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을 맞아 시각장애인윷놀이대회 모습.ⓒ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

지난 16일, 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시각장애인윷놀이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북 16개 지역 시각장애인 참가자 100여 명이 모여 다섯 시간 동안 흥겨운 놀이마당을 이어갔다. 우승은 청도지역 시각장애인팀이 거머쥐었으며 나머지 참가자들은 우승보다 더 큰 즐거움을 얻어갔다.

“와, 걸이다 걸, 우리 성주가 또 이깄다. 벌써 6승째데이.”

강당을 메운 100명의 시각장애인들이 흥에 겨워 윷을 놀리고 있다. 희비가 엇갈릴 때마다 탄성과 걸걸한 입담이 놀이의 재미를 더한다. 얼핏 마을 대보름 잔치 자리처럼 보이지만, 실은 경상북도 16개 지역에서 모인 시각장애인들의 윷놀이대회 현장이다. 신체적 불편함이 있음에도 승부욕과 열정의 크기는 비장애인들과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이 즐기는 놀이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약간의 창의력과 배려만 가미한다면 그리 문제 될 것은 없다. 시각장애인윷놀이라고 해서 일반 윷놀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사용하는 윷의 개수와 모양이 조금 다르고, 제비뽑기 방식을 응용한 정도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말판 위 말들을 옮기는 동시에, 참가자들이 머릿속으로 말판을 상상하기 때문에 게임은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경상북도시각장애인복지관(문화여가지원팀) 주최로 16일 열린 본 대회 역시,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어진 일정이 짧게 느껴질 만큼 박진감이 넘쳤다. A팀과 B팀으로 나누어 진행된 본 대회에서 무려 7연승을 이어온 B팀 1위 성주팀을 극적으로 꺾고 A팀 1위 청도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각 팀 2위 영덕팀과 경주팀은 3, 4위 결정전 없이 공동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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