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산시 새해맞이 장식탑, 점자블록 위에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이런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다는 것은 이 기관에서 이 길만 따라가시면 큰 위험 없이 갈 수 있다는 약속입니다

그런 의미고요 근데 그 약속을 믿고 따라갔다가는 어떻게 됩니까?

이런 교란 행위에 의해서 감전이 될 수 있는 그런 상태네요

자막] 부산시청 앞 광장 (2018.01.04)

점자블록은 그럭저럭 설치가 돼 있는 상태라서...

(오른쪽으로) 길이 꺾여 있네요 가보겠습니다

앞에 또 뭐죠? 지금 점자블록 위에 뭔가 놓은 것 같거든요

지금 막아놨어요 제 진로를 막아놨거든요

지금 여기는 뭔지도 모르겠고, 뭡니까? 앞에 막혀 있거든요 뭐가 되게 많아요

전선으로 막아놨는데 모르고 만지다가는 감전의 위험도 있고요 전구 같은데...

제일 문제가 뭡니까? 누가 봐도 이게 점자블록이거든요

크기가 딱 점자블록이에요 높이도 점자블록 높이만큼 튀어나와 있어요 쭉 따라가면 되요 이렇게...

누가 봐도 이건 점자블록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어요

제가 점자블록을 따라가다가 걸리잖아요 여기 측면을 치기 때문에 길이 꺾인다고 생각을 해요

이렇게 걷다보면 여기에 점자블록이네, 이렇게 따라 가는 거예요

그리고 크기도 양쪽을 확인해본 결과 점자블록 같아요 제가 손으로 안 만져본 이상 모르는 거죠

피해갈 수밖에 없겠죠 제가 돌아가 보겠습니다

길 맞나요? 잔디도 나오고요 하여튼 이상합니다

여기도 기둥 같은 게 있거든요 뭡니까 이건 또, 굉장히 위험하죠 제가 이리로 왔는데, 뭡니까? 또

제가 안에 갇힌 것 같아요

어느 정도로 큰 구조물을 세워놓은 겁니까? 시청 앞에...

제가 저 구조물을 벗어나도록 해보겠습니다

엄청나네요

이걸 과연 벗어날 수 있을지...

뭐죠 이건 또, 기둥 같은 게 있네요

불안해 죽겠어요 머리 위에 선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도 기둥 같은 게... 갈수록 태산입니다

나무 기둥 같은 게 있고...

도대체 부산시청에 갈 수 있는 겁니까?

어마어마하게 큰 구조물을 중간에 세워놔 가지고... 와, 굉장합니다

보통 전쟁에서 적의 침공을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진로를 교란을 한다든지, 앞에 장애물을 세워서 진입을 막는다든지, 그런 것들을 합니다

근데 정확하게 부산시청 자체가 그렇게 하고 있죠

적의 침공을 막기 위한 방어진지랑 무엇이 다를까요?

저시력인들한테는 검정색이, 저 고무판이 검정색이랍니다 저게 도랑처럼 보입니다

역시 저 길을 막아버린 거죠 역시 전쟁에서도 그런 전술을 사용합니다

도랑을 파서 적의 침공을 막는, 한마디로 시각장애인들을...

의도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적으로 본 거라고 봅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했구나 저는 그런 느낌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이...

제가 이번에는 시청에서 일을 보고 이 점자블록을 따라서 나가보겠습니다

누구나 이렇게 갈 겁니다 여기는 쇠니까 여기는 아니구나, 넘어가고 앞에 있네, 그냥 가면 되요

또 걸리잖아요 또 이게 있어요

위험 감전주의...

한마디로 그거죠 시각장애인을 통구이로 만들어버리겠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이 점자블록을 가리기 위해서 이 고무판을 설치를 한 것 같습니다

근데 이 고무판이 점자블록하고 (크기나 높이가) 똑같이 생겼죠

저같이 빛을 인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은 흰 지팡이로만 인지를 하기 때문에

이게 처음에는 고무판인지 점자블록인지 모른단 말입니다 점자블록인지 알고 가버린다고요

보이는 사람이야 점자블록을 가렸네 역시... 그렇게 생각하겠죠

하지만 우리는 이게 점자블록이랑 똑같아요 달라진 게 없어요

점자블록을 이용하는 사람한테 정보가 제공이 돼야죠

점자블록 위에 구조물이 세워져 있으니 고무판으로 가렸다는 정보를 주든지 아니면 모양을 아예 다르게 만들든지...

제일 좋은 건 구조물 자체를 점자블록에서 완전히 떨어진 곳에 설치하면 제일 좋아요

그러면 이럴 일도 없어요 서로가 즐길 수 있는 구조물도 되고

시각장애인은 누구나 점자블록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되서 아무 문제가 없는 거죠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승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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