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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 속, 든든한 국토대장정 대원들
‘제3기 반시설 국토대장정’-③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8-21 09:00:19
국토대장정 행군모습(왼)과  본대원 큰형님 김문공 대원(오).ⓒ한국DPI
▲국토대장정 행군모습(왼)과 본대원 큰형님 김문공 대원(오).ⓒ한국DPI
지난 8월 19일 반시설과 장애인기본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13명의 장애인이 ‘국토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12일간 강원도 강릉을 시작으로 강원, 원주, 춘천, 남양주 등을 거쳐 오는 30일 서울에 입성하게 된다. 전국을 돌며 장애인 시설의 문제점과 인권침해·유린 등의 현실과 ‘장애인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국토대장정을 공동주관한 한국장애인연맹(DPI)의 자료협조를 받아 긴 여정의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8월 20일, 작성자: 이종욱 제3기 국토대장정 부대장

찍찍찍~~

오늘은 사람들의 슬리퍼 소리가 나를 깨웠다. 역시 7시도 안되었는데 3명 빼고 내가 일어난 것이다. 화장실 가려고 밖으로 나오니 잔뜩 흐린 하늘과 산봉우리들을 이어주는 안개가 나를 또 반겼다.

그리고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와 전봇대에서 울어대기 시작했다. 미신 같은걸 잘 믿지는 않지만 두 마리가 동시에 울어대니 쫌 신경 쓰이긴 했지만 단순한 성격인지라 곧 잊어버렸다.

씻을 수 있는 여건이 안 좋아서 대부분의 대원들이 안 씻고 아침 식사를 하러 이동하였다,
아침 메뉴는 청국장이다. 어제 식당 할머님에게 청국장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드렸다.
다들 맛있게 식사를 했는지는 물어보질 않아서 모르겠으나 잘 마친듯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못 다한 정리와 관계자분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행군을 시작하였다. 오늘은 용평에서 방림까지 약 23킬로를 움직일 계획이다. 아침에는 흐린 날씨여서 행군하기 좋겠다고 대원들과 얘기 나눴지만 우리의 바람은 날아가 버렸다. 10시도 안됐는데 해가 또 쨍~ 하고 나왔다.

선두 차량이 출발하고 그 뒤를 대장님, 부대장, 대원들... 후방차량 순으로 그리고 경찰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행군했다. 오전 행군은 특별한 일이 없어 생략하겠다.

아! 대장님이 행군 맨 뒤로 위치를 바꾸고 부대장이 선봉에서 행군하는 걸로 조정 했다.
오늘도 역시 뜨거운 태양아래 행군하다보니 어느덧 점심식사 장소에 도착했다. 오늘 점심은 한우국밥이었는데 이곳 사장님과 우리를 에스코트해주던 경찰이 아는 사이였나 보다.

사장님이 우리들이 고생하고 좋은 일 하시니까 식사는 후원 하신단다.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대원들끼리 “이럴 줄 알았으면 한우육회 같은걸 주문할 걸” 하며 농담을 가장한 진담으로 한바탕 웃었다. 식사를 마치고 춘곤증과 너무 뜨거운 시간을 피하려고 2시까지 휴식시간을 가졌다.

몇몇은 그동안 낮잠도 자고 담소도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 덧 약속의 시간이 되었고, 출발하기에 앞서 가게 사장님과 단체 샷을 담았다.

이어지는 행군... 어제 그리고 오전과 조금 달라진 것이 생겼다.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그래도 졸리고 덥고 짜증날 법도 한데 서로 파이팅을 외쳐주고 말도 걸어주면서 서로를 조금씩 챙겨주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제3기 대원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겠다.

우선 주최 측은 빼는 걸로... 서운해도 일단은 참아 주시길.. 나중에 소개해 드리오리다. 참고로 난 모든 대원들에게 편하게 형님, 형, 막둥이라고 호칭한다.

첫 번째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상임이사로 활동하시고 계신 김문공 대원. 제일 큰형님답게 항상 동생들을 잘 챙겨주시고 행동 하나하나가 신중하신 듯하다.

또한 이 형님은 장애인생활시설에 관심이 많아 시설에 사는 장애인들을 많이 찾아다니며 만나서 많은 대화를 해보려고 하시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고민도 많으시고, 행군하며 여가 시간에 자주 시설장애인들에 관한 말씀을 하신다.

두 번째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종식 대원. 조금은 말 수가 적고 소극적이지만 좀 더 친해지면 다른 모습 일듯하다. 현재는 말없이 어리지만 부대장인 나를 잘 따라 주신다.

세 번째 심규봉 대원. 더블어서초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간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1, 2기 국토대장정을 구간으로만 참여했었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분위기도 잘 알고 잘 따른다.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고 다른 대원들의 여러 부분을 잘 도와준다.

네 번째는 임민철 대원. 사실 이 친구는 몸 상태가 좀 안 좋아서 잠시 활동을 쉬고 있었으나 나의 활동보조로 본 대장정에 참여하였다. 말을 아끼고 생각이 좀 많은 친구다. 그만큼 신중하고 여러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친구다.

다섯 번째는 우리 팀의 막내 김정호 대원. 개인으로 참여하였지만 1기 대장정을 함께 했던 선배 격이다. 스태미나 하나는 끝내준다. 남들 다 쉴 때도 계속 돌아다니고, 그 대신 매 끼니때마다 두 공기씩 먹는다. 말 그대로 밥 힘 인듯하다.

그리고 나는 이종욱이다. 본 대장정 팀의 부대장을 맡았으며 시설생존자연대 위원장으로 활동한다. 난... 내 얘기 내가 써봤자 자화자찬 일터이니 나도 생략하겠다.이렇게 참가한 본 대원 6명과 주최 측 5명(활보포함) 11명이 이번 제3기 중증장애인 국토대장정 메인멤버다.

그럼 계속 이어가자면, 그렇게 우린 서로를 챙겨주는 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터득해 달렸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달리다 우리는 소소한 행복 몇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 하나가 간간히 지나는 나무그늘이나 조형물의 그늘. 두 번째는 山水가 정말 아름다웠다. 넉 놓고 달리다간 줄을 이탈하기도 하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건 아름다운 거다.

세 번째는 사람들의 응원이다. 차를 타고 가다가 “파이팅!”하고 외쳐주는 한마디! 종종 음료나 음식을 전해주시며 응원의 메시지나 왜 우리가 대장정을 하는지를 물어만 봐도 보람차다.

반시설이 주목적이긴 하지만 국민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늘 우린 세 가지 행복을 얻어서 두 번째 숙소인 ‘방림면복지회관’에 무사히 도착했다. 숙소에 들어서기 전 길 건너에 위치한 방림면사무소 앞에서 인증 샷을 찍고 나서야 숙소로 입성을 했다. 관계자분들이 숙소관련 여러 가지를 설명해주시고 음료도 대접받았다.

6시 30분에 식사하러 가기로 하고 남는 시간을 자유 시간을 가졌다. 피곤들 하였는지 잠을 자는 대원도 있고, 과자로 허기를 달래는 등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저녁식사를 했다.

우리 막둥이는 여지없이 두 공기!! 식사를 마치고 어김없이 평가의 시간을 가졌다. 돌아가면서 하루 느낀 점과 제안 등을 공유하고 내일 일정 공유를 하는 등의 짧고 단순해 보이는 평가지만 대장정이 진행되는 동안은 매일 하게 될 것이다.

여러 좋은 의견들이 나옴으로 오늘의 평가시간도 마쳤다. 오늘은 대장님의 허락 하에 간단한 뒤풀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열시에 집결하기로 하고 그동안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뒤풀이 시간에는 구호도 정했다. 몇 가지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하나로 정했다.
“반인권! 시설반대!! 자립생활! 쟁취하자!!

구호를 정하고 자유로이 담소의 시간을 보냈다. 정식행군의 첫 날이라 많이들 피곤했나보다. 다들 일찍 자리를 잡고 누워 몸과 전동휠체어 충전에 들어갔다. 나도 내일을 또 기대하며 충전하러...

국토대장정 대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한국DPI
▲국토대장정 대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한국D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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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슬기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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