 sniper@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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