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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소수 차별하는 기재부, 인권 감수성 필요
모든 국민을 소중히 대함을 하루빨리 예산으로 보여주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9-17 09:05:49
코로나 관련 제4차 추가경정예산안 맞춤형 긴급지원패키지. ⓒ기획재정부
▲코로나 관련 제4차 추가경정예산안 맞춤형 긴급지원패키지. ⓒ기획재정부
얼마 전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인해 생계안정 및 고용안정과 관련한 4차 추가경정예산이 발표되었고 2차 재난지원금 포함해 총 규모는 7.8조 원이다. 2차 재난지원금 대상도 발표되었는데, 매출 감소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실직위험계층, 실직‧휴폐업에 따른 소득감소가구, 육아부담을 겪는 학부모 등이다.

지난번 1차 재난지원금 수급대상은 전 국민이었지만, 이번에는 선별적 성격의 지원금으로, 지원금 예산도 전번과는 달리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9월 15일 헤럴드경제 등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복지관에서 복지 일자리로 일하던 장애인, 무료급식소에서 식사하던 노숙인들은 복지관,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아 생활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빠졌다.

장애 아동을 둔 가족의 경우, 특별돌봄지원금 20만 원을 받는데, 이마저도 전체 초등학생 및 미취학 아동을 뒀을 경우만 받을 수 있고, 그 외의 지원은 없다. 그러니까, 중학생 이상의 지적‧자폐 장애아동을 둔 경우라면 특별돌봄지원금마저 받을 수 없다는 거다.

지금 코로나 19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음식점 등의 외식업계는 2차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요구했었다. 국민들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야, 음식점에 오는 손님들 수가 많아질 것이고 이는 외식업계의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들에 대해 지원금만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지원이 아니다. 나도 외식업계의 입장에 찬성하는 바이다.

4~5개월 전에도 코로나 관련 ‘생계지원 및 고용안정’ 추경이 있었는데, 25조 원이었고, 이 가운데 반 정도가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이었고 일회성-한시적 지원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4~5개월 전에 진행된 긴급경제대책에선 예산이 무려 300조 원이었고, 주로 은행, 증권사 등의 금융업계와 대기업 등의 기업에 돈이 흘러 들어갔다.

게다가 코로나 대처를 위한 공공의료시설‧인력의 시급한 확충을 장애계, 시민단체 등이 외쳤건만, 가장 손쉽고 예산도 적게 드는 의대 정원 확대를 공공의료체계 확충계획으로 내놨단다.

여기에 감염병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을 들어 비대면 의료 시범사업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고 예산도 상당하나, 국민의 건강권 증진보다는 오히려 기업들의 이윤 창출과 배불리기에 악용될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해 10월 말,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 진짜 폐지를 예산으로 반영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하는 현수막을 장애계 단체들이 걸려는 모습. ⓒ에이블뉴스 DB
▲지난 해 10월 말,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 진짜 폐지를 예산으로 반영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하는 현수막을 장애계 단체들이 걸려는 모습. ⓒ에이블뉴스 DB
이렇게 기업, 재벌, 금융업계, 대형병원 등에는 정부가 아낌없는 예산지원을 하고 있지만, 장애인과 그 가족, 노숙인, 성 소수자 등 정작 지원이 많이 필요한 사회적 소수 계층에겐 예산지원이 인색하다. 그런데 이런 경향이 지금의 코로나 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이렇게 되는 중심에는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있다.

2년 전,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전체 예산을 3조 5470억 원 정도로 잡았지만, 기획재정부는 2조 7,326억 원으로 거의 8000억 원 가까이 삭감했다. 물론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장애인을 지원하는 것이 충분치는 않았지만, 이마저도 기획재정부가 싹둑 자르는 바람에 장애계는 분노하며 당시 김동연 기재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할 정도였다.

9개월 전, 장애인 권익옹호 체계 관련 토론회에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한 관계자는 학대, 경제적 착취 등을 당하는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들을 옹호하는 예산이 충분해야 한다며 기재부에 예산증액을 요구했지만, 기재부 측에서 노인‧아동보호와 같은 사업이라는 이유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말을 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기관운영 상의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필자는 들으면서 기재부가 장애인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없고, 장애인의 삶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처럼, 기재부 관료들은 인권 친화적이지 않고 관료적이라고 단정을 지어 얘기해도 무리가 아니다. 장애에 대한 인식은 거의 없다. 하지만 비대면 의료 시범사업 추진 등을 보면 기업이나 대형병원, 금융 등 시장에는 상당히 친화적이다.

이들은 재벌, 고소득층 등에게 돈을 지원하면 그 돈이 물처럼 아래로 내려가 서민들도 잘 산다는 낙수효과를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첨병 기관인 IMF에서 소득 하위 20%의 소득이 1% 증가 시 5년 동안의 경제성장률은 0.38%, 상위 20% 소득이 1%가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은 –0.08%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지금의 기재부 정책은 상대적으로 하위보다는 상위 20%의 소득을 늘리는 거나 다를 바 없다. 이를 IMF의 연구결과에 비추어보면 소득 불평등은 더욱 심해지며, 경제는 오히려 후퇴될까 우려된다. 장애인, 성 소수자, 노숙자 등 사회적 소수계층을 포함한 전 국민 호주머니를 충분하게 해야 경제는 성장할 것임을 기재부는 간과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재부의 예산 배정은 장애인 등이 코로나에 취약하도록 만들고, 생계도 어렵게 만들어 장애 가족을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게 하고, 학대 상황에 있는 장애인을 구제할 수 없게 하는 등 장애인과 노숙인, 성 소수자 등의 인권 침해를 부추기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곳인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모습. ⓒPixabay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곳인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모습. ⓒPixabay
기재부 예산은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며, 국민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세금을 쓰는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 터이다. 하지만 기재부의 이런 행태를 보며, 장애인, 노숙자 등은 기재부를 국민의 짐으로 여겨도 이상할 게 없다고 본다. 아니, 기재부 눈에는 장애인, 성 소수자, 노숙자 등을 동등한 시민이 아닌 인간 이하로 본다고 하면 억측이려나? 그런데 그런 느낌이 들게끔 만들고 있다.

기재부 관료들 월급 없애라고 하는 어느 한 기자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그렇게 해야, 장애인, 노숙인 등이 얼마나 인간 이하의 삶으로 살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뼈저리게 느끼고 깨달을 테니. 그렇게 안 하면 재정 건전성을 내세우는 사이, 사회적 소수계층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계속될 테니.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적이다. 코로나로 전 국민 다 힘들어하지만, 기재부의 예산 배정은 사회적 소수계층을 차별하며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양산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 시국이 사회적 소수계층에 대한 기재부 관료들의 인권 감수성 증진을 위한 정기적이고도 장기적인 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도록 장애계와 장애인 당사자,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한목소리를 더욱 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도 내왔지만 말이다.

그래서 기재부가 사회적 소수계층 등 모든 국민의 실질적 삶의 질 증진을 진정으로 위한다는 걸 예산을 통해 보여주는 일이 현실로 다가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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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이원무 (wmlee7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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