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식 병원 '더웰스페이스' 대표 제동성 원장 인터뷰
1997년 IMF라는 구제금융 경제한파가 몰아닥친 그때 '월급장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위기가 기회'라며 경기도의 한 작은 도시에 개인 병원을 개업한 제동성 원장(44).
그는 작은 병원에서 출발했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연간 100억원이 넘는 매출의 종합병원 규모와 최고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갖춘 국내최초의 주식회사 형태의 신개념 병원 '더 웰스페이스 그룹'을 이끄는 '의료 신경영'의 선두주자다.
"의료는 산업화해야 한다. 의료계를 국가가 잘 활용해 산업화할 수 있도록 잘 교육된, 각 분야의 최고 의사들로 구성, 특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제동성 원장은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일어선 산부인과 의사다.
경영인으로 거듭난 제동성 원장을 만났다.
◈ 소아마비 장애를 넘어 카톨릭의대 입학
- 소아마비라는 신체적 장애를 어떻게 딛고 일어섰나
"1,2차 시험에 붙고 신체검사에서 탈락해 불합격 처리됐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신체가 불편해 불합격처리 된 학생이 나를 비롯해 3명이었는데 그들과 함께 적십자회관, 장애인 단체 회장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했고 결국 입학이 허용됐다. 입학한 후 같이 야구하고 축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더니 그 다음부터 저의 신체장애를 가지고는 아무도 얘길 안했다"
결국 제원장은 우수한 성적으로 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의사를 시작했다.
◈ 1997년 IMF구제금융 경제한파 속 병원개업
- 산부의과 의사로서의 첫 시작은?
"종합병원에서 월급장이 의사생활을 하다 병원을 개원하려고 했는데 마침 IMF가 터져 버렸다. 1금융권 대출 이자가 10%정도라 산업은행에서 간신히 대출받아 악조건에서 시작해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경기도 파주에 2층 34평짜리로 개원했다가 2년만에 3층으로 두 배 늘리고 1층, 4층으로 늘려가다 한 건물을 모두 쓰게 됐다. 그러다 부지를 매입해 의사 4명과 함께 현대미소래산부인과라는 이름으로 새로 개원했는데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이란 내 생각이 맞아 떨어진 셈"
- 다른 병원과 차별화 된 치료법이 있나
"환자에 대한 기본 철칙이 있는데 첫째 환자 한 명 한 명 긴 시간동안 진료하고 둘째 환자가 묻고 싶은건 다 묻게 한다. 셋째는 절대 겁을 주지 않고 걱정 주지 않는다다. 이렇게 최대한 안심시킬 수 있는 진료를 하게 되면서 환자에게 신뢰를 준 것 같다"
◈ 의사에서 경영가로의 변신
- 의사에서 의료경영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파주 금촌 현대 산부인과에서 현대 미소래 산부인과로 확장 이전할 2004년 당시 '원스톱 케어센터'라는 명목하에 웰빙센터인 건센터과 뷰티센터, 산부인과를 합쳐 마음맞는 의사들과 합심해 개원했는데 당시 건설회사가 부도내고 자기 챙길것 다 챙겨서 도망가는 일을 당했다"
"산업은행에서 대출도 많이 받고 당초 공사기간보다 2년이 더 걸려 자금도 더 들여서 겨우 개업했는데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때 경영을 아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제대로 된 사업상황을 배워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 당시의 경험이 지금의 웰스페이스의 모태가 된 셈"
◈ 주식회사 형태의 최고급형 종합병원을 세우다
- 주식회사 형태의 '더 웰스페이스' 병원에 대해
"일반 의사들은 대부분 개인병원 건설에는 참여를 안 하지만 난 아예 사업시행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다. 건설사와 손을 잡고 부지매입부터 건물 완공까지 참여하고 분양수익을 고스란히 병원 건립에 투자했다. 여기 수원 영통 중심상가에 건설한 더 웰스페이스 병원도 그렇게 탄생한 것"
"더 웰스페이스 그룹의 주주들이 산부인과를 비롯한 소아과, 내과 등 10여개 진료과의 원장들이라 각 과의 사업비는 해당 원장님들이 투자해서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됐다"
"이런 방식은 우리나라에서 거의 최초다. 대만, 일본, 미국 등지에서 벤치마킹하러 다녀간 사람들이 1천명이 넘는데 의료 서비스와 연계되는 병원을 짓기 위해 시작한 것"
◈ 의사와 경영인, "전 경영이 더 어렵더라구요"
- 의사에서 경영자로 변신했는데 어떤 일이 더 힘든가?
"경영하던 사람이 의사하라면 힘든 것처럼 저도 의사로 시작해서 그런지 경영이 어렵더라. 요즘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려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데 경영은 법적, 제도적, 관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아 힘들다"
◈ '호텔식 병원'을 꾀한다
- 병원문을 들어서면 흔히 맡는 소독냄새도 없고 층층마다 고급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발상의 전환인데 진료를 할 때 편안함을 중요시해 냄새나 위생에 신경썼다. 의료 지식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편하게 쉬다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뛰어난 의사들, 외국에서 일하게 해선 안되"
- 의료산업화를 주장하는데 우리나라 현 실정은?
"잘 교육된, 각 분야의 최고 의사들로 구성해 의료계를 산업화하면 의료 수출이 많이 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암묵적으로 성행하고 있는 의료 관광이 많다. 우선 이에 대한 법이나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홍콩, 미국 등은 이미 통용화 돼있는데 우리나라도 잘 활용만 한다면 국가 차세대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싱가폴에는 70병상짜리 외국인을 위한 전문 심장병원이 있는데 고용효과는 물론 외국인 유치 효과까지 있어 이를 계산해보면 우리나라 돈으로 700억원 가량 된다고 한다. 또 그들이 치료하러 왔다가 관광까지 하고 가면 부가수익은 7천억원을 넘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실력 훌륭한 의사들이 많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 의료시장 개방은 필수
- 의료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의료가 세계 의료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위치에 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시장을 개방하면 환자들을 외국에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자기 의료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다"
"의료기계에서는 우리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의료기술과 의사 수준은 우리가 좋으면 좋지 떨어지지 않는다. 한국 의사들에 대한 평가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의료시장 개방은 우리의 의료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경쟁력을 가질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의사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제동성 원장은 제2의 웰스페이스 병원이 부산 광한리에 지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의료시장이 외국에서도 의료관광지로 손꼽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병원이 조금의 역할이라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웃어 보였다.
◈ '더웰스페이스' 병원은 어떤 곳?
개인병원과 종합병원의 장점을 혼합한 '더웰스페이스'는 13개 전문 진료과를 갖춘 복합의료병원으로 경기도 수원 영통 중심상가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이 병원은 3층부터 8층까지 각 층별 색다른 인테리어가 특징이며 총1만 1천953㎡ 규모에 성형외과, 방사선과, 치과, 한의원 등의 진료과가 포진해 있는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 병원이다.
실제 이 병원은 산부인과 네트워크인 '미소래GNS', 이비인후과 네트워크인 '미소래ENS', 치과 네트워크인 '미소래DNS'', 한의원 네트워크인 '더웰ONS', 내과 네트워크인 '더웰IMS' 등 각 네트워크 인원들이 한 곳에 모여있다.
이로 인해 각 의원들의 독립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지만 진료과가 다르더라도 환자의 치료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의료장비나 수술실, 입원실 등도 함께 이용가능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단일 과들이 모인 전문 네트워크 병원의 경우 한 가지 질환을 치료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렇게 전문적인 네트워크 병원이 모이면 진료의 전문성도 높이고 협진을 통해 원스톱 케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더웰스페이스'에서는 처음 듣는 이름의 진료센터가 눈에 띈다.
내시경을 이용해 절개 없이 수술하는 최소심습수술(MIS)센터, CT-MRI와 같은 최신 기계를 갖춘 심전도실, 만성피로 검사실 등이 있는 건강증진센터,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치유하는 메타심신치유센터, 의학적 분석이 가미된 운동 방법으로 환자 개인에 맞춘 건강 유지 방법을 알려주는 '건진센터'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운동룸과 스파룸, 명상룸 등을 갖춰 놓은 건진센터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급스런 장비가 더 나은 진료를 원하는 환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운동룸에는 박태환, 장미란 선수가 전후좌우 근육의 완벽한 균형을 잡기 위해 사용한 장비로 알려진 휴버(HUBER), 센타르(CENTAUR) 등 최신 기계가 도입, 전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펌핑형 운동을 시키면서 혈관에 자극을 주어 신체의 유연성과 근육 기능을 고르게 강화시켜 준다.
스파룸에는 치유의 돌이라 불리는 견운모를 이용한 힐링스톤베스(healing stone bath), 수압을 이용해 셀룰라이트를 관리하는 비시 샤워(vichy shower)와 하이드로테라피(hydrotherapy)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수면 중에 코골이 상태를 분석해 치료하는 수면센터, 언어장애와 말 늦게 하는 어린이, 발음과 목소리 등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음성센터 등이 있다.
CBS사회부 최선욱 기자 swc5864@cbs.co.kr/에이블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