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진구 OO3동 주민센터. 전동휠체어를 타고 동 주민센터를 찾은 최부귀씨. 경사로를 오르는데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수동휠체어는 어떨까?

혼자 힘으로 중간지점까지 간신히 도착한 김필씨. 그러나 힘이 빠진 김씨는 결국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계단은 어떨까?

목발을 이용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는 박갑수씨. 잠시 후, 숨소리가 거칠어집니다.

발걸음이 왠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정유진씨. 정씨는 지금 눈이 아닌 발의 감각으로 계단을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INT 정 유 진 (부산대학교 특수교육과)

발로 그냥 확인하는 거라서…. 발로 감지하시는 거예요? 네

지금 시력이 어느 정도죠? 시력은 교정시력이 0.02정도 나와요. 그럼 장애 등급이? 지금은 3급

동 주민센터 입구에 도착한 최부귀씨. 최씨의 전동휠체어 앞바퀴가 공중에 떴습니다.

바로 옆은 깎아지른 듯한 계단, 뒤로 넘어갈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INT 최 부 귀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거기서 잘못하면 계단으로 떨어지겠더라고요. 한쪽 바퀴가 들리면 뒤로 넘어 갈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잘못하다가는 떨어지죠.

수동휠체어 역시 마찬가지….

INT 김 필 (가명)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어 어 큰일 나겠다

민원인들을 위해 설치된 컴퓨터. 그러나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INT 김 필 (가명)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저기는 들어갈 수가 없네요. 기둥 있고 의자 있고 그래서 아예 진입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화장실은 어떨까?

INT 박 갑 수

머리위에 뭐가 있어요? 아 그러네요. 머리에 걸리네요. 손잡이는 제가 키가 작아서 그런지 제 키에는 맞아요.

INT 박 갑 수

저 같은 경우는 대변기도 괜찮은데요. 손잡이 간격도 별로 안 멀고 저한테는 괜찮은 거 같아요. 화장실에서 넘어 진적도 있습니까? 예 이런 타일 같은 경우에는 목발 고무하고 밀착 면이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지거든요. 지금도 이렇게 미끄러지는데 물기가 있으면 더 미끄럽거든요. 요즘에 이런 거 말고 안 미끄러지는 타일도 있던데….

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는 회전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대변기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INT 최 부 귀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안되겠는데요. 안되겠어요? 예 왜요? 너무 좁아가지고….

INT 정 유 진 (부산대학교 특수교육과)

화장실은 들어갔을 때 턱이 있었는데 그걸 못 봤거든요. 그래서 되게 당황했었어요. 턱을 발로 부딪쳐서 확인을 하긴 하는데 그 높이가 상당히 높았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높았던 것 같아요.

2층으로 올라가는 정유진씨. 동 주민센터 입구 계단을 오를 때와는 달리 발걸음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이유는 바로 미끄럼 방지시설, 계단 끝이라는 걸 발로 감지했기 때문입니다.

INT 정 유 진 (부산대학교 특수교육과)

계단 끝부분에 표시가 되어 있으면 도움이 됩니까? 훨씬 편하죠. 이게 잘못 발을 짚어서 그 경계선이 없으면 앞으로 넘어 질수도 있고 저 되게 많이 넘어지거든요. 이런 계단에서 특히 많이 넘어지거든요. 예전에 계단에서 넘어진 적 있어요? 많이 굴렀죠. 제일 위험했던 때가 언제였어요? 할머니 집 계단이 이런 계단이었거든요. 그런데 턱이 되게 높았어요. 그걸 제가 어렸을 때 모르고 올라가다가 한번 발이 잘못 걸려서 미끄러졌는데 쭉 떨어진 거예요. 그래서 앞에 다 상처 나고…. 이런 계단이 되게 위험해요.

INT 정 유 진 (부산대학교 특수교육과)

2층에는 뭐가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안내표지판 같은 것도 전혀 안보이고...

동 주민센터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입니다.

INT 김 필 (가명)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와 이거 제법 무서운데…. 잡아줘야 되겠다. 안되겠다. 잡아주세요. 여기가 이렇게 경사가 져서 그래요 길이….

현장음) 엄마야... 엄마야...

INT 정 유 진 (부산대학교 특수교육과)

왜 현관에서 넘어질 뻔 했어요? 이렇게 경사가 있었는데 그게 감지가 안 되가지고 앞으로 쏠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INT 김 필 (가명)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동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었던 일은? 할 수 있는 건 제가 수급자 증명서를 한통 떼보니까 그것까지는 가능하더라고요.

서류만 떼고 다른 일은...? 예 전혀 할 수 없습니다.

INT 정 유 진 (부산대학교 특수교육과)

딱 서류 떼는 일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외에 다른 일은 힘들 것 같고….

자막]

목숨 걸고 찾아와 서류만 떼고 돌아가야 하는 동 주민센터. 장애인은 취미생활 좀 하면 안 됩니까?

촬영협조: 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갑수, 정유진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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