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인모상 -

盲 눈멀 맹 人 사람 인

模 모뜰 모 像 코끼리 상

* 앞 못보는 맹인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처럼 사물의 일부만을 알고 전체를 모르면서 함부로 결론을 내리는 좁은 견해를 뜻하는 말.

코끼리와 소경

옛날 인도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랏일을 의논하는 데, 많은 신하들이 제각기 자기 주장만 옳다고 고집하는 것이었다.

국왕이 옆에서 지켜보니 참으로 한심하였다.

생각다 못한 국왕은 양쪽에 선 신하들에게 일렀다.

“경들 중에서 누가 나가서 큰 코끼리를 한 마리 끌고 오시오. 그리고 소경 열 사람만 불러들이시오.”

‘아니, 코끼리와 소경은 무엇하러...’

어안이벙벙해진 신하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가 모두 밖으로 나갔다.

잠시 뒤에 한 신하가 코끼리를 끌고 들어왔다.

그 뒤로 대신들이 앞 못 보는 맹인들을 한 사람 두 사람 데리고 들어왔다.

국왕은 소경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자, 그대들은 들으라! 앞에 코끼리가 서 있다. 그대들은 그 코끼리를 눈으로 볼 수 없으니 손으로 더듬어 그 동물의 생김새를 알아보도록 하여라.”

그러자, 코끼리 앞에 둘러섰던 소경들은 제각기 코끼리를 더듬기 시작하였다.

배를 만지는 사람, 코를 만지는 사람, 다리를 만지는 사람, 꼬리를 만지는 사람....

잠시 시간이 흐른 뒤, 국왕은 소경들을 앞으로 불러 세우더니 또다시 물었다.

“지금 그대들이 만져본 코끼리의 생김새를 말해 보아라! 무엇과 비슷한가?”

먼저 코끼리 배를 만져본 소경이 아뢰었다.

“국왕 폐하! 코끼리는 살아 있는 동물이라는데 마치 큰 바람벽과 같습니다요.”

다음엔 코끼리 이빨을 만져본 소경이 말했다.

“그건 당치도 않는 거짓말입니다. 코끼리는 굵고 큰 무와 같사옵니다. 그런데 굳기로는 단단한 나무 같습니다.”

다음엔 코끼리 귀를 만져본 소경이 아뢰었다.

“폐하! 제가 생각하기엔 쌀을 까부는 키와 비슷한 줄로 아뢰옵니다.”

이번에는 코끼리 발을 만져본 소경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은 모두 그릇된 것이옵니다. 제가 가장 자세히 만져보았사온데 코끼리 모습은 절구질 할 때 쓰는 절구통과 같습니다.”

이 때, 코끼리 꼬리를 만져본 소경이 호령하듯 위엄있게 말했다.

“예끼 이놈들! 감히 임금 앞에서 얼토당토 않는 거짓말을 아뢰느냐?”

“폐하! 지금까지 앞에서 말한 것들은 모두 거짓이옵니다. 코끼리 모습은 튼튼하게 꼬아놓은 밧줄과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국왕은 웃음이 나왔다. 코끼리를 한 부분만 만져보고 저마다 자기 말만 옳다고 떠들어댔기 때문이었다.

국왕 옆에 늘어선 신하들도 소경들의 대답이 우습기만 하였다.

국왕은 소경들을 돌려보낸 뒤, 다시 대신들을 둘러보고 이렇게 한마디하였다.

“경들은 조금 전, 소경들이 코끼리를 더듬어보고, 서로 자기말만 옳다고 하는 것을 잘 보았소?”

잘못을 깨달은 대신들은 국왕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맹인모상과 비슷한 말로 군맹평상이란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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