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휠체어 댄스클럽, 부산 한 재활원서 공연

부산CBS 박중석 기자

휠체어 농구, 휠체어 경주 등 장애인들의 스포츠 참여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휠체어를 타고 멋진 춤을 추는 장면은 아직 우리에게 생소하다.

히로시마 휠체어 댄스클럽이 23일 부산의 한 재활원에서 공연을 펼쳐 관객과 하나 되는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일본 히로시마에 사는 이마우지 히로시(36) 씨는 20살 때부터 휠체어가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철없던 시절 오토바이 사고는 히로시 씨를 더 이상 걸을 수 없게 만들었고 그 후로 절망에 빠진 히로시 씨는 삶을 포기하려 했다.

하지만 2년 뒤 히로시 씨는 휠체어 농구단을 가입하면서 희망을 찾았고 히로시마 지역 최고의 가드로 이름을 날리며 전국 8위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BestNocut_R]

6년 전인 지난 2003년, 히로시 씨는 농구와는 또 다른 새로운 삶의 이유를 찾았다.

휠체어 댄스단의 공연을 보고 휠체어를 타고서도 관객들 앞에서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에 히로시 씨는 휠체어 댄스클럽에 가입했다.

히로시 씨는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를 돌며 댄스를 선보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휠체어 댄스를 알릴 수 있는 것이 큰 기쁨이다" 며 "아직은 춤을 출 때 혹시나 실수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의 박수소리를 들을 때면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히로시 씨가 속한 히로시마 댄스클럽은 1997년 나까이 사까에(67) 씨에 의해 만들어졌다.

사까에 씨는 "30년간 장애인 재활센터에서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며 "걸을 수 없는 장애인들도 일반인들과 함께 춤을 추며 음악 속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댄스클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댄스클럽 단원 12명은 이날 부산을 처음 방문해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신애 재활원에서 공연했다.

이날 공연에는 휠체어를 탄 댄서와 정상인 댄서 1명이 한 조를 이루어 모두 2개 조가 나섰다.

이들이 드라마 '겨울연가' 배경음악에 맞춰 두 손을 맞잡고 마치 탱고를 추듯이 세련된 춤사위를 펼치자 80여명의 관객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고 공연에 깊이 빠져들었다.

점점 춤 속에 몰입해 가는 댄서들의 움직임 앞에서 휠체어의 존재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일제히 큰 박수가 쏟아져 나왔고 댄스팀과 재활원 식구들이 서로서로 손을 맞잡고 춤을 추며 하나가 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히로시마 휠체어 댄스클럽은 오는 25일 두시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본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jspark@cbs.co.kr /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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