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발달장애인 당사자 의견 조사 나선다

MC: 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의사를 직접 묻는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어제부터 시작된 실태조사는 한 달여 동안 진행될 예정인데요.복지부가 진행하는 이번 실태조사 내용과 실태조사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에이블뉴스 정가영기자 안녕하십니까.

♣ 정가영기자인터뷰 ♣

1) 정부가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실태조사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네, 그렇습니다. 이번 발달장애인 실태조사는 국내 처음으로 발달장애인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조사라고 복지부는 밝히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은 인지력이나 자기주장 능력이 부족해 성폭력이나 학대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빈번했었고요, 또 발달장애는 아동기에 발현된 장애가 성인기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일생동안 자립하기 어렵고,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여러 문제들에 도움될 만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정보가 마련돼 있지 않았던 게 현실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게 의미가 있고요, 또 처음으로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의사를 직접 묻는다는 측면에서도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복지부는 보고 있습니다.

2) 현재 국내에는 발달장애인이 몇 명이나 되는지요.

-발달장애인은 지능지수가 70이하 등으로 지적능력과 사회생활능력이 부족한 지적장애와 언어 표현 등의 사회적 상호작용능력 결여로 정상사회생활이 곤란한 자폐성장애로 나뉘는데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지적장애인이 16만1,249명, 자폐성장애인이 만4,888명으로 발달장애인은 총 17만6,137명입니다. 전체 장애인 수가 251만여명니까 발달장애인은 전체장애인의 7% 가량이 해당됩니다.

3) 그럼 이번 실태조사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만을 대상으로 하는건가요.

-아닙니다, 발달장애인의 부모 등 보호자들도 함께 조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발달장애인은 거의 대부분이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조사는 보호자 1,500여명과 발달장애인 당사자 200여명 등 1,700여명에 대해 진행됩니다.

4)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을 감안해서 부모나 가족 등 보호자를 조사대상에 포함시켰군요. 그럼 설문 항목도 나와 있습니까. 조사원이 방문조사시!. 주로 어떤 관심사들을 질문하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설문지 구성은 서울대학교 조흥식 교수팀이 기획했는데요, 설문지는 다른 장애유형과는 달리 발달장애인에게 특별히 문제가 된다고 보이는 생활실태와 복지서비스 욕구를 조명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합니다. 또한 발달장애인 당사자 설문에는 인지력이 부족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감안해서, 주요 질문마다 이해를 돕는 그림카드를 함께 제작했습니다. 설문조사는 조사대행사인 닐슨컴퍼니코리아의 조사원들이 발달장애인이 있는 가구를 일일이 방문해서 진행하는데요, 특히 단독으로 설문에 응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에 대해선 조사원이 설문지를 읽어주면서 동시에 그림카드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설문을 진행합니다. 아무래도 발달장애인 당사자에겐 그림카드가 더 친숙하고, 인지하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주요 조사는 발달장애인의 장애상태 변화와 중복장애 유무, 신변처리 능력 정도 등의 발달장애 특성 부분이고요, 발달장애인이 주로 사용하는 복지서비스 종류나 이용량, 만족수준이나 필요한 복지서비스 내용 등도 포함됩니다. 또 발달장애를 돌봄에 따른 보호자의 직업 활동 영향 정도나 보호자의 양육, 부양부담 등의 복지욕구도 조사됩니다.

5)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어떤 자료로 활용할 계획인가요.

-조사분석결과는 향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위한 생애주기별 지원정책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6) 그렇군요. 그런가하면 이번 실태조사와는 다른 내용입니다만, 발달장애성인의 방송접근권 확보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공청회도 열릴 예정이죠.

-네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가 오는 21일 이룸센터에서 '성인발달장애인의 방송접근권 확보 방안연구'라는 주제로 공청회를 여는데요. 이번 공청회에선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발달장애인 805명을 대상으로 TV 시청 환경, 방송시청시간대나 시청 프로그램 등의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된 성인발달장애인의 방송이용실태와 만족도 욕구가 발표됩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남영진 책임연구원이 성인발달장애인의 방송접근권 확보방안을 제시하고요, 홍종배 한국전파진흥원 시청자권익증진부장,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윤보영 서기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윤정주 소장,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 김형수 사무국장 등이 참석해 토론을 펼칩니다.

7) 복지부의 실태조사, 그리고 발달장애성인의 방송접근권을 위한 공청회까지, 발달장애인가족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실태조사나 공청회는 없지 않았나 싶거든요.

-많이 부족했고, 목소리가 많이 약했던 게 사실입니다. 발달장애인은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장애 현실을 토로하긴 장애 특성상 힘든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들이나 보호자분들이 대신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를 내게 되는데, 여러모로 목소리를 내는 게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도 민법 개정안 통과와 함께 2013년 7월부터 성년후견인제가 시행되는데요,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싶다’고 토로하고 있는 장애 부모들을 비롯한 장애계의 오랜 숙원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성년후견인제가 어떻게 시행되는 게 합리적인지, 또 어떤 성년후견인이 양성되고 어느 기관에서 양성돼야 하는지... 등을 놓고 여러 고민들이 있어야 하겠고요, 이에 대한 논의가 점점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이 발달장애인을 위한 단독법인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자는 목소리도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신체적 장애인 중심으로 정책이 구성된 기존 장애인관련법으론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긴 어렵다는 이유에선데요. 자기결정권이 취약한 발달장애인들의 권리 보장이 잘 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책 마련과 논의들이 계속적으로 필요한 때입니다.

그래서 이 법 제정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부산에서 서울까지 장애아동복지지원법을 요구하며 걸었던 발달장애인 이균도 군과 균도 아버지 이진섭씨가 이번에는 발달장애인 법 제정을 촉구하며 20일째 국토 대장정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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