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박민호 앵커입니다.

북아메리카 중앙부 대평원 지대에 거주하던 평원인디언(Buffalo Indian)의 수화인 PSL(Plains Sign Language)를 배움으로써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PSL 보급 활성화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농’이라는 단어가 자신을 나타내는 수식어이자 정체성의 일부라고 당차게 말하는 폴라 맥도날드(Paula MacDonald)입니다.

그녀는 캐나다 서부 서스캐처원에서 모계가 원주민인 크리족(Cree) 혈통으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캐나다 오타와에 사는 백인 부부에게 입양되었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벨빌에 위치한 제임스휘트니농학교(Sir James Whitney School for the Deaf)에서 미국수어(American Sign Language, ASL)를 배웠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뿌리를 찾는 것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준 양부모 덕분에 북미 인디언 집회에도 여러 번 참석해 봤지만, 농인으로서 수어통역사 없이 원주민 문화에 대해 배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지역에 위치한, 로체스터공과대학교(RIT)의 9개 대학 중 하나이자 농인을 위한 세계 최초, 최대 기술 대학인 NTID(National Technical Institute for the Deaf)에 입학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농 커뮤니티 내의 다양한 문화들을 접하며 다른 문화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인데요. 특히 ASL과 자국 수어를 함께 사용하는 다른 학생들을 보며 자신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강해졌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그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인근 오네이다네이션(Oneida Nation)에서 온, 오네이다수화(Oneida Sign Language, OSL)를 개발한 오네이다족 농인, 마셔 아일랜드(Marsha Ireland)를 찾을 수 있었는데요. 그녀를 직접 만나 OSL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족의 원주민들이 기존에 사용했던 다른 수화들까지 배울 수 있었고, 그러면서 더욱 자신의 뿌리와 문화를 되찾아야겠다는 열의로 불타올랐다고 합니다.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 소재한 칼튼대학교에서 원주민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는 그녀는 지난 3년 동안 온라인 리소스와 사전을 통해 PSL을 독학했습니다. PSL는 캐나다 북부 서스캐처원 강에서 북부 앨버타까지, 서스캐처원을 가로질러 매니토바까지, 그리고 멕시코의 리오그란데까지 넓은 지역에 걸쳐 거주해온 크리족, 블랙풋족(Blackfoot), 다코타족(Dakota)을 포함한 다양한 원주민 종족들이 사용한 언어입니다. 오늘날에도 서부 캐나다와 몬태나와 같은 미국 주에서 가끔 사용되고는 있지만, 배울 수 있는 곳은 마땅치 않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음성언어가 수어보다 더 우수한 언어로 간주되어 더 보호받고 있는 것 같다“며 ”수어는 기록 및 보존이 많지 않고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스토리텔링이 더 적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다린 플린(Darin Flynn) 캘거리대학교의 언어학 교수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에서 원주민 언어는 70개, 원주민 수화는 이뉴잇(Inuit)수화, 플래토(Plateau)수화, PSL까지 3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 PSL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100명의 유창한 수화자가 있습니다.

맥도날드는 PSL을 배우는 것은 농 정체성을 되찾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원주민 수화를 알리고 나아가 원주민 수화 보급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PSL을 계속 독학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캐나다 서스캐처원에서 열리는 PSL 캠프에도 참석할 계획입니다.

수어뉴스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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