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

자막] 부산광역시 (형제복지원 옛터) 2017.09.06

현장음

오늘부터 시작해서 9월 27일까지 장장 22일간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께서

부산을 출발해서 서울까지 국토대장정에 돌입을 합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

제정하라 제정하라 제정하라

한종선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모임 대표)

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생존자들은 30년 전 형제복지원이 폐쇄될 때

드디어 자유를 찾은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었습니다

가족은 이미 뿔뿔이 흩어졌거나 풍비박산 나서 돌아갈 가정조차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유년기, 청소년기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악독한 인권유린의 장에서 죽지 않기 위해,

그저 살아남기 위해, 언젠가 사회로 다시 돌아가 따뜻한 가족이 있는 품으로 돌아갈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형제복지원 안에서의 짐승 같은 삶을 강요당한 채 살아야만 했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한낱 시설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내무부훈령 제410호에 의거하여 국가는 대대적인 사회정화 사업을 하면서

자국민의 인권을 무시한 채 실적 채우기에 혈안이 되어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을 부랑인 수용소에 가두었고,

형제복지원 자체기록만으로도 513명(75-86년까지)이 맞아죽거나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어갔습니다

숨겨진 사망자가 엄청 많기에 더더욱 진상규명을 통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원혼들과

피해생존자들의 한 맺힌 절규를 풀어야 하는 이유이기도합니다

우리는 오늘 30년 전 어렸을 때 강제로 형제복지원에 몇 년씩 감금되어 풀려났을 때로 돌아가,

이곳에서 부터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해 청와대로 걸어갈 것입니다

그 어떤 대통령도 불합리에 대해 목소리를 냈을지언정 피해당사자들의 피와 눈물을 닦아준 것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가습기 피해자분들과 세월호 유가족 분들의 눈물을 닦아 주셨고

5,18민주화 항쟁의 유가족 분들의 피를 닦아 주셨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들은 이곳 형제복지원 옛터에서 청와대까지 걷는 국토대장정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괴롭고 힘들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 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잊혀진 적 있는 우리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은

자국민을 상대로 국가가 저지른 국가폭력의 제일 밑바닥 인생들의 고군분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잊지 않고 기억하여 형제복지원 사건이 조속히 진상규명이 되도록 해주실 거라 믿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진정한 자유가 멀지 않았음을 느끼기에 즐겁고 힘차게 걸어 갈 것입니다

2017년 9월 6일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실종자, 유가족) 모임 일동

우리의 요구

1. 우리를 왜 가두었는가! 국가는 사과하라!

2.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은 진정한 자유를 원한다! 진상을 규명하라!

3. 특별법 제정으로 형제복지원 진상을 규명하라!

감독 정승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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