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리포트> 2022년 11월 11일

 

시청각장애인 재난 사각지대 ‘빨간불’

 

MC : <장애계 리포트>, 에이블뉴스, 백종환대표와 함께합니다.

 

♣ 백종환대표 인터뷰 ♣

 

1) 시청각장애인들이 재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왔죠.

 

답변 : 그렇습니다.

얼마 전 이태원의 안타까운 상황이 우리 국민을 이른바 멘붕으로 빠뜨리기도 했는데요.

이태원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최근에는 자연재해나 화재 등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안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게 하고 있는게 사실이죠.

 

그런데 중증의 장애인들에게는 여전히 재난 사각지대에 놓여있고요. 특히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시청각장애인분들에게는 재난에 맞부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들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가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시청각장애인의 재해 시 피난 계획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 아직 헬렌켈러센터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센터는 어떤 곳인지 간략하게 소개해주시겠습니까.

 

답변 : 일단 <헬렌 켈러>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이요.

헬렌 켈러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가 있는 중증의 장애인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잘 알고 있고요. 그와 더불어 사회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 준 인물이죠?

 

이 이름처럼 우리나라에도 헬렌 켈러처럼 시각과 청각 장애가 있는 이른바 시청각장애인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분들은 현행 장애인복지법상 법적인 규정도 없고요.

단순히 시각장애에 청각장애, 아니면 청각장애에 시각장애가 있는 중복장애로만 등록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서비스를 제대로 받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해서 밀알복지재단이 지난 2019년부터 <헬렌켈러센터>를 개설해서 시청각장애인분들의 재활을 돕고 있습니다.

 

특히나 헬렌켈러센터는 이 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 소위 헬렌켈러법 제정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3) 네. 이제 헬렌켈러센터가 관련 내용을 연구해 발표한 이유가 뭔지 더 확실해졌는데요.

먼저 최근 크고 작은 사고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시청각장애인이 재난 안전사고에 놓여 있는 이유는 무엇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나요?

 

답변 : 우리가 이태원 참사를 통해서도 이태원에 사람들이 밀집해서 모이면 이에 대한 매뉴얼이 있느냐를 놓고 공방을 많이 하잖아요.

 

이처럼 자연재해나 화재, 사고가 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그 위기대응에 대한 매뉴얼, 또는 대피 가이드라인이 대부분 만들어져 있지요.

 

하지만, 장애인 대상은 부족하고 그마저도 휠체어 사용자 중심으로만 매뉴얼이나 대피 가이드라인이 존재할 뿐입니다.

 

시각과 청각 기능이 동시에 손실된 시청각장애인은 자연재해나 화재와 같은 어떤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 비상 상황에 대해서 알 수도 없고요. 또 그에 따른 정보도 알 수가 어렵고요.

 

시청각장애인들에게 비상 상황에 의사 전달도 어렵고요. 또, 이동하기도 어렵고요.

해서 재해 시 위험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현행 장애인복지법상 시청각장애인에 대한 법적인 규정이 없어 정의조차 확립돼 있지 않고요.

 

이렇다 보니 재난안전법상 ‘안전취약계층’을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재난에 취약한 사람’으로 정의되고 있지만, 시청각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상 명확한 규정이 없어 구체적인 대피요령이나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4) 관련 연구에서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인터뷰도 진행됐었다고 들었습니다.

 

답변 : 그렇습니다.

헬렌켈러센터에서는 실제 8명의 시청각장애인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해보니까요.

 

7명이 화재, 태풍, 지진 등의 재해로 위급상황을 경험했고요. 이분들은 모두 재난방송 등의 전달 매체보다 가족들이 급하게 방문해서 보호를 했다거나 혼자 있을 경우는 신체의 흔들림으로 위험을 감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태풍이나 화재와 같은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시 누구에게 알려 도움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가족’이었다고 응답핶고요.

 

그럼 주택 대피경로를 알고 있는지를 물어보니까 대부분의 시청각장애인들이 알지 못했습니다.

 

집안, 그러니까 주거공간 내부에서조차 안전한 곳으로의 스스로 피난도 어려웠다고 고백했습니다.

 

특히 전맹전농인 장애인의 피난 방식과 피난 경로의 인지가 대단히 낮았고요.

집에서 현관 외부의 공용 복도라든가 엘리베이터의 공용공간에 대해서 촉각으로나 시각, 청각 정보에 의한 안내 또한 아무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장애인거주 주택을 대상으로 복지기관에서 각종 비상호출설비를 지원하고 있기는 한데요.

그렇지만, 실제 사용한 경험도 없고, 그 비상호출 설비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5) 그렇다면 연구논문에서는 어떤 대안책을 제시하고 있나요?

 

답변 : 이번 헬렌켈러센터가 연구한 내용은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피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시청각장애인들을 위한 ▲ 피난경로의 공간 계획을 만들고요.

▲ 응급과 구조와 관련된 설비, 그리고 안전한 공간 설계 지침을 연구했고요,

그리고 ▲ 재해를 대비한 사전 준비물 ▲재해 시 행동요령 ▲장애 유형별, 특히나 전맹약시나 전농난청 장애인들이 포함된 피난 대응 방법 등을 연구한 내용이었습니다.

 

6) 공간 계획이라는 용어라 좀 낯설군요?

 

답변 : 이 연구에서 ‘공간 계획’에는 피난 경로상의 바닥의 모든 단차를 제거하고요,

복도 등에 손잡이를 설치해서 시청각장애인의 피난을 돕도록 하는 것입니다.

 

시청각장애인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경우를 대비해서 유효폭이나 활동공간도 충분히 확보하고요.

 

미끄럽지 않은 바닥 재질에 보행에 장애물이 될 만한 요소는 제거하는 내용, 이러한 내용들이 포함된 것을 이 연구에서 공간계획이라고 개념화하고 있습니다.

 

7)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피난 가이드라인, 좀 더 자세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답변 : 헬렌켈러센터가 제시한 시청각장애인의 피난 가이드라인에는 가스누출 등에 위험에 대비한 가스 자동차단기 등을 설치하도록 하고요. 위급상황을 알릴 수 있도록 비상연락수단을 비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요.

 

그리고 주택 공용공간에도 시청각장애인 등을 위해 음성기능이 있는 피난구 유도등도 계획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피난경로에 위치하는 각종 조작기기 등은 점자로 부착하거나 레버형으로 두도록 피난 가이드라인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청각장애인을 위해서도 활동지원사 등과 충분히 평소 피난경로를 익히도록 하고,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교류에 노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재해 발생 시에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구조자를 기다리고, 이를 지원하는 사람은 당사자의 손바닥에 문자를 적으면서 시청각장애인과 소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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