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8일자 장애계 뉴스갈무리 *******************

시각장애계를 비롯한 장애계 전반의 소식을 들어보는 장애계 뉴스갈무리>시간입니다.함께 해 주실 에이블뉴스의 이슬기 기자와 지금 전화연결이 돼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 인사 )

MC(1)- 장애계 뉴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네, 오늘은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인 설날입니다. 설날은 어른들을 찾아 뵙고 세배를 드리고 떡국을 나눠먹는 날인데요. 오늘은 떡국처럼 따뜻하고 훈훈한 소식들을 준비해봤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목표를 이뤄낸 시각장애인 황화성씨, 그리고 윤은지씨 이야기 소개해드리구요.

시각장애인에게 메이크업으로 봉사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임천수씨까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발간한 소식지를 토대로 소개해드립니다.

MC(2): 오~오늘은 인물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개해주시겠군요. 먼저 첫 번째 인물은 황화성씨인가요?

네 맞습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열렸던 복지부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위해 단상에 올라온 한 시각장애인에게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바로 한국장애인개발원 황화성 원장인데요. 비서의 도움으로 단상에 선 황 원장은 점자정보단말기를 든 채 업무보고를 마쳐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황 원장은 지난해 9월1일자로 취임했는데요. 중증시각장애인이 공공기관의 기관장으로 취임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황 원장이 시각장애인이 된건 20대 후반. 1984년 1월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사고 장도가 심해 중증 판정을 받았는데요.

당시 결혼 후 아내와 아이들이 있던 황 원장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실제로 삶을 포기하기 위한 몸부림도 쳤구요.

MC(3): 갑자기 중도 시각장애를 갖게 되는 분들은 누구나 공감할 것 같은데요. 그럼 언제부터 황 원장이 마음을 다잡게 됐을까요?

네.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던 황 원장은 그 생각 자체가 너무나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달았구요. 인천 혜광학교에 입학해 의료임상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학생에서 모범생으로 거듭난 황 원장, 교과서를 달달 외우기 까지 했다는데요. 지금도 의료임상학 교과서 몇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다는 것을 기억할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장애를 갖고 있어도 사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구나’라는 것을 알면서부터 더욱 열심히 매진했구요.

MC(4): 그렇군요. 공공기관의 수장이 되기까지 거쳐야할 관문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의료임상학을 공부하던 평범한 학생이 장애인 정책에 관심이 생긴 계기도 있을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황 원장은 대학을 마치고 침술업을 준비했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침술업을 하는데 법적 제약을 받는 줄 몰랐습니다.

당연히 간판을 내놓고 영업을 하는데 보건소, 사법기관에서조차 단속을 나온겁니다.

이에 황 원장은 침시술권보장 운동을 시작했구요. 이 운동을 통해 장애인의 열악한 영업환경을 비롯해서 근무환경을 접하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구나 라고 느꼈구요.

이후 2003년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장, 충청남도 도의원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권리에 힘썼구요. 지난해 한국장애인개발원 제3대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겁니다.

MC(5): 네. 침술업을 하다가 장애인 정책제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지금의 황 원장을 만들었군요.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네 황 원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점이 바로 장애계와의 소통인데요. 장애인단체 뿐 아니라 당사자와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기교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관료적이고 권위적인 부분을 탈피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구요.

특히 올해는 조직 개편을 통해 정책연구실의 기능을 강화한 점이 돋보이는 데요.

중증시각장애인으로서 첫 공공기관장이 된 황화성 원장의 앞으로의 승승장구하는 모습 지켜보고 싶습니다.

MC(6): 네, 말로만이 아닌 실천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인물은 누구죠?

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나는 칠전팔기의 도전. 바로 양천구청 공무원 윤은지 주무관입니다.

선천적으로 저시력으로 태어난 윤 주무관. 시각장애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던 중 막연히 공무원이 되겠다라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 수험공부의 양은 너무나 방대했습니다. 독서확대기를 통해 진도를 나가다보니 속도가 처지는 것은 당연했구요.

하지만 4년간의 노력 끝에 당당히 독학으로 바늘구멍을 통과했습니다.

MC(7): 요즘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을 독학으로 통과했다니 참 대단한데요. 시각장애인 공무원으로서 어려운점도 있을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가장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도 바로 장애인 인식이라고 합니다.

업무를 배우는 데 있어서 비장애인보다 조금 늦지만 할 수 없는건 없잖아요.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공무원이 되면 전문성 업무보다는 단순 행정업무를 주로 맡습니다. 이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라고 볼 수 있구요.

때문에 윤 주무관은 장애인 인식개선이 된다면 근무가 어렵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MC(8):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 중에도 공무원을 준비하거나 꿈꾸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분들을 위한 조언은 없습니까?

네. 단순히 안정적인 이유로 공무원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직업이기 때문인데요.

또 공무원을 준비하면서 시각장애로 인해 어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언젠가는 웃을 날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구요.

MC(9): 참 멋집니다. 공무원을 준비하시는 많은 시각장애인 청년들도 모두 합격하길 바랍니다. 마지막 인물은 시각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인가요?

네. 맞습니다. 지난 2013년 방영된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기억하시나요? 바로 주인공인 송혜교가 시각장애인 역으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는데요.

극중 손가락으로 입술을 짚으며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은 눈이 안보이니까 화장도 안할 것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줬죠.

메이크업 아티스트 임천수씨는 7년째 시각장애인을 위해 메이크업 강연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2007년 사회에 나오게 된 임씨는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메이크업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강의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처럼 쉽게 모집도 안됐고 비장애인과의 차이도 많았구요.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란 임씨의 고민 끝에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았구요.

처음에는 시각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했구요, 반응이 좋자 당사자들과 마주앉게 됩니다.

기초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느낌부터, 반복까지. 시각장애애인이 혼자 메이크업을 할 수 있도록 꼼꼼히 가르친 임씨. 수업이 끝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을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열정이 대단합니다.

MC(9): 오호. 시각장애인에게 메이크업 강의를 하려면 여러 저러 다른점이 있을텐데. 수업 방식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네 개개인의 생김새와 취향에 맞춘 맨투맨 방식입니다. 단 한순간도 말을 멈추지 않는다는 임씨.

먼저 립스틱을 칠할 때는 입술을 먼저 손으로 만져보고, 새끼손가락에 립스틱을 묻혀 안쪽부터 바르게 하구요. 그 다음에 약지를 이용해 남은 립스틱을 펴바릅니다.

또 여성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아이라인은 먼저 왼손으로 눈매를 확인하구요. 오른손으로 펜슬을 잡고 왼손을 따라 천천히 그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감과 반복숙달이거든요. 처음에는 삐뚤삐뚤해도 괜찮으니 그리라고 하고, 이 느낌을 기억하라고 조언합니다.

MC(10): 시각장애인 여성분들의 반응이 아주 좋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강의는 계속되는건가요?

네 아쉽게도 업무로 인해 주기적인 강의는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필요로 한다면 여건이 되는 선에서 꾸준히 할 생각이라 하구요.

또 임천수씨의 목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메이크업 커리큘럼인데요. 녹음자료, 점자도서를 통해 메이크업을 혼자 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고 싶다는 임씨. 목표가 꼭 이뤄졌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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